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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무 돈 주고 음주운전 무마 시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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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송영무 국방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이 29일 무산됐다.

김학용 “경찰 얘기 들은 사람 있어” #국방위, 청문보고서 채택 무산

예정됐던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는 열리지도 못했다. 송 후보자 임명에 대한 여야의 찬반 입장이 갈리며 간사 간 합의도 불발됐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경우처럼 청문보고서 채택 문제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김학용 자유한국당 의원은 이날 “송 후보자가 음주운전으로 경찰 조사를 받게 되자 돈을 주고 사건을 무마했다는 얘기를 해당 경찰로부터 들었다”는 예비역 해군 원사 P씨의 증언을 추가 공개했다. 송 후보자 측은 그동안 “돈으로 사건을 무마한 적이 없다”고 해명해 왔다.

김 의원에 따르면 P씨는 1991년 7월 평소 알고 지내던 서울 노량진경찰서 직원으로부터 송 후보자 등 2명이 음주운전으로 적발돼 있으니 이들을 도와주라는 전화를 받았다. 이 직원은 송 후보자로부터 도와달라는 부탁을 받고 P씨와 송 후보자를 연결시켜 줬다는 것이다. P씨는 당시 송 후보자를 몰랐지만 경찰 측에 사건을 잘 해결해 달라는 원론적인 얘기를 전달했다고 한다. 김 의원은 “P씨는 ‘나중에 송 후보자가 경찰에 50만원 이상을 주고 사건을 무마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증언했다”고 밝혔다. 송 후보자의 해명과 정면 배치되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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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3당은 송 후보자의 즉각 사퇴를 촉구하며 파상공세에 나섰다. 정우택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비대위에서 “더 이상 우리 군 전체를 부끄럽게 하지 말고 즉각 사퇴하라”고 주장했다.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도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보다 못한 사람을 인사청문회 하라는 건 국회에 대한 모독”이라고 했다. 주호영 바른정당 원내대표도 “돈벌이에 나선 사람을 국방부 장관에 앉히면 누가 그 장관의 지휘를 따르겠느냐”며 “송 후보자는 신속한 결단을 하라”고 말했다.

그러나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청문회를 통해 그동안 일방적으로 제기한 의혹과 논란 대부분이 해명됐다”며 “후보자의 경륜이 돋보였고 국방 개혁의 적임자임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기무사, 청문회 기밀 유출 조사=군 당국이 송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군사기밀 문건의 외부 유출 경위에 대한 조사에 들어갔다. 군 당국이 유출된 것으로 파악한 기밀자료는 감사원의 ‘공군 장거리 탐지레이더 개발사업’ 감사 결과, 계룡대 근무지원단 군납 비리에 대한 국방부 조사본부의 수사 결과, 해군 헌병대의 송 후보자 음주운전 조사 기록 등이다. 이들 자료는 청문회를 앞두고 야당 국회의원과 언론을 통해 잇따라 공개됐다. 군 소식통은 “2급 비밀로 분류돼 일부 관계자에게만 배포된 문서”라며 “내부자 도움 없이는 절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철재·박성훈 기자 park.seong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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