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오피아 주재 외교관, 여직원 성폭행 의혹

중앙일보

입력 2017.07.13 01:17

업데이트 2017.07.13 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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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주에티오피아 한국대사관에 근무 중이던 한 여성 행정직원이 같은 공관의 남성 외교관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는 신고가 접수돼 외교부가 조사에 나섰다.

피해 여성 가족이 신고해 드러나
강경화 장관 “엄정히 처리하라”
해당 외교관 “술 취해 기억 안 나”

12일 외교부에 따르면 외무고시 출신인 외교관 A씨와 행정직원 B씨는 지난 8일(현지시간) 함께 와인을 곁들인 저녁식사를 했다. A씨가 “평소 업무를 잘 도와줘 고맙다. 대접하겠다”고 해 만들어진 자리였다. A씨는 식사 중 B씨에게 계속 와인을 권했고 2명이 와인 3병을 마셨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B씨가 술에 취했고, A씨는 의식이 없는 B씨를 자신의 집으로 데려갔다. B씨는 새벽에 정신이 든 뒤 자신이 성폭행을 당한 걸 알게 됐고, 집으로 돌아와 인터넷으로 한국에 있는 성폭력상담센터에 피해 사실을 상담했다. B씨는 상담사 권고에 따라 현지 병원에서 검사를 받은 뒤 귀국했다.

외교부는 B씨 가족이 10일 영사콜센터에 신고하면서 성폭행사건을 인지할 수 있었다. 외교부 감사관실은 에티오피아 대사관과 B씨를 상대로 사실관계 확인 후 11일 강경화 외교부 장관에게 이를 보고했다. 강 장관은 격노하면서 “철저히 진상조사를 해 엄정히 처리하라”고 지시했다. 외교부는 이에 따라 가해자로 지목된 A씨에게 출석요구서를 발부했다. A씨는 12일 저녁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할 예정이다. 외교부는 13일 오전 A씨를 조사하기로 했다.

A씨는 술에 취한 B씨를 집으로 데려간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성폭행 혐의에 대해서는 “술이 많이 취해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그런 적이 없다” 등 주장을 번복하고 있다고 한다. 성폭력범죄는 피해자의 고소가 없어도 처벌이 가능하다. 외교부 당국자는 “혐의가 사실로 확인되면 무관용 원칙과 관련 법령 및 절차에 따라 가해자에 대한 형사고발, 중징계 등 엄중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본부 근무자들보다 재외공관 근무자들의 비위 발생 건수가 더 많다”며 “감사관실 인력을 확충하는 등 재외공관 기강 확립대책도 준비 중”이라고 덧붙였다.

유지혜 기자 wise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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