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낙동강 보 수문 개방 한달...'녹조라테' 더 진해졌다.

중앙일보

입력 2017.07.05 11:39

업데이트 2017.07.05 20:51

지난 1일 대구 달성군 구지면 구지 오토캠핑장이 위치한 낙동강 강변에는 짙은 녹조가 번져 있었다. 이곳은 달성보 하류다. 대구=강찬수 기자

지난 1일 대구 달성군 구지면 구지 오토캠핑장이 위치한 낙동강 강변에는 짙은 녹조가 번져 있었다. 이곳은 달성보 하류다. 대구=강찬수 기자

 지난 1일 오후 대구 달성군 구지면의 구지 오토캠핑장. 낙동강을 따라 달성보에서 하류로 10㎞를 내려온 이곳 강변에는 주말을 맞아 30~40명의 시민이 텐트를 치고 야영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바로 옆 낙동강에는 짙은 녹조가 번져 있었다. 마치 물감을 진하게 풀어놓은 듯 물결이 강변으로 밀려올 때마다 녹색 파도가 출렁거렸다.

녹조 해소위해 6월초 낙동강 4개 등 6개 수문 개방
당시 농업용수 등 지장 최소화 위해 개방 폭 줄여

낙동강 상주보~창녕함안보 등 8개보 모두 녹조발생
짙은 녹색 물감 풀어 놓은 듯…컵에 담으면 '녹조라테'

환경단체 "수문 다 열어야 녹조 문제 해결 가능" 주장
농민 등 일부 주민들 "수문 개방하면 농사 망친다" 반대

환경부 "수위 더 낮추기 전에 취수구 높이 파악 필요"
수문 개방한 6개 보, 7월말까지 취수구 등 전수 조사

 투명 플라스틱 컵에 강물을 담으니 카페에서 판매하는 녹차 라테와 흡사했다. 이른바 ‘녹조 라테’였다.

<낙동강 녹조 발생 동영상> 

 정부는 녹조 방지를 위해 지난달 1일부터 4대강 16개 보 가운데 낙동강 4곳을 포함해 6개 보의 수문을 조금씩 열었다. 본지 취재진은 수문 개방 한 달을 맞아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2일까지 상주보에서 하류의 창녕함안보까지 낙동강 8개 보를 둘러보고 수문 개방 효과를 점검했다.

4대강 1단계 6개 보 수문 개방계획[중앙포토]

4대강 1단계 6개 보 수문 개방계획[중앙포토]

지난 1일 경남 지역의 합천창녕보에서는 보 위쪽으로 녹조 띠가 넓게 펼쳐져 있었고, 보 수문에도 짙은 녹조가 빠져나가지 못하고 걸려 있었다. 다음날 창녕함안보 선착장에서도 짙은 녹조 띠가 발견됐다.

 2일 오전 창녕함안보 하류 본포대교의 한국농어촌공사 양수장에서는 분수처럼 물을 뿌리고 있었다. 녹조를 취수구에서 먼 쪽으로 밀어내기 위해서다. 본포 양수장 녹조 관리자인 임경섭 씨는 “오전 8시에 취수구 앞 강물에서 녹조 띠가 발견돼 물을 뿌리고 있다”며 “올해는 지난해보다 녹조가 좀 더 심한 것 같다”고 말했다.

낙동강 창녕함안보 하류 본포대교 부근의 본포양수장. 낙동강에 발생한 녹조를 취수구로부터 밀어내기 위해 물을 뿌리고 있다. 창원=강찬수 기자

낙동강 창녕함안보 하류 본포대교 부근의 본포양수장. 낙동강에 발생한 녹조를 취수구로부터 밀어내기 위해 물을 뿌리고 있다. 창원=강찬수 기자

  임 씨의 말은 객관적인 수치로도 확인된다. 지난해 6월 27일 강정고령보에서 측정한 녹조 세포 수는 1701개였으나, 올해 같은 기간엔 4만1081개로 24배를 훌쩍 넘겼다. 창녕함안보도 지난해엔 1만3283개였으나 올해는 3만1811개나 됐다.

