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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중앙] 친구들과 토론하며 문제 해결 노하우 쌓아가죠 - 영메이커 프로젝트 동탄중앙이음터 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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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메이커 프로젝트 여덟 번째 이야기는 동탄중앙이음터팀(이하 동탄팀)입니다. 동탄중앙이음터는 마을과 학교 주민을 연결하는 공간입니다. ‘교육’이라는 전 세대를 아우르는 주제로 마을공동체를 활성화하고 기존의 교육체계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실험을 하는 곳이죠.  이곳 5층, ICT(컴퓨터를 기반으로 정보 및 시스템을 제공하는 기술) 특화 교육을 하는 마이 랩 메이커스 연구소에 영메이커 프로젝트 동탄팀의 보금자리가 마련됐습니다.
글=황정옥 기자 ok76@joongang.co.kr, 사진=조태헌 작가
메이커 교육 리더=권호중·임헌준·정은주
메이커 교육 멘토=김소희·이은정·조태헌
영 메이커= 박동준(수원 신성초 6)·박승준(수원 신성초 6)·오세율(화성 서천초 4)·원서현(화성 솔빛중 1)·원수현(화성 솔빛초 4)·이상빈(화성 반송초 5)·이서진(화성 솔빛초 4)·이지원(화성 솔빛초 4)·이현지(화성 솔빛초 4)·정하린(화성 솔빛초 4)·정화연(화성 솔빛초 4)

동탄중앙이음터에서 영 메이커에 도전 중인 아이들. 왼쪽부터 구슬롤러코스터를 제작 중인 이현지(화성 솔빛초 4), 피아노 오르골이 있는 미니어처 집을 함께 만들고 있는 이지원·원수현(화성 솔빛초 4)양.

동탄중앙이음터에서 영 메이커에 도전 중인 아이들. 왼쪽부터 구슬롤러코스터를 제작 중인 이현지(화성 솔빛초 4), 피아노 오르골이 있는 미니어처 집을 함께 만들고 있는 이지원·원수현(화성 솔빛초 4)양.

자유로움. 동탄팀의 첫인상입니다. 아이들은 동탄팀 보금자리인 메이커스 연구소는 물론이고 기초 연구소·디자인 사고 연구소·첨단장비 연구소 등을 들락날락하며 고등학생들의 활동을 지켜보기도 하고 코딩수업을 구경하기도 합니다. 또 복도에 모여 프로토타이핑(제품 생산에 앞서 간단하게 제작해보는 것)으로 만든 제품을 시연해보기도 하고 만들다 말고 의자에 앉아 책을 보기도 하죠. 마치 집처럼 행동에 거리낌이 없습니다.
이런 자유로운 분위기를 만든 건, 마이 랩 담당자이자, 메이커 교육 리더로 활동 중인 권호중 리더입니다. “마이 랩에서는 영메이커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아이들뿐만 아니라, 이용하는 누구나 자유롭게 공간을 이동하며 창작활동을 할 수 있어요. 정해진 공간이 아닌 다양한 공간을 경험하며 아이들 스스로 배우는 것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첨단 장비도 안전교육을 받은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쓸 수 있죠.”
물론, 자유 속에도 규칙은 있습니다. 권 리더는 마이 랩을 이용하는 아이들과 함께 규칙을 만들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장비 사용 중에 문제가 발생했다면, 그 문제를 포스트잇에 적어 해당 장비에 붙여놓는 규칙을 만들었죠. 다음 사람이 사용할 때, 참고하라는 배려담긴 규칙입니다.

