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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업 법정 최고금리, 올해 안에 25%로 낮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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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19일 공개된 문재인 정부의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 담긴 경제 분야 국정 목표는 ‘더불어 잘사는 경제’다. 소득 주도 성장론이 바탕이다. 일자리 창출로 가계 소득을 늘리고, 이 소득이 내수 활성화 및 성장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 만든다는 구상이다. 제값 받는 일자리가 많아지면 경제 성장은 자연히 따라온다는 계산이다. 서민계층의 금융 부담을 줄이고, 주거 복지를 향상하는 내용도 담겼다. 고소득·대기업 과세를 강화하면서 불공정 거래엔 강력히 대응할 방침이다. 국민 생활과 밀접한 분야를 추려 소개한다.

국정운영 5개년 계획 - 경제 분야

구직수당 3개월간 30만원씩 지급

문재인 정부 일자리 정책의 컨트롤타워는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가 맡는다. 공공부문에선 공약에 따라 2022년까지 일자리 81만 개를 만든다. 이 중 34만 개는 아동·노인 등을 지원하는 사회서비스 일자리다. 국공립 어린이집과 요양시설 등에서 일하는 보건복지 인력을 늘릴 계획이다. 고용영향평가는 확대한다. 예산과 연계해 일자리가 있는 곳에 더 많은 재정을 투입한다는 취지다.

공공기관 청년고용 의무비율은 현재 정원의 3%에서 5%로 높인다. 추가고용장려금도 신설한다. 중소기업이 3명의 청년을 정규직으로 채용하면 1명분 임금을 지원하는 방법이다. 취업준비생에게 최대 3개월간 월 30만원씩 지원하는 청년구직촉진수당도 도입이 확정됐다. 실업급여는 지급 수준과 수급 기간 모두 상향 조정하고, 육아휴직급여는 2배로 인상(첫 3개월간 통상임금의 80%)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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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문제는 사용사유 제한 등을 포함한 감축 로드맵을 만들기로 했다. 상시·지속, 생명·안전 관련 업무는 정규직이 원칙이다. 최저임금은 공약대로 2020년까지 1만원으로 올린다는 계획이다. 민간 부문 일자리 확대는 서비스산업에서 동력을 찾기로 했다.

ISA 비과세 한도 두 배 이상 확대

금융 분야에선 ‘소득 주도 성장’을 위해 취약계층의 금융 부담을 줄이고 서민층에 대한 금융지원을 강화한다. 5개년 계획에 따르면 대부업법상 최고금리는 단계적으로 낮춰 5년 뒤 20%로 낮춘다. 우선 올해엔 대부업법과 이자제한법상의 최고금리를 일원화하기로 했다. 현재 제도권 금융회사에 적용되는 대부업법은 27.9%, 사채업자에 적용되는 이자제한법은 25%로 최고금리 상한이 다르다. 이를 똑같이 25%로 맞춘다는 뜻이다.

국민 재산 형성을 지원하기 위해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는 업그레이드된다. 지난해 출시된 ISA는 계좌 하나로 예금·펀드·주식·파생상품 등에 모두 투자 가능한 통합계좌다. 하지만 비과세 적용 한도가 5년간 수익 200만원에 불과해 미흡한 수준이란 지적이 많았다. 이에 따라 200만원인 ISA의 비과세 한도는 두 배 이상으로 늘리고, 부분인출·중도해지 허용 범위도 확대한다. 구체적인 내용은 8월 초 발표될 세제개편안에 담기고 내년부터 시행된다. 이 밖에 가계부채 연착륙을 위해 총체적상환능력심사(DSR)를 올해부터 단계적으로 도입기로 했다. 또 국민행복기금과 공공기관이 보유한 소액 장기연체 채권에 대해 적극적인 정리방안을 마련해 추진한다.

