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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대통령에 '불가촉천민' 출신 코빈드 당선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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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 힘겹게 생계를 이어가는 모든 국민을 대표하겠다.”

인도 대선에서 람 나트 코빈드 인도국민당 후보가 제14대 인도 대통령에 당선됐다. 코빈드 당선인이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뉴델리 AP=연합뉴스]

인도 대선에서 람 나트 코빈드 인도국민당 후보가 제14대 인도 대통령에 당선됐다. 코빈드 당선인이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뉴델리 AP=연합뉴스]

 인도에서 최하층 ‘불가촉천민’ 출신의 대통령이 탄생했다.
인도 선거관리위원회는 여당인 인도국민당(BJP)의 람 나트 코빈드(71) 후보가 제14대 대통령에 당선됐다고 20일 발표했다.
최하층 카스트인 달리트 출신의 코빈드 당선인은 “모든 국민이 하루하루 힘겹게 일하며 생계를 이어가는 만큼 국민을 대표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달리트 출신이 국가 수반인 대통령에 당선되기는 1997년 코테릴 라만 나라야난 대통령 이후 두 번째다.
코빈드는 북부 우타르프라데시 주 칸푸르의 달리트 가정에서 태어났다.
법대를 졸업한 뒤 변호사로 활동했고, 상원의원과 비하르주 주지사를 지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개표 결과 코빈드는 65.6% 득표율을 얻어 제1야당인 인도국민회의(INC)의 메이라 쿠마르(72·여) 전 연방하원 의장을 이겼다.
쿠마르 전 의장 역시 달리트 출신이어서 이번 선거는 두 달리트 간 대결로 관심을 끌었다.
인도 대선에서 여야 후보 모두 달리트였던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인도에선 사회적 소수자 출신이 대통령에 오른 사례가 종종 있다.
인도 인구의 14%를 차지하는 이슬람 교도 출신 전직 대통령만 3명이다.
2007년에는 첫 여성 대통령으로 프라티바 파틸 대통령이 취임했다.
의원내각제인 인도에서 대통령은 국가수반이지만 실질적인 권한은 크지 않다.
선출 방식도도 국민 투표에 의한 직선이 아닌 연방의원과 주의원에 의한 간선제를 택하고 있다.
다만 대통령은 군 통수권을 가지며 사면권과 법률안 거부권 등을 행사할 수 있다.
코빈드 당선인은 25일 취임할 예정이다.

여당 인도국민당 후보 코빈드, 65.6%로 당선 #달리트 출신은 두 번째…무슬림은 3명 배출 #권한 크지 않지만 군 통수권·법률안 거부권 행사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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