디자인 씽킹 토론으로 규칙을 만들다
동탄팀도 본격적인 메이커 활동 전에 규칙을 만들었습니다. 규칙은 디자인 씽킹 과정을 통한 토론 방식으로 아이들 스스로 정했죠. 디자인 씽킹은 쉽게 설명하면, 디자이너가 생각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입니다. 디자이너는 크게 6단계로 생각해 디자인합니다.1단계는  문제를 판단하는 것입니다. 문제를 정확히 알아야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용한 제품을 디자인 할 수 있으니까요. 2단계는 가능한 한 많은 해결책(아이디어)을 생각해보는 것입니다. 말도 안 되는 상상이 세상을 바꾼 예는 수없이 많죠.
3단계는 많은 해결책 속에서 몇 가지 아이디어를 선정하고 섞어서 테스트를 해보는 것입니다. 그리고 최종 아이디어를 정하는 것이 4단계입니다. 5단계는 가볍게 만들어보는 프로토타이핑을 해보는 것입니다. 이 과정을 통해 아이디어가 제품으로 탄생했을 때 문제가 없는지 최종 확인할 수 있죠. 마지막 6단계는 직접 제작해보는 실행단계입니다.
최근, 이 같은 방법을 사회문제를 해결하는데 사용하면서 디자인 씽킹에 대한 정의가 넓어지고 있습니다. 디자인 씽킹 강사로도 활동 중인 정은주 멘토는 “디자인 씽킹은 사람을 중심으로 생각하는 창의적 사고입니다. 사회 안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갈등을 공감하고 나누면서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동탄팀 아이들은 정멘토와 함께 디자인 씽킹 토론을 통해 규칙을 정했습니다. 뒷정리부터 지속적으로 참여하지 않는 아이들을 위한 규칙까지 스스로 만들었죠. 동준이는 “토론을 통해 멘토 선생님의 입장을 생각할 수 있었다”며 “우리가 만든 규칙이니깐 열심히 지키려고 해요”라고 말했습니다.

 아이들은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창작 활동을 한다.

아이들은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창작 활동을 한다.

아이들 스스로 협력하는 영메이커 프로젝트
“여기가 거실이에요. 장식장에는 캐릭터 인형을 미니어처로 더 만들어 넣을 거예요.” 수현이의 설명이 끝나자 지원이가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거실에 놓여있는 피아노는 오르골이에요. 이렇게 돌리면 소리가 나죠.” 같은 학교, 동갑내기 두 친구는 원래 각각 다른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수현이는 미니어처 집 만들기, 지원이는 오르골을 제작하고 있었죠. 하지만 이들은 전략적 제휴(?)를 맺었습니다. 서로의 작품을 눈여겨보던 중 둘의 작품을 합치면 더 멋지겠다는 생각에 이르러서죠. 이 과정을 지켜본 정멘토는 “아이들 스스로 의견을 조율하며 하나의 작품을 완성해 가는 모습이 인상적”이라며 “성적을 매기고 등수를 정하는 활동이 아니기 때문에 아이들이 더 자유롭게 생각하고 만들 수 있는 것 같아요”라고 말했습니다.
서로 돕고 협력하는 모습은 메이커스 랩 곳곳에서 볼 수 있는 풍경입니다. 구슬롤러코스터를 만들고 있는 현지 앞으로 아이들이 몰려있습니다. 현지는 만들어놓은 여러 구간을 연결해 구슬이 잘 굴러가는지 실험을 하고 있었죠. 장작을 패는 자동차를 만들고 있는 상빈이가 바짝 붙어 구슬이 잘 돌아가는지 살펴보고 있습니다. 360도 회전구간에서 구슬이 이탈하자, “회전 구간의 각도를 조절하면 어때?”,“가속도를 높여보자” 등 아이들이 앞 다퉈 아이디어를 내놓습니다.
중학교에서 기술을 가르치는 임헌준 리더는 “참여하는 아이들이 대부분 초등학생들이라 아이디어를 실제 제품을 만들어내는 일에 서툰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아이들이 다른 친구의 작업에 관심을 갖고 과정을 지켜보며 공유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는 교육이 되는 것 같아요”라고 설명했습니다. 3D프린터를 이용해 나만의 피규어를 서현이는 영메이커 프로젝트에 참여 소감을 이렇게 밝혔습니다. “우린 어려서 아무것도 못 만들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직접 만들어보니 생각보다 많은 것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배웠어요. 우리의 활동을 보고 메이커에 관심이 생긴 친구들이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도전해보라고 말하고 싶어요.”

3D 프린터와 LED를 이용해 조명을 만드는 박동준(수원 신성초 6)군.

3D 프린터와 LED를 이용해 조명을 만드는 박동준(수원 신성초 6)군.

