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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리 가드 연명치료 중단한 런던 병원 “살해협박 못살겠다”

중앙일보

입력

영국 런던 그레이트 오몬드 스트리트 병원에서 치료 중인 찰리 가드. 

영국 런던 그레이트 오몬드 스트리트 병원에서 치료 중인 찰리 가드. 

희소병에 걸린 생후 11개월 영국 아기 찰리 가드에게 연명치료 중단 결정을 한 런던 그레이트 오몬드 스트리트 병원(GOSH) 측이 “의료진들이 각종 살해협박을 받고 있다”며 대중 호소에 나섰다.

의료진 각종 살해협박 시달려 #병원장 “치료 전념하게 도와달라” #연명치료 중단 재심은 25일부터

마리 맥클레오드 GOSH 병원장은 22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의료진과 간호사들이 길거리와 온라인 상에서 각종 살해협박에 시달리고 있다”면서 “의료진을 위협하고 모욕을 주는 메시지들이 지난 6월 이후 수 천건씩 병원에 도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는 병원에 찾아와 행패를 부렸다”며 “병원을 찾는 환아와 가족들도 피해를 입고 있다”고 덧붙였다.

맥클레오드 병원장은 “찰리 가드를 응원하고픈 심정이더라도, 다른 환자와 가족의 사생활과 평화를 방해하는 건 어떤 변명이 될 수 없다”며 “의료진이 치료에 전념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병원 측은 경찰에도 도움을 요청한 상태라고 밝혔다.

찰리 가드와 그의 부모. 

찰리 가드와 그의 부모. 

찰리 가드의 부모도 거들었다. 아버지 크리스 가드와 어머니 코니 예이츠 “GOSH 의료진이 최선을 다한 덕분에 아직까지 우리 아들이 살아있다. 우리는 그 은혜를 잊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2016년부터 찰리 가드를 치료해온 GOSH 병원은 가능한 모든 치료법이 통하지 않자 연명치료 중단을 제안했고 부모가 거절하자 소송을 제기했다. 영국 법원은 지난 6월 연명치료 중단 판결을 내렸다. 이 판결은 전 세계적으로 논란을 불러 일으켰고, 미국 의료진이 “찰리 가드를 치료해보겠다”고 나서면서 국면이 전환됐다. GOSH 병원은 영국 고등법원에 재심을 요청했다.

영국 런던의 GOSH 병원.

영국 런던의 GOSH 병원.

프란치스코 교황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가드 치료 지원 의사를 밝혔다.
현재 “가드를 치료해보겠다”고 한 미 뉴욕 컬럼비아대 의료센터 신경과 전문의 미치오 히라노 교수가 런던으로 가 GOSH 의료진과 새로운 실험적 치료법을 논의 중인 상황이다.

영국 고등법원의 재심은 25일부터 시작된다고 BBC 등이 보도했다.
영국의 의료 전문 변호사 잭 골롬벡은 “새로운 치료법이 가드의 생명을 살릴 수 있다는 명백한 증거가 된다면 법원은 연명치료 중단 결정을 번복할 것”이라며 “하지만 그 반대라면 연명치료 중단 결정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8월 태어난 가드는 희소병인 미토콘드리아결핍증후군(MDS) 진단을 받았다. 심각한 뇌 손상을 입어 눈을 뜨지 못하고 팔다리를 움직이지 못하는데다 자력으로 숨을 쉴 수도 없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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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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