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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의 첫날, 국민의당ㆍ바른정당은 패스…대여투쟁은 홍준표식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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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취임 첫날인 4일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을 만났지만,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지도부와는 만나지 않았다. 이날 ‘상견례’를 통해 정부·여당의 맞상대가 한국당뿐이란 걸 과시하려는 듯했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4일 오후 국회 대표실을 방문한 자유한국당 홍준표 새 대표와 대화 도중 &#34;우리가 서로 협치를 국민 앞에 약속한다는 의미에서 팔짱 한번 끼실까요?&#34;라며 홍 대표와 팔짱을 끼고 있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4일 오후 국회 대표실을 방문한 자유한국당 홍준표 새 대표와 대화 도중 "우리가 서로 협치를 국민 앞에 약속한다는 의미에서 팔짱 한번 끼실까요?"라며 홍 대표와 팔짱을 끼고 있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홍 대표는 이날 오후 추미애 대표를 찾아가 4분 간 대화를 나눴다. 두 사람은 사법시험 24회(연수원 14기) 동기이다.

추미애 대표 만나, 어색한 팔짱 #장관 임명 저지에 "당력 쏟을 필요 없다" #"정부조직법도 막을 명분 없다" #국민의당ㆍ바른정당 지도부는 만나지 않아

▶추 대표=“서로 정치적으로 파트너가 생겼기 때문에 어려운 숙제들을 풀어갈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홍 대표=“감사하다. 여야가 협조를 해서 잘 좀 풀어갈 수 있으면 좋겠다”

두 사람 사이에서 “잘 모시겠다”(추 대표), “덕담해주시는 의미 새겨듣겠다”(홍 대표) 등의 의례적인 말도 오갔다. 면담이 끝날 무렵 추 대표가 “서로 협치를 굳게 국민들에게 약속한다는 의미로 팔짱을 한 번 끼자”고 제안했다. 홍 대표가 소극적으로 응하자 추 대표가 “이렇게 좀 적극적으로”라며 홍 대표의 팔을 올렸다. 홍 대표는 “하자는 대로 하겠습니다”고 어색하게 웃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왼쪽)가 4일 오후 국회 대표실을 예방한 전병헌 정무수석과 인사를 마친 뒤 자리에 앉고 있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왼쪽)가 4일 오후 국회 대표실을 예방한 전병헌 정무수석과 인사를 마친 뒤 자리에 앉고 있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홍 대표는 추 대표를 만나기 전에는 전병헌 수석과 20분 간 비공개로 만났다. 전 수석은 홍 대표에게 인사청문회와 추가경정예산 처리 등의 협조를 부탁했다.

두 사람과 면담을 마친 홍 대표는 장관 임명, 추가경정예산, 정부조직법 등 현안에 대해 “막는 것은 명분이 없다”고 했다. 장관 임명을 두곤 “투표로 임명여부가 결정되면 우리가 막아야지만 부적격자임에도 임명을 할 수 있는 게 현행제도”라며 “거기에 대해 당력을 쏟을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적절한 사람이 임명되어서 펼치는 정책은 우리가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임명 자체는 막지 않되, 향후 해당 부처의 대국회 업무에 지장이 있을 수 있다는 얘기다.

추경에 대해서도 “공무원 증원은 절대 불가”라며 “그런 것 외에는 요건이 되면 해주는 게 좋다”고 말했다. 정부조직법도 “과거 민주당은 (야당일 때) 정부조직법을 손대려고 했지만 그건 옳지 않다”며 “그 판단은 국민의 몫이다. 야당이 그것을 막는다는 것은 별로 명분이 없다”고 말했다. 다만 홍 대표는 “(여권에) 협조를 하는 것이 아니다”며 “자신들이 맡은 정부니까 자신들의 책임 하에서 하겠다면 하되, 자유민주주의의 가치에 위배되거나 국가안보에 저해되는 짓은 우리가 당력을 통해 막아야 한다”고 했다. 기존과 다른 야당 방식으로 맞서겠다는 의미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4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에서 서명한 방명록. 즐풍목우는 바람으로 빗질을 하고 빗물로 몸을 씻는다는 뜻으로, 긴 세월 동안에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온갖 난관을 무릅쓰고 고생한다는 말.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4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에서 서명한 방명록. 즐풍목우는 바람으로 빗질을 하고 빗물로 몸을 씻는다는 뜻으로, 긴 세월 동안에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온갖 난관을 무릅쓰고 고생한다는 말.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홍 대표와 국민의당·바른정당 지도부와의 회동 일정을 두곤 홍 대표 측에선 “조율 중”이라고 했다. 주변에선 당분간 성사되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홍 대표는 전당대회 기간 국민의당을 “민주당에 흡수될 당”으로, 바른정당을 “기생정당”으로 표현했었다.

홍 대표는 이날 지명직 최고위원에 자신과 가까운 이종혁 전 의원을 임명했다. 그는 이날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을 찾아 방명록에 즐풍목우(櫛風沐雨·오랫동안 방랑하며 갖은 고생을 함)라는 글을 남겼다.

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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