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대 치매 노모 모시던 50대 집 앞마당에서 분신 사망

중앙일보

입력 2017.06.30 10:36

전북지방경찰청. [중앙포토]

전북지방경찰청. [중앙포토]

조울증이 있는 50대 남성이 자신의 몸에 스스로 불을 붙여 숨졌다.치매가 있는 노모는 함께 있던 아들의 분신 사실을 미처 몰랐다.

수개월 전부터 조울증 앓고 치매 노모와 단둘이 생활
당시 노모 집 안에 있었지만 아들 분신 사실 미처 몰라

30일 전북지방경찰청과 정읍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9일 오후 9시50분쯤 정읍시 감곡면 한 주택 앞마당에서 A씨(53)가 쓰러져 신음하고 있는 것을 이웃 B씨(60)가 발견했다.

A씨는 발견 당시 몸에 불이 붙은 상태였다. B씨의 신고를 받은 119구급대가 출동했으나 현장에서 숨졌다.

B씨는 경찰에서 “집에 있는데 ‘퍽’하는 소리가 나길래 A씨의 집을 찾아가 봤는데 A씨가 고추밭 쪽에 쓰러져 있었다”고 말했다.

정읍경찰서 전경. [연합뉴스]

정읍경찰서 전경. [연합뉴스]

A씨는 집에 보관 중이던 인화물질을 자신의 몸에 붓고 라이터로 불을 붙인 것으로 조사됐다.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미혼으로 서울 생활을 하던 A씨는 약 3년 전 정읍으로 내려와 치매가 있는 어머니(86)와 단둘이 지냈다. 경찰은 A씨가 수개월 전부터 조울증을 앓아온 사실을 확인했다.

A씨가 분신을 시도할 때 어머니가 집 안에 있었지만 치매에 거동까지 불편해 앞마당의 상황을 파악하지 못했다. 인근에 사는 A씨의 형제가 사건 이후 혼자 남겨진 어머니를 모셔갔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미혼인 데다 뚜렷한 직업이 없는) 자신의 처지를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읍=김호 기자 kim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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