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구경은 아무 때나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서울 금천구 독산동 금천예술공장도 그렇다. 본래 인쇄공장으로 쓰이던 건물을 2009년 예술가들의 창작공간으로 재탄생시킨 곳이다. 이를 운영하는 서울문화재단은 현재 매년 국내외 시각예술가를 선정, 1년 동안 머물며 작품을 창작할 기회를 준다. 공장 개방도 이 흐름에 맞춰 매년 한 차례 열린다.
금천예술공장에 지난해 여름 입주, 어느새 1년을 보낸 8기 작가들의 작품을 공개하는 기획전이 '다시, 주변인'이란 제목으로 7월 23일까지 열린다. 작가로서 활동하는 한편 생계의 방편으로 영화나 뮤직비디오 세트장에서 그림 그리는 일을 하는 박경진 작가의 체험적 시선이 담긴 초대형 회화 '현장'을 비롯, 모두 15명의 작가가 작품을 선보인다.
일부 작품은 앞서 6월 28일 열린 개막식 무대에도 올랐다. 중국 작가 첸첸유는 비행기 추락 장면의 이미지와 단순 노동의 반복이 가져오는 절망감에 대한 서사를 결합한 영상작품 'The Fall'을 선보였다. 레바논 작가 리나 유네스는 전시장에 영상으로 선보인 종이인형 그림자극을 라이브 공연으로 펼쳐보였다. 참고로 각 작가의 작업공간까지 또다른 전시장 삼아 공개하는 '오픈 스튜디오' 행사는 7월 1일까지 열린다.
이후남 기자 hoona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