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인천 여아 살해범도 울린 장례식날 아이의 마지막 순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사진 연합뉴스]

[사진 연합뉴스]

방청석도 눈물바다였고 범인도 울었지만 엄마는 울지 않았다. 그리고 피고인석을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

"우리 막내가 얼마나 소중한 존재였는지 피고인이 알았으면 한다. 그 아이는 정말 보물같은 아이였다. 자기가 무슨 잘못을 한 건지 제대로 알길 바란다. 피고인이 자신에게 맞는 벌을 받았으면 좋겠다."

12일 오후 인천지법 형사 15부 심리로 열린 재판에서 인천 초등생 살인 사건의 피해자 엄마 A씨(43)는 스스로 증인석에 서겠다고 했다. 그리고 검사의 질문에 담담히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A씨는 아이에게 스마트폰을 쓰지 않도록 한 자신을 자책했다. 김 양이 "엄마한테 연락을 해야 하는데 전화기를 빌려줄 수 있느냐"며 다가오던 아이를 희생양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A씨는 "스마트폰이 안 좋다기에 최대한 나중에 사주려 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A씨가 장례식장에서 딸을 마지막으로 본 순간을 증언할 때는 방청석 뿐 아니라 범인 김양도 안경을 벗고 소리 내 울었다.

A씨는 "마지막 가는 모습을 못 볼 줄 알았는데 염 하시는 분이 '아이 얼굴은 괜찮다'기에 잠자는 얼굴을 상상하며 아이들과 함께 봤다"며 "하지만 아이는 눈도 못 감고 얼굴의 반은 검붉은 색으로 변해 있었다"고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면서 "아이가 잘 입는 옷을 입히고 싶었지만 (시신이 훼손돼) 그럴 수 있는 상태가 아니라 옷을 잘라 입혔다"며 "자식이 죽으면 가슴에 묻는다고 하는데 그럴 수 없어서 수목장했다"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