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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도 의회선거 고이케 압승, 자민당 참패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일 실시된 일본 도쿄도의회(127석) 선거에서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도쿄도지사의 신당이 압승을 거두고 제1 당을 차지했다. 선거 전 57석으로 1당이었던 집권여당 자민당은 역대 최저 의석을 얻어 역사적 참패를 했다.

고이케 신당 1명만 낙선, 49명 당선 1당 올라서 #고이케 지지 세력 합하면 절대 안정 79석 차지 #지역 정당이 도의회 다수당 되기는 처음 #자민당 23석...역사적 참패로 아베 정권 타격 #

고이케가 만든 신당 도민퍼스트회는 50명이 입후보해 49명이 당선됐다. 선거 전 6석에 불과했던 신당이 1당이 되는 기염을 토한 것이다. 도쿄도의회에서 지역 정당이 제1 당을 차지한 것도 처음이다.

도쿄 도의회 선거를 앞둔 지난달 30일 고이케 유리코 도민퍼스트회 대표가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연합뉴스]

도쿄 도의회 선거를 앞둔 지난달 30일 고이케 유리코 도민퍼스트회 대표가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연합뉴스]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가 지난달 30일 연설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가 지난달 30일 연설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도민퍼스트회의 추천을 받아 23명이 입후보한 공명당도 전원이 당선됐다. 공명당은 이번 선거를 맞아 도정(都政)에서 40년 만에 자민당과 결별하고 고이케 지지로 돌아섰다. 고이케 지지를 받은 무소속 후보 6명과 도쿄생활자네트워크 1명도 당선됐다.
이로써 지난해 7월 당선된 고이케 지사 지지 세력은 도의회 의석 과반(64석)을 훌쩍 넘어 절대 안정 의석인 79석을 확보했다. 도민퍼스트회의 돌풍은 고이케 지사의 개인적 인기가 반영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고이케 지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로 감동과 더불어 책임을 통감한다”며 "도민의 큰 기대가 있는 만큼 책임을 다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반면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자민당은 23석을 얻어 대패했다. 자민당은 민주당(현 민진당)이 압승을 거둔 2009년 도의회 선거에서 기록한 과거 최저 38석보다 15석을 밑돌았다. 자민당 패배는 아베 총리가 자신의 친구가 이사장인 사학재단에 대한 수의학부 승인 문제 등으로 여론이 악화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선거 기간인 지난달 27일에는 이나다 도모미(稻田朋美) 방위상이 방위성ㆍ자위대를 선거에 이용하려는 듯한 발언을 하면서 자민당은 된서리를 맞았다. 시모무라 하쿠분(下村博文) 자민당 간사장 대행(도쿄도 지부연합회장)은 “국정 문제로 큰 역풍이 불어 엄중한 결과가 됐다. 책임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번 선거는 고이케 지사의 11개월간 도정에 대한 중간 평가보다 아베 정권의 국정 운영이 쟁점이 되면서 향후 국정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아베가 이번 선거의 책임을 지고 물러날 가능성은 작지만 ‘아베 1강(强)’으로 불릴 정도의 구심력을 유지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도쿄도의회 선거에서 지원 유세를 하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도쿄 교도=연합뉴스]

도쿄도의회 선거에서 지원 유세를 하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도쿄 교도=연합뉴스]

당장 아베 주도의 개헌 구상은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아베는 ‘올 11월 자민당 개헌안 국회 제출, 내년 개헌안 국민투표 발의’ 구상을 밝힌 바 있다.
도쿄=오영환 특파원 hwas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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