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혁신처장 김판석, 식약처장 류영진 … 차관급 7명 중 5명 문 대통령과 인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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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인사혁신처장 등 차관급 인사 7명을 임명했다. 지난 3일 17개 부처 장관 인선을 마무리한 데 이은 후속 인사다. 7명 중 6명이 호남과 부산·경남(PK) 인사였고, 문 대통령과 직간접적 인연이 있어 ‘코드 인사’로 불릴 만한 경우가 5명이었다.

통계청장엔 여성 황수경 발탁 #PK·호남 3명씩, 1명은 충북 출신 #류 식약처장 부인이 약국 운영 #전문가 “이해관계 상충 소지”

문 대통령은 인사혁신처장에 김판석(61) 연세대 글로벌행정학과 교수를 발탁했다. 청와대는 “인사행정에 정통한 학자로서 이론과 식견은 물론 풍부한 실무 경험을 겸비한 인사행정 전문가”라고 말했다. 경남 창원 출신의 김 처장은 노무현 정부 시절(2003년 12월~2005년 1월) 청와대 인사제도비서관을 지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는 류영진(58) 전 대한약사회 부회장이 임명됐다. 경남 통영 출신의 류 처장은 2012년 대선에서 당시 문재인 후보 직능특보와 부산 지역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았다. 올해 대선에서도 더불어민주당 부산 선대위 특보단장을 맡았다. 지난해 20대 총선에서 민주당 비례대표 20번을 배정받았으나 원내 입성에는 실패했다.

통계청장에는 여성인 황수경(54) 한국개발연구원(KDI) 산업서비스경제연구부 선임연구위원을 발탁했다. 여성 통계청장은 이명박 정부 당시 이인실 제12대 통계청장(2009년 5월~2011년 7월)에 이어 두 번째다. 황 청장은 노무현 정부 때 대통령자문 정책위원회 위원(2005~2007년)을 지낸 경력이 있다.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에는 충북 충주 출신의 이원재(53) 전 청와대 국토교통비서관, 새만금개발청장에는 전북 남원 출신의 이철우(57) 국무조정실 정부업무평가실장이 각각 임명됐다. 이원재(2005~2008년)·이철우(2007~2008년, 경제비서관실) 두 청장도 노무현 청와대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다. 또 국무조정실 1차장에는 최병환(53) 국정운영실장이 승진했다. 최 1차장은 부산 출신으로 국무조정실 주요 보직을 두루 거쳤고 박근혜 정부에서 청와대 국정과제비서관을 지냈다. 국무조정실 2차장에는 현 노형욱(55) 2차장이 유임됐다. 전북 순창 출신의 노 2차장은 기획재정부에서 예산과 재정 분야 경력을 주로 쌓았고 이낙연 국무총리와 같은 광주일고 출신이다.

이날 발표된 7명 가운데 호남 출신이 3명(황수경 통계청장, 이철우 새만금개발청장, 노형욱 국무2차장), PK(부산·경남) 출신이 3명(김판석 인사혁신처장, 류영진 식약처장, 최병환 국무1차장)이다. 충청권 인사로는 이원재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이 유일하다. 또 7명 중 5명은 노무현 청와대에서 문 대통령과 함께 근무한 인연이 있거나 대선 때 문 대통령을 도운 인사들로 “문 대통령이 차관급 인사에서 자신과 국정 철학이 맞는 인사들을 대거 챙긴다”는 말이 정치권에서 나왔다.

한편 약품 행정을 하는 류 식약처장의 부인이 부산에서 약국을 운영 중인 것과 관련, 보건복지 분야에선 “이해관계가 상충할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류 처장은 하지만 “식약처의 약사 감시(약국의 위법사항을 감독하는 것) 기능이 없는 것으로 안다. 지방자치단체(보건소)가 한다. 약국을 운영해서 문제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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