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없는 인용, 여당도 따지자 김상곤 7시간40분 만에 “송구”

중앙일보

입력 2017.06.30 01:33

업데이트 2017.06.30 0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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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29일 시작된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의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차수 변경을 통해 자정을 넘어 30일 새벽까지 이어졌다. 교육부의 자료 제출이 늦어지자 29일 밤 국민의당 소속 유성엽 교문위원장을 비롯한 야당 의원들이 “정부가 국회를 능멸하고 있다”고 강력 반발하면서 한때 회의를 중단시켰기 때문이다.

교육장관 후보자 청문회
“석사 논문 표절이면 박사도 가짜”
야당 공세엔 “당시 기준으론 용납”
국보법 폐지, 주한미군 철수 주장
과거 행적 문제삼아 사상 검증도
종일 고성·반발, 자정 넘어까지 진행

김상곤 교육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29일 국회에서 열렸다. 자유한국당 이은재 의원이 논문 표절·중복 의혹을 제기했다. [박종근 기자]

김상곤 교육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29일 국회에서 열렸다. 자유한국당 이은재 의원이 논문 표절·중복 의혹을 제기했다.[박종근 기자]

청문회는 이날 오전 부터 고성이 오가는 등 순탄치 않았다. 논문 표절 의혹 등에 대한 야당의 집중적인 사퇴 요구 때문이다. 자유한국당 청문위원들이 자리 앞 노트북컴퓨터에 ‘논문도둑 가짜인생’ 등의 문구를 붙이자 김민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명예훼손이자 인격 모욕”이라고 반발했다. 이에 이장우 한국당 의원이 “표절의 ‘절(竊)’자는 ‘몰래 도둑질한다’는 뜻이다. 남의 논문을 그대로 베낀 것이 바로 도둑질”이라고 받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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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여 분의 실랑이 끝에야 김 후보자의 모두발언이 시작됐다. 야당은 공세를 늦추지 않았다. 이은재 한국당 의원은 “(김 후보자가 지금까지 쓴) 49편의 논문 중에서 15편, 약 30.6%가 중복 게재 또는 표절”이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에선 “석사 논문에 130곳, 박사 논문에 80여 곳이 표절이라 ‘논문 복사기’ ‘표절왕’이라는 얘기가 나온다”(이장우), “석사 학위 논문이 표절이면 박사도 가짜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임용된) 교수도 가짜고 모든 게 다 가짜다. 지금 그 자리에 앉아 있을 수 없다”(이종배)는 주장도 나왔다.

김 후보자는 “당시의 기준과 관행으로 보면 전혀 잘못된 부분이 없다” “학자의 양심을 걸고 표절이 아니다”고 맞섰다. 표절이라고 주장하는 야당 위원들에게는 “부적절한 주장”이라 반박했고, 표절을 사과하라는 요구에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버텼다.

김 후보자는 “중복 게재가 아니며 규정을 따른 것”이라고 했다. [박종근 기자]

김 후보자는 “중복 게재가 아니며 규정을 따른 것”이라고 했다. [박종근 기자]

하지만 청문회 내내 김 후보자를 엄호하던 민주당에서도 “인용 출처를 밝히지 않은 데 대해 입장을 밝혀 달라”는 요구가 잇따르자 개의한 지 7시간40분 만에 김 후보자는 “최근의 연구윤리 지침에 따르면 적절치 않은 면이 있다는 지적은 수용한다.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부끄러움이나 양심상 가책은 없다”고 했다.

김 후보자는 전국교수노조위원장이던 2006년 김병준 전 부총리의 논문 표절을 비난하며 사퇴를 요구했던 데 대해서도 해명했다. 그는 “김병준 전 부총리의 논문이 (표절했다는) 제자의 논문보다 앞서 작성됐다고 한다. 오해였던 것 같다”고 했다. 야당이 “김병준 전 부총리는 사퇴했다”고 말한 데 대해선 김 후보자는 “경우가 다르다. 사퇴할 사안은 아니라고 본다”고 했다.

김 후보자의 이념 성향도 도마에 올랐다. 김 후보자가 과거 국가보안법 폐지를 주장하거나 주한미군 철수 등을 요구해 온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 의장, 사이버노동대학 총장을 지낸 이력이 문제가 됐다. 전희경 한국당 의원은 “(김 후보자는 과거) ‘사회주의를 상상하자’는 말도 했다.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반하는 분이 어떻게 사회부총리 자리에 오를 수 있나”라고 했고, 이장우 의원은 “후보자는 사회주의자”라고 몰아붙였다.

이에 김 후보자는 스스로를 ‘자본주의 경제학을 중시하는 경영학자’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에선 “사상 검증과 이념 공세를 하고 있다”(전재수), “이념 편향적이기 때문에 사퇴하라는 말은 헤이트 스피치(혐오 발언)일 뿐”(박경미)이라고 김 후보자를 두둔했다.

추인영 기자 chu.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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