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장현 광주광역시장
윤장현(68) 광주광역시장은 2014년 7월 취임 이후 ‘광주형 일자리’와 ‘친환경 자동차산업’에 공을 들여 왔다. “청년들이 취업할 일자리와 미래형 먹거리 산업 없이는 광주의 미래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민주화 위해 희생했던 5·18처럼 #서로 협력해 경제민주화 실현해야 #빛그린산단에 기업 200개 입주하고 #한전 에너지밸리 산단 완공되면 #미래 먹거리, 청년 취업 늘어날 것
광주형 일자리란 ‘노·사·민·정’의 사회적 타협을 통해 근로자 임금을 낮춰 고용을 늘리자는 정책이다.
예컨대 대기업인 현대·기아차 직원들의 평균 임금이 8000만~9000만원이라면 ‘광주형 일자리’ 사업을 통해 입사하는 직원들의 평균 임금은 4000만원 선으로 책정해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자는 것이다.
기존 노동자들에 비해 야근·특근·주말근무를 최소화한 이들 근로자의 추후 임금 변동은 물가·생산량·근무여건 변화 등에 따라 사측과 노조·지자체의 협의로 결정된다.
윤 시장은 지난달 23일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광주가 제안한 ‘일자리 민주화’ 모델인 광주형 일자리를 통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주도하겠다”고 역설했다.
- 지난 3년간 가장 역점을 둔 분야는.
- “미래와 청년이라는 가치에 방점을 두고 광주를 지속 가능한 도시로 만들려고 노력했다. 사회적 대통합을 통한 양질의 일자리 확충, 친환경 자동차와 에너지 신산업, 문화융합 콘텐트를 3대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선정해 행정력을 집중했다.”
- ‘광주형 일자리’란 어떤 개념인가.
- “5·18 광주민주화운동 정신에서 따왔다. 민주화를 위해 온 시민들이 희생한 것처럼 모든 구성원이 양보와 타협을 통해 경제민주화를 실현하겠다는 염원이 담긴 정책이다. 문재인 정부의 추경예산에 포함돼 중앙정부 차원의 정책으로 검토되고 있다.”
- 아직 구체적 성과가 없다는 지적을 받는데.
- “지난 3년이 준비 단계였다면 이제부터 본격적인 추진 단계다. 광주 빛그린산단에 406만8000㎡(123만 평)의 자동차 전용 산업단지를 조성하는 게 대표적이다. 올해 관련 예산이 반영돼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곳에서만 적게는 7000개, 많게는 1만 개의 광주형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빛그린산단에 200개 부품기업이 입주할 예정이어서 기업당 20~30명만 쳐도 4000~6000명의 일자리가 생긴다. 연간 생산량이 30만~40만 대인 완성차 단지에서는 3000~4000개의 일자리를 만들 것으로 분석됐다.”
- 한국전력과의 에너지밸리 사업이 더디다는 지적이 나온다.
- “현재 조성 중인 에너지밸리 전용 산단이 완공되면 사업이 가시권에 들어올 것이다. 1단계 국가산단 48만5000㎡가 나주 한전 본사와 인접한 광주시 남구 대촌동에 건설되고 있다. 인근에 있는 2단계 지방산단(94만4000㎡)에 대해서도 개발제한구역 해제 등을 통해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까지 53개 기업이 광주에 입주하기 위해 토지매입의향서를 제출할 정도로 연관 기업들의 진출 속도도 빠르다.”
- 한전공대 유치를 놓고 나주와 경쟁하나.
- “아니다. 나주 빛가람도시는 광주시와 전남도의 상생 발전을 위해 들어선 광주·전남의 공동 혁신도시다. 특정 지역에 대한 혜택보다 두 지역의 균형 발전이 더 중요하다.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한전공대는 에너지밸리를 만들어 갈 수준 높은 인재 양성 기관이 돼야 한다. 광주시는 한전공대의 입지를 떠나 세계 최고의 대학이 탄생할 수 있도록 전남도·나주시·한전과 협력할 것이다.”
- 국립 아시아문화전당이 좀처럼 활성화되지 않고 있다.
- “2005년 시작된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 사업은 정부의 미흡한 지원 때문에 차질을 빚어 왔다. 2015년 11월 개관한 아시아문화전당의 대표(전당장)도 선임하지 않아 1년6개월을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할 정도다. 이런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아시아문화중심도시 2.0시대 선언’을 대선 공약으로 내걸어 기대하는 바가 크다.”
- 광주 문화산업 육성 방향은.
- “문화융합형 4차 산업혁명의 거점사업이 아시아문화전당과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추진이다. 아시아문화전당을 기존의 송암산업단지와 결합된 문화콘텐트 밸리로 조성해 가는 게 사업의 골자다. 1단계로 광주CGI센터 구축에 이어 2020년까지 2단계로 첨단 실감콘텐트제작클러스터 설립을 추진 중이다. 3단계는 송암산단 전체를 정보통신기술(ICT)과 문화콘텐트산업이 융합된 4차 산업혁명 핵심 거점으로 조성할 것이다.”
- 5·18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 “지난 1월 전일빌딩의 탄흔이 5·18 당시 헬기 사격에 의한 것으로 확인된 이후 진상 규명 작업에 박차를 가해 왔다. 옛 전남도청의 원형 복원과 국가 차원의 조사를 통한 정부보고서 발간 등을 위해 정부·시민사회단체와 힘을 모으는 데도 관심을 쏟고 있다. 발포 명령자와 헬기 사격을 둘러싼 진실, 행방불명자 문제 등을 규명하도록 할 것이다.”
- 광주 군공항을 무안으로 이전하자는 주장이 나오는데.
- “군공항 이전은 5조7000억원이 들어가는 대규모 사업이다. 현재 광주시는 이전부지 선정을 위해 용역을 진행 중인데 올 하반기까지 최적의 이전지를 압축하려 한다. 이전 대상지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국방부·전남도 등과 협의를 거쳐야 하는 만큼 아직 특정 지역을 거론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 남은 1년간 역점을 둘 분야는.
- “친환경 자동차와 에너지·문화산업의 삼두마차 체제로 광주의 산업 지형을 재편하는 데 모든 행정력을 쏟아붓겠다. ‘일자리 민주화’를 바탕으로 한 미래형 먹거리가 광주의 미래를 담보할 수 있다. 아울러 5·18 진상 규명 작업과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사업’에도 관심을 쏟겠다.”
- 내년에 시장 재선에 도전하나.
- “지난 3년 못지않게 남은 1년도 엄중하고 중요한 시간이다. 지방선거 출마 여부는 나중에 시민들에게 뜻을 물어보고 결정하겠다.”
◆ 윤장현 시장
1949년 광주에서 태어났다. 조선대 의대를 졸업하고 안과의사로 일하면서 92년부터 2000년까지 광주시민연대 대표로 활동했다. 한국YMCA 전국연맹 이사장과 아름다운가게 전국 대표로 활동했다.
광주광역시=최경호 기자 ckhaa@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