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 거기 어디?]시리얼집에 갔더니 조권이 나를 반기네

중앙일보

입력 2017.07.24 00:01

업데이트 2017.07.24 13:13

스타와 독특한 컨셉트의 카페. 이 두 가지만큼 요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뜨겁게 달구는 요소를 찾기는 어렵다.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있는 ‘미드나잇 시리얼’은 이 두 가지가 만나 인스타그램(이하 인스타)에서 유명해진 곳이다.

가수 조권이 운영해 '조권카페'란 별명이 붙은 서울 논현동의 시리얼카페 '미드나잇 시리얼'. 7월 18일에도 약속없이 조권을 만날 수 있었다. 

가수 조권이 운영해 '조권카페'란 별명이 붙은 서울 논현동의 시리얼카페 '미드나잇 시리얼'. 7월 18일에도 약속없이 조권을 만날 수 있었다. 

일단 카페 컨셉트부터 이야기하자. 이곳은 커피를 파는 흔한 카페와는 성격이 완전히 다르다. 아침에 간편식으로 먹는 시리얼을 전문으로 내는 ‘시리얼 카페’다.
시리얼 카페라니. 뭐, 말 그대로 시리얼 한 그릇 먹는 카페다. 2014년 영국 런던의 ‘시리얼 킬러 카페’가 시초다. 국내에는 미드나잇 시리얼이 2016년 9월 처음 소개했다.
바쁜 아침 시간에나 집에서 우유 한 잔에 뚝딱 해치워버리는 시리얼을 굳이 카페까지 가서 먹을 필요가 있나, 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카페에 준비된 다양한 시리얼과 우유, 토핑을 선택해 먹는 재미가 꽤 쏠쏠하다. 또 알록달록한 시리얼 박스로 꾸민 카페 내부나 나만의 레시피로 만들어낸 시리얼 모양이 예뻐 SNS용 피사체로도 훌륭하다. 실용성보다도 매력적이고 재미있는 것들을 SNS에 남기고 싶어하는 젊은 세대의 인증 욕구를 충족시키기에 이만한 곳도 없겠다 싶다. 인스타에 '#미드나잇시리얼' 해시태그가 달린 게시물은 1700개가 넘는다.

입소문을 듣고 7월 18일 오후 미드나잇 시리얼을 직접 찾아갔다. 논현동 언북중학교 담장길을 따라난 골목 중간쯤에 위치한 카페는 인적이 드문 데다 건물 안쪽으로 살짝 들어가 있어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찾기 쉽지 않은 외진 곳에 자리잡고 있었다. ‘일부러’ 찾아가지 않으면 우연히 마주치기는 힘든 장소라는 얘기다. 막상 가보니 일부러 가볼만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부러 찾아가지 않으면 우연히 마주치기 어려운 '미드나잇 시리얼'의 외관. 

일부러 찾아가지 않으면 우연히 마주치기 어려운 '미드나잇 시리얼'의 외관. 

안으로 들어가니 일단 핑크색 인테리어가 '인스타'스럽다. 핑크색 벽에 붙어있는 홍학 인형부터 천장까지 쌓여있는 알록달록한 시리얼 박스들이 만화속 한 장면 같다. 작은 테이블 4개만으로도 꽉 차는 작은 카페에는 케이크·빵 같은 디저트 대신 딸기맛·초코맛·꿀맛·계피맛·과일믹스 등 7종류의 시리얼과 아이스크림·오레오쿠키·엠&엠즈 초콜릿 같은 여러 토핑이 차지하고 있었다. 음료로는 커피가 아니라 시리얼과 함께 먹을 수 있는 우유·두유·요거트·아몬드유 등만 있다.

'미드나잇 시리얼'의 시리얼 진열장. 아래서 두번째 칸의 시리얼은 이곳에서 직접 제작한 것들이다. 

'미드나잇 시리얼'의 시리얼 진열장. 아래서 두번째 칸의 시리얼은 이곳에서 직접 제작한 것들이다. 

이곳에서 파는 시리얼은 마트에서 쉽게 살 수 있는 흔한 시리얼 제품이 아니라 이 카페가 경북 안동의 한 제조사를 통해 직접 만든 것이다. 시리얼 하나하나의 맛을 연구하고 포장에 들어갈 캐릭터까지 일일이 디자인해 만들었단다. 이 시리얼들은 카페 외에 올리브영과 온라인몰에서도 구매할 수 있다.

원하는 시리얼과 토핑, 섞어 먹을 우유를 작은 메뉴판에 채워 주면 그대로 만들어 준다.

원하는 시리얼과 토핑, 섞어 먹을 우유를 작은 메뉴판에 채워 주면 그대로 만들어 준다.

