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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상반기 영화를 기억하는 15가지 별난 방법

중앙일보

입력

[매거진M] 영화 팬을 울리고 웃긴 2017년의 결정적 장면들. 아직 후반전은 시작도 안 했다.

어느 별에서 왔니? ┃시선 집중 외계 캐릭터

'에이리언:커버넌트' 제노모프

'에이리언:커버넌트' 제노모프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2' 맨티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2' 맨티스

'라이프' 캘빈

'라이프' 캘빈

'컨택트' 헵타포드

'컨택트' 헵타포드

거참, 입이 벌어집니다┃강렬한 오프닝

‘악녀’보다 강렬한 오프닝의 영화는 하반기에도 나오지 않을 듯. 숙희(김옥빈)가 무리의 장정을 쓰러트리는 과정을 (FPS 게임을 하듯!) 1인칭 시점으로, 그것도 한참을 원테이크로 따라가는데, 그 아찔함과 생생함에 숨이 멎을 지경. 화면이 무중력의 우주선 안팎을 유영하듯 오가는 ‘라이프’의 원테이크 오프닝 시퀀스도 입이 벌어지긴 마찬가지다.

종이컵이 아플까, 숟가락이 아플까? ┃ 액션왕

이가 없을 땐 잇몸으로. 올 상반기 가장 혁신적인 액션 무기는 ‘공조’의 조폭 때려잡는 (물에 적신 두루마리 휴지가 든) 종이컵과 ‘프리즌’의 눈을 후벼 파는 숟가락이었다. 일상적인 도구가 생명을 위협하는 무기로 돌변할 때, 스릴은 배가된다는 사실. 원래 이 방면으로 제일 유명한 건 ‘본’ 시리즈(2002~)의 제이슨 본(맷 데이먼)인데, 헤어스프레이·잡지·볼펜·프라이팬 등 전적이 화려하다. 자매품 ‘여교사’의 펄펄 끓는 주전자도 잊지 마시길.

심장 주의! 소름 주의! ┃서프라이즈왕

1 ‘겟아웃’의 달리기 컴컴한 어둠을 뚫고 잡아먹을 듯한 표정으로 스크린 코앞까지 달려드는 월터(마르쿠스 헨더슨). 한밤에 조깅하는 분들도 각별한 표정 관리가 필요합니다.

2 ‘에이리언:커버넌트’ 백버스터의 탄생 숙주(사람)의 야윈 등마루를 무참히 찢으며, 솟구치던 백버스터의 징그러움이란! 등을 가를 때 들려오던 척추뼈 부서지는 소리, 피 쏟아지는 소리가 지금도 생생하다.

쌈 마이웨이, 최민식의 특별 먹방 ┃ 먹방왕

‘특별시민’의 마지막 장면, 운전 기사 길수(진선규)의 입 안 가득 여러 겹의 상추쌈을 밀어 넣고서야 자신도 한 입 삼키던 서울시장 종구(최민식). ‘올드보이’의 낙지에 이은 최민식의 시그니처 이색 먹방이 탄생했다. 먹음직스럽기보단 왠지 속이 더부룩해지긴 하지만.

귀여움이 한가득~ ┃ 최고의 귀요미

'보스 베이비' 보스 베이비

'보스 베이비' 보스 베이비

'모아나' 꼬마 모아나

'모아나' 꼬마 모아나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2' 베이비 그루트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2' 베이비 그루트

팬심과 극장 민원을 사로잡은 한마디 ┃ 뜨거운 유행어

君の名前は 키미노… 나마에와(너의 이름은…)

‘너의 이름은.’을 보면 한번쯤 따라하고 싶어지는 명대사. 영화 관람을 방해할 정도로 뜨거웠던 컬트적 인기로 ‘혼모노’‘관크’ 등 여러 신조어를 탄생시켰다.

작품상은 '라라랜드' 아니, '문라이트'! ┃ 역사적 해프닝

2월 열린 제89회 아카데미 시상식의 마지막 순간. ‘라라랜드’는 작품상 수상의 영예를 맛봤다. 딱 2분 29초 동안만. 수상작이 적힌 종이가 잘못 전달되는 바람에, 수상작이 ‘문라이트’로 정정되는 해프닝이 일어난 것. 덕분에 우리는 역사에 길이 남을 순간을 목격하는 행운(?)을 누렸다.

