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부고속도로 8중 추돌사고로 50대 부부 숨져... 버스기사 졸음운전 시인

중앙일보

입력 2017.07.09 18:33

업데이트 2017.07.09 22:03

119 구조대가 8중추돌 사고가 일어난 경부고속도로에서 사고 수습을 하고 있다. [독자제공]

119 구조대가 8중추돌 사고가 일어난 경부고속도로에서 사고 수습을 하고 있다. [독자제공]

경부고속도로 양재나들목 인근에서 9일 오후 2시42분쯤 8중 추돌사고가 일어나 2명이 숨졌다.

버스 추돌 승용차 탄 50대 부부 현장에서 숨져
버스기사 "운전 중 잠시 졸음운전 했다" 진술
경찰 "현장에 스키드마크 없어. 빗길사고 아냐"
버스 졸음운전 봉평·둔내터널 참사와 닮은 꼴

사고는 버스가 앞서가던 승용차를 들이받으면서 일어났다. 경기도 오산을 출발해 서울로 향하던 광역버스가 앞에 있던 승용차를 들이받은 뒤 이 충격으로 차량 7대가 연쇄 추돌했다.

버스가 직접 들이받은 승용차는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구겨졌다. 승용차에 탄 신모(58)씨와 부인 설모(56·여)씨는 현장에서 숨졌다. 부부는 서울 청량리에서 재봉사로 일해왔다. 남편은 평소 몸이 안 좋아 혈액 투석을 받아왔다. 버스 승객 3명 등 14명은 부상을 입고 근처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은 운전기사의 졸음운전으로 사고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고속도로 순찰대 관계자 등에 따르면 버스 운전기사 김모(51)씨는 “운전 중 잠시 졸음 운전을 했다”는 내용의 진술을 했다고 한다.

버스의 급제동 흔적이 없다는 점도 일반적인 추돌사고와 차이가 있다는 게 경찰 설명이다. 경찰 관계자는 “버스 전용차로를 달리던 광역버스가 갑자기 전용차로가 아닌 2차로로 침범했다. 스키드 마크(skid mark·타이어 자국)가 없는 걸로 봐선 (전형적인) 빗길 교통사고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경찰은 현장 사진과 차량 블랙박스 영상 등을 통해 사고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한편 사고 발생 후 경부고속도로 서울방향 5개 차로 중 3개 차로가 통제되면서 근처 6㎞ 구간에서는 극심한 정체가 빚어졌다. 사고 처리는 오후 4시45분쯤 끝났다.

고속도로에서 일어나는 버스의 추돌사고는 이전에도 큰 인명피해를 일으켰다. 지난해 7월 영동고속도로 봉평터널에서 일어난 관광버스 추돌사고 때는 앞 승용차에 타고 있던 20대 여대생 4명이 현장에서 사망해 사회적으로 큰 논란이 일었다.

지난 5월에도 영동고속도로 둔내터널 인천 방향에서 고속버스가 승합차를 들이받는 사고가 일어났다. 앞서 있던 승합차에 타고 있던 노인 4명이 숨져 봉평참사의 재발이라는 목소리가 컸다. 두 사건 모두 버스기사의 졸음운전이 원인이었다.

여성국 기자 yu.sungku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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