주문은 직원이 내미는 작은 메뉴판을 채우는 것부터 시작된다. 시리얼 종류와 토핑, 섞어 먹을 우유를 원하는 데로 표시해 직원에게 주면 내가 원하는 시리얼 조합을 만들어 핑크색 박스에 담아준다. 예컨대 딸기맛이 나는 ‘미드나잇 베리’ 시리얼에 저지방 우유, 바나나를 토핑으로 선택하는 식이다. 또는 카페가 만들어 놓은 베스트 조합 메뉴를 그냥 골라 먹을 수도 있다.

카페에 준비된 다양한 토핑과 우유들. 여러 조합으로 원하는 시리얼을 만들어 먹을 수 있다.  

카페에 준비된 다양한 토핑과 우유들. 여러 조합으로 원하는 시리얼을 만들어 먹을 수 있다.  

이곳의 시리얼은 ‘건강식’과는 좀 거리가 있다. 시리얼은 유기농 재료를 써서 만들었지만 초콜릿과 아이스크림, 과자 등을 함께 먹다보니 오히려 디저트에 가깝다. 게다가 모든 음식에 ‘Shit Happens’란 말이 새겨진 핑크색 푯말을 꼽아줘 더 디저트 분위기가 난다. 굳이 의역하자면 ‘별 거지같은 일이 다 생기네’ 정도? 달콤새콤한 맛에 ‘오 마이 갓!’ 같은 감탄사를 좀더 세게 표현하고 싶어 만든 말이란다.

'미드나잇 시리얼'의 인기 추천 메뉴인 '칼로리뱅'. 초코시리얼과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섞어 먹는다.  

'미드나잇 시리얼'의 인기 추천 메뉴인 '칼로리뱅'. 초코시리얼과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섞어 먹는다.  

카페에 앉은 지 30분쯤 흘렀을까. 이곳을 유명하게 만든 또 하나의 요소, '스타'가 등장했다. 바로 가수 조권이다. 경쾌한 목소리로 “안녕하세요~”라고 말하며 카페에 들어온 그는 이곳의 사장이다. “생전 처음으로 노래와 방송 말고 다른 일을 해본다”는 조권은 미드나잇 시리얼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낸다. 카페 매니저가 “서울에서 조권을 가장 쉽게 볼 수 있는 곳이 미드나잇 시리얼”이라고 말할 만큼 직접 매장에 나와 살뜰히 챙긴다. 이 날은 최근 주인공을 맡은 뮤지컬 ‘이블데드’의 저녁 공연에 가기 전 잠시 짬을 내 들렀다고 했다. 공연이 없는 날엔 하루 종일 나와있는 날도 많다고.

주문한 시리얼과 토핑, 우유는 이렇게 작은 은색 쟁반에 내준다. 핑크빛 상자에 시리얼을 뜯어 담고 우유와 토핑을 부어 먹으면 된다. 

주문한 시리얼과 토핑, 우유는 이렇게 작은 은색 쟁반에 내준다. 핑크빛 상자에 시리얼을 뜯어 담고 우유와 토핑을 부어 먹으면 된다. 

사실 미드나잇 시리얼은 2016년 9월 처음 문을 열었을 때는 ‘윤계상 카페’로 알려 졌다. god 출신 배우 윤계상과 포토그래퍼 홍승현·김린용, 스타일리스트 김진규 등이 의기투합해 만든 회사 ‘미드나잇 인 서울’의 첫 번째 카페였기 때문이다. 넷이 함께 영국에 여행을 갔다가 시리얼 카페를 보고 문을 열었다. 평소 이들과 가깝게 지냈던 조권이 카페 컨셉트가 마음에 들어 2호점을 내고 싶다고 하자 “아예 네가 맡아서 해보라”고 운영권을 넘겼다. 그렇게 2017년 5월 조권은 시리얼 카페의 사장이 됐고, 이후 ‘조권 카페’로 불린다.

조권이 SNS에 올린 '미드나잇 시리얼'. [사진 인스타그램 캡처]

조권이 SNS에 올린 '미드나잇 시리얼'. [사진 인스타그램 캡처]

그런데 왜 하필 시리얼 카페일까. 조권에게 이유를 묻자 "제가 시리얼을 좋아하거든요"라고 간단하게 답했다. 맞벌이 하던 부모님이 바빠 아침을 간단하게 시리얼로 먹을 때가 많았는데 먹다보니 점점 그 맛에 빠져들었다는 것이다. 카페를 인수한 후 그가 직접 '미드나잇 허니' '미드나잇 베리'의 두 가지 시리얼을 만들어 내놓기도 했다. 그는 "요즘 우울해하고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사람이 너무 많다"며 "시리얼은 비록 간단한 음식이지만 이걸 통해 즐겁고 유쾌한 시간을 즐길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조권의 시리얼 카페 ‘미드나잇 시리얼’
내가 만드는 시리얼과 톡톡 튀는 분위기 매력
영국서 시작한 시리얼 카페 국내 처음 소개
"서울에서 조권을 가장 쉽게 볼 수 있는 곳"

글·사진=윤경희 기자 annie@joongang.co.kr  영상=송현호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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