대주주 주식양도차익 과세 강화

조세 분야와 관련해서는 부유층 세 부담을 늘리고 중산층·서민의 세 부담을 줄이는 쪽으로 기본 방침이 정해졌다. 5개년 계획에 따르면 정부는 자산소득·고소득·탈루소득에 대한 과세를 강화하고 대기업 과세를 정상화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대주주 주식양도차익 등 자본이득과 금융소득에 대한 과세 강화 ▶상속·증여세 신고세액 공제율 축소 및 과세체계 개편 ▶대기업에 대한 비과세·감면 정비 등이 추진된다. 이에 따라 현재 20%인 대주주 주식양도차익에 대한 양도세율 상향 조정 가능성과 6개월의 신고 기간 내 상속세 신고 시 부여되는 7%의 세액공제 혜택 축소 등 가능성이 제기된다. 대기업 일감 몰아주기에 대한 과세도 강화할 방침이다.

반면 근로소득증대 세제 지원 강화와 월세 세액공제율(현재 10%) 상향 조정 등을 통해 서민층에는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로 했다. 근로소득증대 세제는 임금 인상 기업에 세액공제 혜택을 주는 제도다. 이 밖에 폐업한 자영업자 재기 시 소액체납액을 면제해주는 제도의 도입도 추진된다. 부가가치세 대리납부제도 단계적으로 시행된다. 부가세 탈루를 줄이기 위해 신용카드사 등이 가맹점으로부터 부가세를 걷어 세무당국에 대신 납부하도록 하는 제도다.

공적 임대주택 17만 가구씩 공급

주택 분야 문재인 정부 국정과제는 ▶공공 임대주택 확대 ▶청년·신혼부부 주거부담 경감 ▶도시재생 뉴딜로 요약된다. 특히 주거복지 안정에 초점을 맞췄다. ‘6·19 부동산 대책’ 같은 부동산 규제는 국정과제에서 빠졌다. 공공기관이 직접 공급·관리하는 장기 임대주택 13만 가구, 민간 소유지만 공공기관이 토지 장기임대나 주택도시기금, 구조변경(리모델링)비를 지원해 임대료 인상을 억제하고 임대 기간을 늘린 공공지원 임대주택 4만 가구 등 매년 공적 임대주택 17만 가구를 공급한다.

임대주택을 늘려 혜택을 주려는 대상은 청년·신혼부부다. 신혼부부에게 2022년까지 신규 공공 임대주택의 30%(20만 가구)를 공급한다. 내년 중 신혼부부 전용 전세·구입자금 대출 상품과 저소득 신혼부부 주거비 지원책을 마련한다. 대도시 역세권에 시세보다 낮은 청년 임대주택을 임기 내 20만실까지 확보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갈아엎기식’ 재개발보다 ‘도시재생’에 초점을 맞출 것도 예고했다. 도시재생의 핵심은 뉴타운·재개발 사업을 중단한 500여 개 구도심과 노후 주거지를 살려내는 것이다. 낡은 주택을 정비하고 아파트 단지 수준 마을 주차장, 어린이집, 무인 택배센터 등을 설치한다.

소비자 보호 집단소송제 도입 추진

문재인 정부의 향후 공정거래 정책은 ‘갑질’ 해소와 총수 일가의 전횡 근절로 요약된다. 정부는 현재 더불어민주당의 ‘을지로위원회’를 대통령 직속 기구로 격상하기로 했다. ‘갑을’ 문제를 대통령이 직접 챙기겠단 뜻이다. 갑질이 자주 이뤄지는 하도급·가맹·유통·대리점 분야의 불공정 행위 근절을 위한 제도 개선안이 연내 마련된다.

총수 일가의 편법적인 지배력 강화를 막고 소액주주에 힘을 실어주는 여러 제도가 도입된다. 내년부터 다중대표소송제(모회사 주주가 자회사 임직원을 대상으로 소송할 수 있게 한 제도)와 전자투표제(주주 총회에 참석하지 않고 인터넷 등으로 의결권을 행사하는 제도)가 시행된다. ‘1주 1표’ 방식이 아니라 1주에 선임하는 이사의 수만큼 의결권을 주는 집중투표제는 의무화된다.

소비자 권익 보호를 위해선 집단소송제 도입이 추진된다. 집단소송제는 기업의 부당행위에 대해 특정 피해자가 소송에서 이길 경우 나머지 피해자도 모두 배상을 받는 제도다. 공정거래 관련 사건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의 고발이 있어야 검찰이 기소할 수 있도록 한 전속고발권 제도는 전면 폐지 대신 부분 손질로 가닥이 잡혔다.

김기환·장원석 기자 kh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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