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노 친문 인사들, 검찰도 이해 못해"...자유한국당 검찰총장추천위 비판

중앙일보

입력 2017.06.30 20:07

업데이트 2017.06.30 20:15

자유한국당이 법무부의 검찰총장 후보 추천위의 편향성을 비판하며 성명서를 발표하면서 검찰총장 인선 작업에 대한 정치권의 갈등이 예상된다.

자유한국당 법사위원들 성명서 발표
"지나치게 좌편향, 정권 이해관계 의심돼"

자유한국당은 30일 "오늘 법무부가 발표한 검찰총장 후보 추천위원회는 지나치게 좌편향 되고 검찰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인사들로 구성됐다"는 내용의 비판 성명을 냈다.

"정권 이해관계 인사 임명하려는 의도"

자유한국당 소속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들 명의로 낸 성명서에서 이들은 "청와대가 문재인 정부의 첫 검찰총장으로 정권의 이해 관계에 맞는 인사를 임명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의구심을 거둘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많은 국민은 문재인 정부의 첫 검찰총장이 권력이나 여야 정치권의 눈치를 살피지 않고 오로지 법과 원칙에 따라 직무를 수행함으로써 땅에 떨어진 검찰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인사가 되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또 많은 비판을 받고 있는 검찰의 권력에 대한 예속은 대통령의 인사권에서 비롯됐기 때문에 후보 추천위는 대통령과 인연이 없거나 대통령이 속한 정파와 무관한 인사들로 구성되길 바라고 있다"고 덧붙였다.

위원들은 "이번에 위촉된 4명의 비당연직 위원(정성진 전 법무부장관, 성한용 한겨레 정치부 기자, 한인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이미경 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은 모두 친 노무현, 문재인 인사일 뿐만 아니라 검찰조직에 대해 기초적인 이해조차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청사. [중앙포토]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청사. [중앙포토]

위원들은 "성한용 한겨레신문 선임기자는 사회부장을 잠시 한 것을 제외하면 주로 정치부 기자로 활동했기 때문에 현재 예비 후보로 추천된 검찰 인사들을 제대로 알 수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또 한인섭 교수는 안경환 전 법무부 장관의 여성관을 두둔한 인사로서 균형감이 의심된다"고 지적했다.

법무부, 정성진 전 법무부 장관 등 9명 위원회 구성

앞서 법무부는 이날 검찰총장후보자추천위원회 위원장에 정성진 전 법무부 장관(국민대 명예교수)을 위촉하는 등 비당연직 위원 4명을 포함한 9명의 위원회를 구성했다.

당연직 위원 5명은 김창보 법원행정처 차장, 김현 대한변호사협회 회장, 정용상 한국법학교수회 회장, 이형규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이사장, 박균택 법무부 검찰국장이다.

총장후보추천위는 각계에서 천거 받은 검찰총장 후보군을 3명으로 압축하는 1차 관문이다. 법무부 장관에게 제청 후보를 제시하는 것이어서 총장 인선에 적지않은 영향을 미친다. 이번 추천위원들의 성향은 보수 색채가 짙었던 박근혜 정부 때와 확연히 달라졌다는 게 법조계의 분석이다.

대검 중수부장을 지낸 정 전 장관은 노무현 정부에서 부패방지위원장(2004년)과 국가청렴위원장(2005년)을 거쳐 2007년에 법무부 장관을 지냈다. 그가 노무현 정부에서 중용될 때 문재인 대통령은 민정수석 비서관과 대통령 비서실장 등을 지냈다.

진보성향 학자, 노무현 정부 장관 등

정 전 장관은 2013년 1월 한상대 전 검찰총장의 후임자 인선을 위한 총장후보추천위에서도 위원장을 맡았다. 당시 총장후보추천위가 추천한 인물 중 채동욱 서울고검장이 검찰총장에 임명됐다. 채 전 총장은 정권의 뜻을 거스르고 국정원 댓글사건을 지휘하며 소신을 지켰지만 혼외자 문제 등이 불거지면서 중도 사퇴했다.

한인섭 교수는 진보 성향의 법학자다. 그는 1981년 군사정권에서 치러진 사법시험 2차 시험에 합격하고도 민주화 시위에 참가했던 전력 때문에 연거푸 면접에서 떨어졌다가 27년 만인 2008년에 합격증을 받았다.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소장과 서울대인권센터장 등을 지냈다. 조국 민정수석과도 가까운 사이로 알려져 있다. 그는 낙마한 안경환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저서가 반여성적이란 비판이 일자 “반여성은커녕 친여성적인 인물”이라며 두둔하기도 했다. 서울시인권위원장을 지낸 문경란 전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의 남편이며, 개신교 내에서 개혁적 성향이 강한 새길교회에 다닌다.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도 이 교회 신자다.

이미경 소장은 여성운동을 오래 한 진보 진영의 맏언니로 통한다. 1991년 한국성폭력상담소 창립을 주도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의 인수위원회 역할을 하는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 여성 정책과 관련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고 있다.

이들의 성향으로 볼 때 차기 검찰총장에 기존 관행을 깬 의외의 인물이 나올 수 있다는 예상이 검찰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이번 추천위원 위촉은 형식적으로는 법무부 장관 대행인 이금로 차관이 했지만 박상기 후보자의 의견도 반영됐다. 법무부의 한 관계자는 “검찰총장의 임기 공백이 너무 길어진다는 판단에 따라 총장후보추천위를 우선 구성해 인선 절차에 속도를 내기로 한 것”이라며 “위원 구성은 장관 후보자와 논의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역대 검찰총장후보추천위, 정권과 코드 맞아

추천위원의 면면은 차기 검찰총장 후보를 점칠 가늠자라는 점에서 자유한국당의 주장은 정치권에서 논란이 될 전망이다. 역대 추천위 구성은 대부분 정권의 성향과 맥이 닿아 있다.

직전 총장인 김수남 전 검찰총장 인선 당시인 2015년 10월의 총장후보추천위는 김종구 전 법무부 장관과 안세영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 오영근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최금숙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한국여성단체협의회장)가 비당연직 위원으로 참여했다.

안 교수는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이사장을 지낸 보수 성향 학자다. 뉴라이트 정책위원장을 지냈다. 최 교수는 여성단체협의회장으로 있을 때 김무성 당시 새누리당 대표를 찾아가 여성공천 30% 의무화를 요구했다가 거절당하기도 했다.

2013년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후임자 인선을 위해 구성된 추천위도 김종구 전 법무 장관이 위원장으로, 문창극 고려대 석좌교수, 이영란 숙명여대 교수, 정갑영 연세대 총장이 비당연직 위원으로 인선에 관여했다. 김 전 장관은 김영삼 정부 말기인 1997년 법무부 장관을 지냈다. 장관 취임 후 첫 전국 검사장회의에서 그는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수호 발전시킨다는 차원에서 모든 검찰권을 행사하라”고 독려하는 등 검찰에 우호적인 보수 성향 인사다.

유길용 기자 yu.gil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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