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 언(言)플루언서] 발뮤다 더 토스터에 정말로 죽은 빵을 구워보았다

중앙일보

입력 2017.07.05 00:00

죽은빵도 살린다는 '발뮤다 더 토스터'의 솔직한 사용 후기를 전한다. 유지연 기자.

죽은빵도 살린다는 '발뮤다 더 토스터'의 솔직한 사용 후기를 전한다. 유지연 기자.

써 보니 어때?”

쇼핑의 세계에서 먼저 사용해본 이들의 ‘후기’가 갖는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문제는 믿고 본 후기에도 광고를 감춘 '가짜'가 섞여 있다는 것. 속지 않고 쇼핑할 방법이 없을까. 그래서 '쇼핑 언(言)플루언서'가 나섰다. 친구와 수다 떨듯 사적으로, 그래서 아주 솔직하게 적어 내려가는 사용 후기를 연재한다. 다만 내 이름 석 자를 걸기에 양심껏, 한 점 거짓이 없다는 것만 밝히겠다. 직접 찍은 사진과 동영상은 백화점 쇼윈도보다 훨씬 생동감 있는 정보가 될 것이라 자신한다. 그 첫 회는 발뮤다 토스터다.

'죽은 빵 살려낸다'는 토스터기는 얼마나 제 역할을 할까

발뮤다 더 토스터, 1년 반만의 후기

솔직히 예뻐서 샀다. 발뮤다 더 토스터 말이다. '생활 가전계의 애플’이라는 별명처럼 단순하면서도 직관적인 디자인이 내 눈에 딱 걸렸다. 발뮤다에서 더 토스터가 한국에 출시된 건 2015년 11월 10일. 지금이야 TV 홈쇼핑의 황금 시간대에도 종종 보일 만큼 대중적(?)인 제품이 되었지만, 당시에는 매장도 변변히 없어 커피&디저트 박람회인 ‘카페 쇼’ 같은 행사장에서나 간간이 구경할 수 있는 귀한 물건이었다.
원래 토스터는 저렴한 가전이다. 빵 데우는 기능만 있으면 되기에 만듦새에는 보통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하지만 발뮤다 더 토스터는 달랐다. 멋 부리지 않은 단순한 디자인이면서도 군데군데 치밀함이 느껴졌다. 눈독 들이고 있던 차에 평소 들르던 개인 마켓 블로그에서 공동 구매를 한다는 게 아닌가. 주문한 지 딱 한 달 만인 2015년 12월 24일에 더 토스터를 받았다. 기다린 덕분에 정가(31만 9000원)보다 저렴한 25만 원에 구매했다.

2015년 겨울 당시 제품을 받자마자 설치한 후 촬영한 사진. 

2015년 겨울 당시 제품을 받자마자 설치한 후 촬영한 사진.

잠깐, 저렴하다고? 토스터기 하나에 무려 25만원인데? 솔직히 그때도 과하다는 생각은 들었다. 드롱기, 쿠진아트, 켄우드 등 앙증맞은 크기에 디자인도 예쁜 10만 원대 토스터기가 널려있으니 말이다. 게다가 온라인 발품만 잘 팔면 3만~4만원 대의 브랜드 토스터기도 어렵지 않게 구입할 수 있었다. 지금 와서야 말이지만, 당시에는 토스터기가 갖고 싶은 게 아니었. 발뮤다가 가지고 싶었던 것이다.

쓸 때마다 기분좋은 소리
흰색과 검정색 중 뭘 고를지 몇 날 며칠을 고민한 결과 '숨 막히게 시크하다'는 블랙 컬러를 선택했다. 흰색은 깨끗하게 관리할 자신이 없었다. 처음 샀을 땐 원목 식탁 위에 주인공 마냥 전시했지만, 이젠 전기밥솥과 커피 머신 사이에 둥지를 틀고 있다. 다행스럽게도 어디에 두어도 무난하게 섞이는 디자인이다.
구성품은 다른 토스터기와 마찬가지로 간단하다. 본체와 함께 빵을 올리는 트레이, 앙증맞은 컵, 스팀을 만드는 금속 부품과 빵 부스러기를 받는 받침대가 전부다. 1년 반이 넘도록 매주 한 번씩은 사용했지만 여전히 깨끗하다. 트레이와 받침대 모두 가끔 생각날 때마다 닦아줘도 충분하다.

구성품은 아주 간단하다. 본체 외에 빵 올리는 트레이, 미니 컵, 스팀 보일러와 받침대다. 쓸때마다 닦아주지 않아도 깨끗함을 유지한다. 

구성품은 아주 간단하다. 본체 외에 빵 올리는 트레이, 미니 컵, 스팀 보일러와 받침대다. 쓸때마다 닦아주지 않아도 깨끗함을 유지한다.

