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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미사일에 미 MD도 속도 “2020년엔 모든 탄도탄 격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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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미 국방부 미사일방어국(MDA)이 11일(현지시간)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의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요격 시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적 미사일 상승 단계서 요격 위한 #레이저·무인기 이용 신기술도 공개

이날 사드 요격 시험은 IRBM으로 가정한 비행체의 발사 시간을 미리 알리지 않은 상황에서 실전과 똑같은 조건 속에 이뤄졌다. MDA는 이날까지 사드는 14차례의 요격 시험에서 모두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MDA 측은 이번 요격 시험이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 발사와는 상관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북한이 탄도미사일 개발에서 급진전을 보이자 이에 맞서는 미국의 대응도 빨라지고 있는 건 분명한 사실이다.

MDA는 지난 5월 30일 지상발사요격미사일(GBI)을 발사해 ICBM을 요격하는 훈련을 처음 실시해 성공을 거뒀다. MDA는 79억 달러(약 8조8700억원)에 달하는 내년도 예산안을 의회에 제출했고, 미 의회는 MDA에 예산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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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꿈꾸는 미사일방어(MD)망은 북한을 비롯한 적국의 탄도미사일 공격을 모두 막아내는 ‘갑옷’을 갖추는 것이다. 제임스 실링 전 미사일방어국장은 의회 청문회에서 “2020년까지는 미국으로 향하는 어떤 탄도미사일도 격추할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미국은 다층방어망을 쌓고 있다. IRBM·ICBM 등 탄도미사일은 상승→중간→종말 단계를 거친다. 매 단계에 맞는 요격 자산을 완비하겠다는 게 MDA의 복안이다.

이에 따르면 탄도미사일이 대기권 밖(외기권)에서 비행하는 중간 단계엔 미 해군의 이지스 순양함·구축함에서 발사하는 SM-3나 지상(알래스카·캘리포니아)에 배치한 GBI로 대응한다. 중간 단계 요격망을 뚫고 대기권에 재진입한 적국의 탄도미사일은 종말 단계에서 사드·SM-3(상층)와 패트리엇(하층)으로 방어한다.

MDA는 최근 적국의 탄도미사일을 상승 단계에서 요격하는 무기 체계 개발에도 착수했다. 탄도미사일이 발사 후 대기권에 진입하기 전까지를 상승 단계라 부른다. 상승 단계의 탄도미사일은 아직 최고 속도에 이르지 못했기 때문에 탐지·추적이 상대적으로 쉽고 요격도 용이하다. 다만 상승 단계는 중간·종말 단계에 비해 시간이 짧다. 또 요격을 하려면 ICBM 발사 위치와 가까운 거리에 있어야 한다.

MDA는 이를 위해 무인기와 레이저로 상승 단계의 탄도미사일을 요격할 계획이다. 개념은 이렇다. 고출력 레이저(HEL)를 탑재한 고고도장기체공(HALE) 무인기가 적국의 탄도미사일 발사장 인근에서 대기한다. 탄도미사일이 발사되면 레이저를 쏘아 미사일 내부의 전자장치를 무력화한다. 적국의 탄도미사일은 도중 폭발하거나 무용지물이 된다.

MDA는 최근 웹사이트에 올린 MD 개념도에서 상승 단계 요격 수단을 설명하면서 무인기 그림을 넣고 ‘잠재적 신기술’이라고 썼다.

미 항공우주연구기관 에어로스페이스의 존 실링 연구원은 북한 전문 온라인 매체인 ‘38노스’ 기고문에서 “미국의 MD망은 현재 제한적이고 믿음직스럽지 못하다. 그러나 북한이 ICBM을 실전 배치할 경우 미국도 방어망을 개선할 것”이라며 “북한이 미국의 MD 요격 미사일보다 더 많은 수의 ICBM을 생산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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