내 프로젝트를 소개합니다 

스스로 열렸다 닫혔다 하는 강아지 밥통 이서진(화성 솔빛초 4)

이서진(화성 솔빛초 4)

이서진(화성 솔빛초 4)

할머니집에서 강아지를 키우는데, 할머니가 매번 강아지 밥을 챙겨주기 어려울 것 같아서 만들게 됐어. 3D프린터로 모양을 만들고 아두이노와 압력센서를 달아 일정한 무게가 될 경우 서브 모터가 움직여 강아지 밥통의 문이 열려 개밥이 그릇에 담기는 원리야. 중학교에서 기술을 가르치는

장작패는 자동차 이상빈(화성 반송초 5)

이상빈(화성 반송초 5)

이상빈(화성 반송초 5)

책에서 힘들게 장작을 패는 사람 이야기를 읽다가 운반하기 좋은 자동차가 장작패주는 일을 대신해주면 어떨까 싶어서 만들게 됐어. 일단 RC카를 만들었어. 그리고 DC모터에 도끼를 달고 장작을 패는 기계를 제작해 RC카 앞부분에 연결했지.

피아노 오르골이 있는 미니어처 집 원수현·이지원(화성 솔빛초 4)

원수현·이지원(화성 솔빛초 4)

원수현·이지원(화성 솔빛초 4)

폼보드와 재활용 재료들을 활용해 미니어처 가구와 집을 만들었어. 그리고 피아노 모양의 오르골을 만들어 거실에 배치했지. 오르골을 만드는 게 생각보다 힘들었어. 원리를 이해 못해 실제 제품을 사다가 분해해 보기도 했거든. 암튼 지금은 성공해서 기뻐.

3D프린터 LED 전등 박동준(수원 신성초 6)

박동준(수원 신성초 6)

박동준(수원 신성초 6)

간단할 줄 알았는데, 무척 어려웠어. 3D프린터로 전등의 외관을 만드는 건 괜찮았는데, 빵판에 전선을 연결해 불이 들어오게 하는 것이 힘들었어. 전기가 어떻게 흐르는지 어떻게 제어해야하는지 전혀 몰랐거든. 물론, 지금은 다 알지.

로봇탱크 박승준(수원 신성초 6)

박승준(수원 신성초 6)

박승준(수원 신성초 6)

나만의 특별한 로봇 피규어를 만들고 있어. 3D프린터로 출력해 로봇 모양을 만들고 탱크를 이어 붙여 움직이게 했어.

관절인형 정화연(화성 솔빛초 4)

정화연(화성 솔빛초 4)

정화연(화성 솔빛초 4)

관절인형을 만들었어. 빨대를 활용해 팔과 다리의 관절을 만들고 헌옷을 이용해 직접 옷을 만들었지. 털실로 헤어스타일을 만든 후, 글루건을 이용해 붙여 나만의 관절인형을 만들었지.

구슬롤러코스터 이현지(화성 솔빛초 4)

이현지(화성 솔빛초 4)

이현지(화성 솔빛초 4)

놀이동산에 놀러 가면 키가 작아 롤러코스터를 못 탔어. 그래서 구슬로 타는 롤러코스터를 만들었어. 스티로폼, 빨대와 나무막대 등을 이용해 만들었어. 구슬의 가속도를 높이고 마찰력을 줄이기 위해 빨대 레일을 달아 붙였지.

영메이커 프로젝트란

올바른 메이커 교육문화를 확산을 위해 중앙일보 청소년매체(소년중앙·tong)와 메이커교육실천(회장 이지선 숙명여대교수)이 함께하는 메이커 교육입니다. 아이들에게 ‘1주일에 3시간 만드는 시간을 주자’라는 취지로 10개의 거점지역(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서울혁신파크·이문 238·캠퍼스 디·영등포고등학교·국립과천과학관·경기창조혁신센터·동탄중앙이음터·인천대무한상상실·대구 K-ICT 스마트미디어센터)에서 500여 명의 아이들이 참여하고 있죠. 교육은 교사·기업대표·회사원·메이커·주부 등 다양한 사람들의 봉사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영 메이커 프로젝트에 참여한 아이들의 작품과 16주 동안 교육과정, 메이커 교육봉사활동을 하면서 느꼈던 미래교육에 관한 이야기는 7월 29일에 열릴 페어를 통해 공개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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