다이얼은 빵 종류별 4가지와 온도별 3가지 등 총 7가지로 나뉘어 있다. 토스트 모드, 치즈 토스트 모드, 바케트 모두, 그리고 크로와상 모드다. 각 빵의 특성에 맞춰 60℃와 150℃, 220℃를 오가며 똑똑하게 빵을 굽는다. 온도로만 표시된 클래식 모드는 160℃, 200℃, 250℃로 나뉘어 있어 설정된 온도로만 일정하게 제어된다. 이 모드에서는 간단한 베이킹도 할 수 있다.

총 7가지 모드로 나뉜다. 빵 종류별로 맞추거나 온도에 맞춘다. 디자인이 직관적이라 사용이 간편하다. 

총 7가지 모드로 나뉜다. 빵 종류별로 맞추거나 온도에 맞춘다. 디자인이 직관적이라 사용이 간편하다.

더 토스터의 진가는 사실 소리에서 나온다. 다이얼을 돌리는 소리. 스팀이 확 오르면서 작은 창이 마치 화덕처럼 달궈지는 소리. 메트로놈처럼 째깍째깍 시간을 알리는 소리. 완성을 알리는 종소리까지. 요란하지 않게, 담담하게 마음을 건드는 느낌이다. 다음은 더 토스터의 소리를 담은 영상이다.

앙증맞은 컵의 정체
작지만 존재감은 강한 미니컵. 5cc의 물을 계량해 넣을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컵 없이 물을 넣어도 되는데, 너무 많은 물을 넣을 경우 기계에 남을 수 있어 주의한다. 

작지만 존재감은 강한 미니컵. 5cc의 물을 계량해 넣을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컵 없이 물을 넣어도 되는데, 너무 많은 물을 넣을 경우 기계에 남을 수 있어 주의한다.

왜 샀느냐 묻는다면 절반은 예뻐서, 나머지 절반은 ‘죽은 빵도 살려준다’는 멘트에 혹해서 샀다고 답해야 겠다. 발뮤다를 만나기 전까진 집에서 토스트를 잘 즐기지 않았다. 빵이 쉽게 메마르기 때문이었다. 경험상, 굳이 토스터기에 굽기보다 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지 않고 굽는 게 더 맛있었다. 여기에 한 가지 팁을 더하자면 팬을 뜨겁게 달군 다음 빵을 올리고 그 옆에 얼음 한 조각을 넣은 다음 뚜껑을 덮는다. 치~익 소리와 함께 스팀이 생성되면서 빵이 촉촉하면서도 바삭하게 구워진다.

5cc의 물을 트레이에 넣어주면 스팀 샤워한 촉촉한 토스터를 맛볼 수 있다. 

5cc의 물을 트레이에 넣어주면 스팀 샤워한 촉촉한 토스터를 맛볼 수 있다.

그렇다. 촉촉하면서도 바삭한 토스터의 비결은 ‘스팀’에 있다. 실제로 발뮤다의 데라오 겐 대표는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는 캠핑장에서 숯불에 구운 빵의 맛을 잊지 못해 토스터기를 개발했다고 한다. 빵을 데우는 데는 뜨거운 열기 못지않게 촉촉한 수분이 필요하다.
작은 오븐 형태의 더 토스터에는 아주 앙증맞은 크기의 컵이 들어있다. 5cc 분량의 물이 들어가는 컵으로 빵을 굽기 전 상단의 트레이에 물을 부어주면 된다. 아주 적은 양이지만, 이 몇 방울의 물이 ‘죽은 빵을 살려주는’ 비결이었다.

빵을 굽는 동안 스팀이 뿌옇게 올라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빵을 굽는 동안 스팀이 뿌옇게 올라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원리는 간단하다. 공기가 뜨겁게 데워지면서 소량 넣었던 물이 스팀으로 변해 뜨거운 스팀 속에서 빵을 구울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수분 덕에 오븐 내의 온도가 더 빠르게 상승해 빵 표면은 더 바삭해진다.

죽은 빵, 정말 살려줄까

식빵 한 줄을 사면 보통 두세 장 먹고는 방치하기 일쑤다. 주말 아침에나 빵 생각이 나기 때문에 다음 주말까지 빵을 방치하다보면 빵은 으레 죽고 만다. 공기가 들어가지 않도록 밀폐해 냉동실에 보관했다가 해동시켜 먹는 게 최선이지만 그 맛을 재현하긴 어렵다. 때문에 아무리 유명하다는 베이커리에 들러도 빵은 아주 조금만 사는 게 철칙이었다. 어차피 금세 ‘죽을’ 운명이기에.