 현재 강정고령보는 조류경보제 ‘경계’ 단계가, 칠곡보와 창녕함안보에는 ‘관심’ 단계가 발령됐다. 조류경보제는 상수원 구간에서는 '관심→경계→조류대발생'의 3단계로 운영된다. 두번째인 ‘경계’가 발령되면 취수구와 조류가 심한 곳에는 차단막을 설치하고 조류를 제거해야 하며, 활성탄·오존 처리 등 정수처리도 강화해야 한다.

 취재진이 현장을 둘러본 결과, 정도 차이는 있었지만 8개 보 모두에 녹조가 퍼져 있는 사실을 확인했다. 취재팀이 직접 측정한 녹조 발생의 지표인 수소이온농도(pH)도 보 구간에서는 모두 pH 9 이상의 알칼리성을 나타냈다. 구지 오토캠핑장에서는 pH 10.3을 기록하기도 했다. pH 8.5 이상이면 상수원으로 사용이 곤란한 4급수로 분류된다.

 정부는 지난 한달 동안 평상시 수위에 비해 낙동강 강정고령보는 1.25m, 달성보는 0.5m, 합천창녕보는 0.2m, 창녕함안보는 0.2m 수위를 낮추었다.

 이로 인해 낙동강 4개보의 저수량은 12.6% 가량 줄었다. 낙동강 8개 보 전체로 보면 줄어든 저수량은 8%가량이다. 이 때문에 ‘찔끔 개방’이란 말이 나왔고, 녹조 제거에도 별 효과가 없을 거란 지적이 앞서 나왔다.

낙동강에서 채취한 녹조 시료. 대구=강찬수 기자

낙동강에서 채취한 녹조 시료.대구=강찬수 기자

 환경부도 최근 발간한 ‘2016년 조류(녹조) 발생과 대응 연차보고서’에서 녹조발생 원인이 “보 설치로 인한 체류시간 증가, 기후변화로 인한 수온 상승 같은 물리적 환경변화에 큰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밝힌 바 있다.

 취재에 동행한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사무처장은 “이 정도 수문 개방으로는 녹조 제거 효과는 거의 없다”며 “물 공급 걱정 때문에 한꺼번에 개방하지 못한다면 1m씩 단계적으로 수위를 낮춰가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낙동강 녹조 -상주 영풍교.

낙동강 녹조, 상주보
낙동강 녹조- 낙단보
낙동강 녹조 -상주보
낙동강 녹조 -강정고령보
낙동강 녹조 -달성보 상류
낙동강 녹조 - 도동서원 앞
낙동강 녹조 - 구지 오토캠핑장 앞
낙동강 녹조 - 합천창녕보
낙동강 녹조 -창녕함안보

 가톨릭관동대 토목공학과 박창근 교수는 “8월 중순까지 수온이 더 올라가면 녹조는 더 심해질 수밖에 없다”며 “수문을 완전 개방해야 녹조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지역주민들은 수문 추가 개방에 반대하고 있다. 농민뿐만 아니라 강변 레저시설 운영사들도 마찬가지다. 강정고령보 인근 등 낙동강 곳곳에는 “수문 개방 결사반대, 이 가뭄에 농사 누가 책임지나” 등의 문구가 들어간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환경부는 보 수문을 추가 개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올 여름 동안에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환경부 정경윤 물환경정책과장은 “가을까지도 농경지에 물이 필요한 상황이고, 실제로 수문을 개방하려면 취수구를 낮추는 작업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환경부는 현재 국토교통부와 한국농어촌공사 등에서 파견된 인원으로 태스크포스팀을 꾸려 수문을 개방한 6개 보의 취수구 위치와 높이 등을 전수 조사하고 있다. 이 작업이 7월 말까지 끝나면 나머지 10개 보에 대해서도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정부는 또 이와 별도로 4대강 민관공동조사위원회를 구성해 내년 말까지 16개 보에 대한 환경평가를 진행할 계획이다.

대구·창원=강찬수 환경전문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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