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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김정은, 인생에서 할 일 그렇게 없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4호 시험 발사 직후 “아마도 중국은 북한에 대해 강력한 행동에 나설 것이고 그래서 이런 말도 안되는 짓을 완전히 끝내야 한다”며 중국을 강하게 압박했다.
 이날 트위터를 통해 “한국과 일본이 이런 상황을 훨씬 더 오래 견뎌야 한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면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이 남자(This guy)”라고 칭하며 “이 남자는 인생에서 더 나은 할 일이 그렇게 없나”라고 쏘아붙였다.

"중국, 북한에 강력한 행동 나설 것" #시 주석과 통화 '미, 독자행동' 경고

북한이 이날 조선중앙TV 성명을 통해 “세계 어느 곳도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보유한 핵강국”이라고 주장한 데 대해선 미 태평양사령부와 민간 전문가들 사이의 평가가 엇갈렸다.

7월 4일 평북 방현인근 화성 14호 미사일 발사[조선중앙TV]

7월 4일 평북 방현인근 화성 14호 미사일 발사[조선중앙TV]

하와이가 본부인 미 태평양사령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북미항공우주방어사령부(NORAD)는 지상발사 중거리탄도미사일(IRBM)로 북아메리카에는 직접 위협이 되지 않는 것으로 평가했다”고 밝혔다.

미국 태평양사령부 7월 4일 성명서 전문

미국 태평양사령부 7월 4일 성명서 전문

그러나 민간 전문가들은 북한이 미국 본토 전역은 아니더라도 일부 지역엔 도달가능한 탄도미사일 능력을 확보했다는 쪽이다.

7월 4일 평북 방현인근 화성 14호 미사일 발사장면[조선중앙TV 촬영 화면]

7월 4일 평북 방현인근 화성 14호 미사일 발사장면[조선중앙TV 촬영 화면]

국제안보사이트 글로벌 시큐리티를 운영하는 물리학자 데이비드 라이트는 블로그를 통해 “북한이 발표대로 최대 고도 2800㎞이상 도달한 경우 같은 미사일이 표준 궤도로 날아가면 대략 최대 6700㎞의 거리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아래쪽 48개 주와 하와이에 도달하기에는 충분하지 않은 거리지만 알래스카 전역에는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적었다.
 (http://allthingsnuclear.org/dwright)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화성 14호 발사 승인 문서 사진. "당중앙은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승인한다. 7월 4일 오전 9시에 발사한다"고 적혀 있다.[조선중앙TV 화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화성 14호 발사 승인 문서 사진. "당중앙은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승인한다. 7월 4일 오전 9시에 발사한다"고 적혀 있다.[조선중앙TV 화면]

제프리 루이스 미들버리 국제문제연구소 비확산프로그램 국장은 “북한이 시험한 미사일 중 가장 긴 사거리와 비행시간을 고려할 때 알래스카와 아마 하와이까지 공격가능한 ICBM에 가까운 미사일“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게 7000㎞ 미사일이라면 뉴욕을 공격할 수 있는 1만㎞ 미사일도 멀지 않은 것”이라고 우려했다.

7월 4일 평북 방현인근 화성 14호 미사일 발사 장면[조선중앙TV 촬영화면]

7월 4일 평북 방현인근 화성 14호 미사일 발사 장면[조선중앙TV 촬영화면]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일 밤(현지시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통화에서 “미국은 북한에 대한 압박을 위해 독자 행동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는 경고를 날린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대북 압박을 꺼리는 중국에 대해 좌절한 나머지 이런 의사를 전달했다는 것이다. NYT는 미 정부 고위 관리들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정중하지만 직설적인 어조로 시 주석에게 이 같은 입장을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7월 4일 평북 방현인근 화성 14호 미사일 발사[조선중앙TV]

7월 4일 평북 방현인근 화성 14호 미사일 발사[조선중앙TV]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근본적으로 대북 접근방식을 바꿀 것이란 환상은 버렸다고 NYT는 전했다. 북한 내부 격변과 혼란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중국이 적극적인 행동에 나서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이다.
미국이 최근 대만에 대한 14억달러 어치 무기 판매, 인신매매국 지정, 철강 덤핑 수출에 대한 무역 제재 위협 등 중국을 압박하는 조치를 쏟아낸 것은 미국의 독자 행동이 임박했음을 시사해 중국이 대북 압박을  독려하기 위해서라고 신문은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시 주석이 추진해온 외교적 해결책은 북한에 억류됐던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사망 이후 더 이상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미 관리들이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백악관에서 한ㆍ미 정상회담 직후 연 공동회견에서도 “(북한에 대한) 전략적 인내의 시대는 실패했고 솔직히 인내도 끝났다”고 선언한 바 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4일 시험 발사한 화성 14호 현장 시찰 화면[조선중앙TV]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4일 시험 발사한 화성 14호 현장 시찰 화면[조선중앙TV]

그러나 NYT는 중국의 완전한 동참 없는 미국만의 압박이 북한의 김정은을 변화시킬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은 대 중국 압박을 강화하기 위해 북한과 거래하는 중국의 은행과 기업들을 추가로 제재 리스트에 올릴 예정이어서 중국의 반발이 예상된다.
정효식 기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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