더 토스터를 구입한 후에 식빵을 쟁여 놓는 습관이 생겼다. 

더 토스터를 구입한 후에 식빵을 쟁여 놓는 습관이 생겼다.

하지만 더 토스터를 만나고 나서는 달라졌다. 이름난 베이커리에 가면 종류별로 빵을 사다 쟁여놓는다. 식빵은 기본, 크로와상부터 베이글·바게트까지 가리지 않는다. 냉동시켰다가 더 토스터에 구워먹으면 되니까.
실제로 잘 구워지냐고? 정말 잘 구워진다. 혹시 기분 탓인가 싶어 이번 사용 후기를 쓰면서 간단한 실험을 하나 해 봤다. 갓 구입한 식빵과, 1주일 냉동시킨 식빵, 1주일 실온에 방치한 식빵을 준비해 차례로 구웠다. 참고로 식빵은 흔히 구하기 쉬운 파O바게트의 ‘그대로 토스트’를 사용했다.

흰 접시가 실온 1주일 보관 빵, 푸른 접시가 냉동실 1주일 보관 빵, 갈색 접시가 갓 구입한 빵이다. 

흰 접시가 실온 1주일 보관 빵, 푸른 접시가 냉동실 1주일 보관 빵, 갈색 접시가 갓 구입한 빵이다.

갓 구입한 식빵은 먹어보나마나 맛이 있었다. 줄서서 사먹는다는 식빵 전문점의 갓 구운 빵과 견주어도 손색없을만한 따끈따끈한 토스터가 3분 30초 만에 완성된다. 바삭하게 구워진 빵을 손으로 찢어보면 속살이 닭살처럼 쪼개진다.

갓 구입한 식빵은 당연히 맛있었다. 속살이 촉촉하게 찢어진다. 

갓 구입한 식빵은 당연히 맛있었다. 속살이 촉촉하게 찢어진다.

냉동한 식빵은 놀랍게도 갓 구입한 식빵과 차이가 없었다. 일반 토스터 모드에서 30초 더한 4분 동안 스팀 샤워를 하고 나온 토스터는 과거의 냉동 흔적을 완벽하게 지우고 결대로 찢어지는 촉촉한 속살까지 장착한 아름다운 상태였다.

냉동보관한 빵은 갓 구입한 빵과 별 차이가 없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상태다. 

냉동보관한 빵은 갓 구입한 빵과 별 차이가 없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상태다.

하지만 실온에서 운명을 다한 식빵은 끝내 살려내지 못했다. 접시에 가지런히 올려 1주일을 공기 중에 노출해 놓은 빵은 수분을 모두 빼앗긴 채 딱딱하게 말라있었다. 밀폐라도 했다면 심폐 소생이 가능했을 수 있지만, 더 토스터를 너무 믿었던 탓일까. 일반 토스터 모드에서 3분 30초 구워져 나온 빵은 겉으로는 바삭하니 맛있어 보였지만 손으로 잡고 찢어보니 부서지기만 했다. 결론은 아예 ‘죽어버린’ 식빵은 더 토스터도 살려내지 못한다는 것이다.

실온에서 1주일 방치한 빵은 소생에 실패했다. 수분이 없어 조각 조각 부서졌다.

실온에서 1주일 방치한 빵은 소생에 실패했다. 수분이 없어 조각 조각 부서졌다.

총평  

빵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필요한 제품이라는 게 내가 내린 결론이다. 스팀 효과를 주는 토스터는 아직까지 본적이 없다(물론 광파 오븐이나 미니 오븐에는 있다). 다만 가격에 허들이 있다. 솔직히 비싸다. 하지만 토스터는 더 이상 추가될 기능이 없는 클래식한 가전이므로 한 번 구입해 오래 사용할 수 있기에 투자할만하다. 물론, 다이어터라면 구입을 권하지 않겠다. 그렇지 않아도 맛있는 빵의 맛을 배는 올려주니 자제하라. ★ ★ ★ ★ (5개 만점) 별 하나가 부족한 건 가격 탓이다.

TIP

식은 피자를 더 토스터에 데우면 도우 부분이 특히 맛있어진다. 

식은 피자를 더 토스터에 데우면 도우 부분이 특히 맛있어진다.

식은 피자를 구워 먹어볼 것. 도우까지 맛있어진다.

버터가 많이 포함된 폭신한 형태의 빵인 크로와상이나 패스트리류를 소생시키는 실력이 특히 뛰어나다. 

버터가 많이 포함된 폭신한 형태의 빵인 크로와상이나 패스트리류를 소생시키는 실력이 특히 뛰어나다.

다른 빵보다 크로와상의 변화가 드라마틱하다.

글·사진=유지연 기자 yoo.jiyo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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