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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중앙] 우리집 메이커스 랩 <4> - 헤론의 분수

중앙일보

입력

헤론은 오래전 이집트에서 태어난 과학기술사입니다. 다양한 발명품을 선보여 고대 최고의 실험가, 기술가로 꼽히는 인물이죠. 그는 모터 없이 아래에 있는 물을 끌어올려 멋진 분수를 만들었답니다. 헤론의 분수(Hero's fountain)에는 어떤 원리가 숨어있길래, 중력을 거스를 수 있었을까요.

기획=황정옥 기자 ok76@joongang.co.kr
글·사진=유만선 과천과학관 팀장

만들어 보자
도구 및 재료 : 가위 또는 칼, 송곳, 물컵, 셀로판테이프, 페트병 3개, 우유 빨대

① 크기가 같은 페트병 2개와 그보다 작은 페트병 1개를 활용해 헤론의 분수를 만들어 볼 겁니다. 크기가 작은 페트병을 A, 크기가 같은 나머지 두 개의 페트병을 각각 B와 C라고 하죠.

② A의 입구 부위를 잘라내고 송곳으로 바닥면에 2개의 구멍을 뚫습니다. 구멍 크기는 우유 빨대 하나가 간신히 지나갈 수 있는 정도면 되고 구멍 간의 거리는 집게손가락 한 마디 정도로 합니다.

③ B를 뒤집어 놓고 바닥면 가운데쯤 A의 구멍과 크기와 위치가 동일하게 구멍을 뚫습니다.

④ B와 C 뚜껑 윗면을 사진과 같이 마주보게 하고 구멍을 뚫습니다. 두 개의 뚜껑을 한꺼번에 뚫기는 어렵습니다. 서로 간격이 맞게 따로 뚫으면 됩니다.

⑤ 그림처럼 빨대를 사용해 A·B·C를 연결합니다. 빨대가 짧으면 셀로판테이프로 두 개를 이어 붙이세요. 중간에 있는 페트병에 물을 채우고, 제일 위에 있는 페트병에 물을 한 컵 부으며 관찰합니다.

생각해 보자

지구는 공기라는 기체로 둘러싸여 있습니다. 그 두께는 약 1000km나 되죠. 우리가 살고 있는 지표면은 쌓이고 쌓인 공기의 가장 아래 부분이에요. 쌓인 공기의 무게가 단위 면적(1m2)에 작용하는 압력을 ‘기압’이라고 합니다. 같은 부피라면 기체에 비해 액체가 훨씬 무겁기 때문에 아래쪽에 훨씬 더 큰 압력이 생겨요. 공기가 1000㎞나 쌓여야 생기는 1기압의 힘은, 물이라면 그 1만분의 1인 10m만 쌓여도 낼 수 있답니다.

이를 바탕으로 ‘헤론의 분수’의 원리를 설명해보죠. 우선 위에 있는 페트병에 물을 붓기 전을 떠올려 봅시다. 세 개의 페트병은 모두 빨대로 연결돼 공기가 자유롭게 들락날락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병 안이든 밖이든 공기의 압력은 지구 표면의 압력인 1기압으로 동일하며, 이 때문에 중간 페트병에 담긴 물은 아무런 힘을 받지 않고 안정적으로 병 속에 있게 돼요.

그런데 맨 위에 있는 페트병에 물을 부으면 어떻게 될까요. 위·아래의 페트병을 잇는 빨대(그림의 빨대 1)를 통해 물이 아래의 페트병 속으로 흘러 들어가기 시작하면, 빨대(그림의 빨대 2)로 이어진 중간과 아래의 페트병 속 공기는 병 밖의 공기와 분리됩니다. 또한 아래의 페트병에 물이 차오르며 병 속 공기에 미는 힘을 주어 점차 두 페트병 속에 갇힌 공기의 압력은 높아지게 됩니다. 병 속 갇힌 공기의 압력이 병 밖의 공기압, 즉 1기압보다 충분히 크게 되면 결국 중간 페트병과 위의 페트병을 잇는 빨대(그림의 빨대 3)를 통해 중간 페트병 속에 얌전히 있던 물이 밖으로 분출되면서 ‘헤론의 분수’가 만들어지죠.

헤론의 분수가 멈추고 난 후, 다시 분수 놀이를 하고 싶으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페트병 전체를 위아래가 반대가 되도록 뒤집은 후, 가장 아래에 있던 페트병 속 물이 중간에 있는 페트병 속에 다시 돌아갈 때까지 기다립니다. 그런 뒤 몸체를 다시 뒤집어 제일 위에 놓인 페트병에 물을 한 컵 부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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