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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윌리엄 왕세손 형제, “어머니와 마지막 통화 짧게 한 게 평생의 한”

중앙일보

입력

영국 왕실의 윌리엄(35) 왕세손과 해리(32) 왕자가 “어머니(다이애나빈)가 숨지기 몇 시간 전 걸어온 전화를 너무 짧게 통화한 게 평생의 한으로 남아 있다”고 토로했다.

다이애나빈 사망 20주기 앞두고 찍은 다큐에서 심경 토로 #“하나부터 열까지 아이 같아…왕궁 밖의 진짜 삶을 이해했던 분” #

BBC방송과 CNN 등은 23일(현지시간) 다니애나빈 사망 20주기(8월 31일)를 앞두고 24일 방영되는 다큐멘터리 ‘다이애나, 나의 어머니: 그녀의 삶과 유산’의 예고와 더불어 두 형제의 이 같은 심경이 담긴 인터뷰를 내보냈다. 윌리엄 왕세손은 “당시 우리 형제는 ‘나중에 봐’ 하고 작별 인사를 했다”며 “나중에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알았다면 그렇게 심드렁하게 말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리 왕자도 “파리에서 걸려온 전화에서 내가 뭐라고 했는지는 기억하지 못하지만, 그 전화를 짧게 끊어버렸던 걸 평생 후회한다”고 했다.

생전에 아들 윌리엄 왕세손, 해리 왕자와 함께 있는 다이애나빈 [AP=연합뉴스]

생전에 아들 윌리엄 왕세손, 해리 왕자와 함께 있는 다이애나빈 [AP=연합뉴스]

형제는 “엄마는 하나부터 열까지 완전히 아이 같았다”며 “축구를 하고 있을 때면 다가와 지켜보다 양말 안에 사탕 같은 것을 넣어 놓곤 했다”고 기억했다. 또 “왕궁 밖의 진짜 삶을 이해했던 분”이라고 소개했다. “원하는 대로 말썽꾸러기가 되는 것은 괜찮다. 걸리지만 마라”는 조언도 했다고 전했다.
윌리엄 왕세손은 이런 격식에 얽매이지 않은 어머니가 살아있었다면 “(손주들을 놀리는) 악몽 같은 할머니가 됐을 것”이라고 웃었다. 또 자신의 자녀들인 조지 왕자와 샬럿 공주에게 할아버지 찰스 황태자의 새 부인 카밀라 파커볼스 이외 또 다른 할머니가 있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 집에 다이애나빈 사진을 많이 걸어놓았다고 설명했다.

생전에 해리 왕자르 껴안고 있는 다이애나빈. [AP=연합뉴스]

생전에 해리 왕자르 껴안고 있는 다이애나빈. [AP=연합뉴스]

다이애나빈은 1997년 8월31일 연인과 함께 파파라치들을 피해 프랑스 파리에서 고속으로 달리던 승용차를 타고 있다가 사고로 숨졌다. 당시 윌리엄 왕세손은 15세, 해리  왕자는 12세였다. 어머니의 갑작스러운 죽음 후 억지로 슬픔을 감추다 정신과 치료를 받기도 했던 해리 왕자는 “어머니의 장례식을 포함해 단 두번 눈물을 흘렸다”고 털어놨다. 그는 “아직 흘릴 눈물이 많다”고 덧붙였다.

윌이엄 왕세손(왼쪽)과 해리 왕자. [연합뉴스]

윌이엄 왕세손(왼쪽)과 해리 왕자. [연합뉴스]

윌리엄 왕세손은 파파라치에 대한 불만도 나타냈다. 그는 “어머니가 생전에도 언론의 위협적 취재로 늘 힘들어하셨다. 수십명이 오토바이를 타고 쫓아다니며 반응을 얻어내려고 차에 침을 뱉거나 욕설을 퍼붓는 것은 분명 잘못된 일”이라고 말했다.

문병주 기자 moon.byungj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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