누가 누가 잘 달렸나 ┃ 비교 체험 수퍼카

간지 작렬 VIP ‘분노의 질주:더 익스트림’에서 로만(타이리스 깁슨)이 운전하는 람보르기니 무르시엘라고 LP640. 보는 것만으로 ‘눈호강’인 극강 비주얼부터 빙판 액션, 문짝을 썰매로 쓰는 코미디까지 혼자 다 하고 장렬하게 퇴장했다. 역시, 돼지랑 람보르기니는 버릴 게 없어.

가성비 甲 폐차 직전 상태에서 용산전자상가 출신 용도사(김민교)에 의해 환골탈태한 ‘조작된 도시’의 튜닝 마티즈. 작은 덩치에 볼품도 없지만 터보 엔진 등 풀 업그레이드로 종횡무진한다. 레이싱 카 못지않게 마티즈가 멋져 보인 건 이번이 처음.

1인 다역, 몇 명까지 해봤니? ┃ 변신왕

개구쟁이 10대 소년부터 짐승 같은 연쇄 살인마까지. ‘23 아이덴티티’에서, 제임스 맥어보이는 여러 벌의 의상과 카멜레온 같은 연기로 한 남자의 내면에 도사린 무려 23개의 다중인격(23개를 전부 연기한 건 아니다)을 소름 끼칠 만큼 탁월하게 연기했다. ‘엑스맨’ 프리퀄 3부작(2011~)에서 프로페서 X 대신 변신술의 귀재 미스틱(제니퍼 로렌스)을 연기했어도 잘 어울렸을 듯.

외계어도 통역이 되나요? ┃ 체험! 통역의 신비

컨택트

컨택트

옥자

옥자

‘컨택트’에서, 지구에 나타난 정체불명 외계인과 대화하려 애쓰는 언어학자 루이스(에이미 아담스). 누군가에게 말을 걸고, 그 말을 이해하는 것이 얼마나 신비하고 아름다운 행위인지 새삼 느꼈다. 그렇다면 ‘옥자’에 등장하는 동물보호단체 ALF의 한영 통역사(?) 케이(스티븐 연)는 ‘나쁜’ 통역의 예를 보여준 인물. 그의 통역은 한마디로 코미디다.

읽고 따라해 보세요 ┃ 명대사

우리 죽지 말고 불행하게오래오래 살아요. 그리고 내년에도내후년에도 또 만나요.불행한 얼굴로. 여기 뉴월드에서.

- ‘꿈의 제인’ 中 제인(구교환)

멋있으니까 '언니'라고 부를게요 ┃ 걸크러쉬

1 ‘미스 슬로운’ 슬로운(제시카 차스테인) 일 중독자의 고독과 도덕적 고뇌는 가슴 아프지만, 그 눈부신 프로 정신에 박수를.

2‘히든 피겨스’ 1960년대 NASA의 숨은 영웅, 여성 수학자 캐서린(타라지 P 헨슨), 도로시(옥타비아 스펜서), 메리(자넬 모네) 한 명씩 뜯어봐도 특별한 여성들, 그들이 차별 앞에서 서로를 보듬고 끌어 주는 모습은 감동적일 정도.

3 ‘원더 우먼’ 다이애나(갤 가돗)을 비롯한 데미스키라 왕국의 여성들 그 자체로 완전한 존재인 여성이 내뿜는 당당한 아름다움이란!

댄스 그룹 결성을 촉구합니다 ┃ 최고의 공연

목에 잔뜩 힘주던 ‘더 킹’의 정치 검사 한강식(정우성)이 술자리에서 마지못해 마이크를 든다. 아니, 이 노래는 추억의 댄스 가요 ‘버스 안에서’가 아닌가! 영화 중반에는 정치 검사 삼인방(조인성 정우성 배성우)이 클론의 노래 ‘난’에 맞춰 단체로 춤을 추기까지 한다. 극장 안을 흥분의 도가니로 만든 열렬한 공연! ‘무한도전’(2006~, MBC)의 다음 ‘토토가’ 무대에서 세 배우의 댄스를 볼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굿바이, 로건 ┃ 최고의 작별

휴 잭맨이 연기하는 마지막 엑스맨. ‘로건’은 그를 위한 장엄한 작별 인사 같은 영화다. 초인적인 힘을 뽐내던 그가 약 없이 버티지 못하는 노쇠한 몸으로, 로라(다프네 킨)를 위해 희생을 결심하는 장면. 그 엄숙한 감동은, 휴 잭맨의 엑스맨과 함께한 17년 세월의 결과물이었다. 당신의 마지막은 첫 만남만큼 강렬했습니다. 잘 가요! 우리의 엑스맨.

백종현·장성란·고석희 기자 jam1979@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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