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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하면 스스로 꺼지는 ‘좋은부탄’ 만든 OJC 송성근 대표…재치와 재미로 '안전'을 만든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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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명의 가족이 식사를 한다. 뜬금없이 돌아가며 ‘지난번에 구웠던 오징어’와 ‘캠핑 가서 끓였던 라면’의 비밀을 돌아가며 폭로한다. 아무 부탄을 막 쓰는 바람에 문제가 생겼다고. 내내 무표정했던 아버지가 “이제 ‘좋은부탄’만 쓰자”고 대답한다. 현재 TV에서 방영 중이며, 유튜브에서 170만 시청을 기록한 ‘좋은부탄’의 광고다.

안전한 부탄 위해 3년 연구 끝에 개발 #과열되면 스스로 꺼지는 '똑똑한 부탄' #'B급감성' 광고 재미 더해 인기 몰이

OJC가 지난해 10월 출시한 '좋은부탄'은 ‘스스로 꺼지는 부탄’이란 컨셉으로 만든 제품이다. 3년여의 연구 끝에 개발한 이 제품은 부탄가스 용기에 일정 이상의 열이 가해지면 알아서 가스 배출을 중단한다. OJC의 송성근(47) 대표이사는 "광고과 제품 안전에 대한 입소문이 퍼지면서 매월 20%씩 매출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송 대표는 “좋은부탄은 1차로 부탄가스 용기 내부에 있는 TS밸브가 일정 온도 이상이면 가스분출을 막아서 불을 끄고, 그래도 계속 온도가 높은 경우에는 팽창된 가스를 터지지 않고 안전하게 2차로 배출하는 2단계 안전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시스템이 적용됐기 때문에 좋은부탄은 흔들면 '딸각딸각' 소리가 난다. 여타 제품과 차별화하는 마케팅 포인트이기도 하다.

지난 2월 방재시험연구원에서 진행된 실험에서도 탁월한 성능이 입증됐다. 연구원은 "과열 때문에 가스를 차단하고 스스로 소화돼 화염 분출로 인한 화재나 화상 같은 2차 사고를 방지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것으로 판단됐다"고 결론 내렸다. OJC는 TS(유로차단식) 밸브에 대해서는 특허도 출원한 상태다.

가스사고 예방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송 대표는 지난 7일 개최된 제24회 대한민국 가스안전대상에서 산업포장을 받았다.

좋은부탄은 안전이라는 본질에서 시작한 제품이지만 광고를 통해 'B급 감성'이란 재미를 더했다. 이런 위트는 회사 곳곳에서 묻어났다. 부탄가스 제조업체라기 보다는 스타트업 같은 분위기가 강했다. 회의실 벽에는 ‘잡담을 많이 나누는 것이 경쟁력이다’‘모든 보고는 결론부터, 자료는 짧게!!!’와 같은 문구들이 적혀있다. 사옥 4층 옥상은 정원으로 꾸며서 언제든 직원들이 쉴 수 있게 했고, 가끔 ‘송식당’이란 이름을 걸고 바비큐 파티도 한다.

송 대표는 “가능하다면 자유롭게 일하면서 밝고 재치있고 즐거운 조직문화를 만들고 싶다”고 말한다. 회사 곳곳에 적힌 문구는 그가 직접 썼고(일부는 스타트업 ‘우아한 형제들’ 사옥을 참고했음을 인정), 카페와 휴식공간이 모두 송 대표가 아이디어를 낸 것들이다. 우스꽝스러운 광고 역시 송 대표가 방향을 제시했고 여기에 맞는 제작사와 손을 잡았다. 그는 “제품의 본질은 품질과 안전이다. 밝고 재미있게 일해야 그런 제품도 나오고 소비자도 만족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OJC는 1973년 원정제관으로 출발한 40년 전통의 부탄가스, 패키징, 생활용품 제조 기업이다. 임직원 350명이며 지난해 매출은 1530억원을 올렸다. 부탄가스 제품의 경우 전세계 50여 개국에 수출되고 있다. 송 대표는 “국내와 해외를 합쳐 올해는 1억 개, 2020년까지 2억 개 판매를 목표로 하고있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 휴대용 부탄가스 전체 시장은 연간 1억 개 정도로 추산된다.

장주영 기자 jang.joo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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