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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단독범행” 이유미 “지시 받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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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준용씨의 채용 특혜 의혹과 관련해 증거 조작 당사자로 지목된 이유미(38·여)씨가 긴급체포되면서 이씨의 ‘단독범행’을 주장하는 국민의당과 이씨 사이에 진실 공방이 벌어질 조짐이다.

아들·회사 휴대전화 이용 카톡 조작 #동생에게 부탁해 녹취파일 만들어 #검찰, 이준서 전 최고위원 출국금지 #“공모 여부 아직 공개할 수 없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왼쪽)가 지난해 1월 직접 영입한 이준서 전 최고위원과 함께한 모습. [연합뉴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왼쪽)가 지난해 1월 직접 영입한 이준서 전 최고위원과 함께한 모습. [연합뉴스]

①조작 어떻게 했나=5월 5일 당시 안철수 후보 측 김인원 공명선거추진단 부단장이 공개한 준용씨의 특혜 채용 의혹의 증거는 미국 파슨스스쿨 동료의 증언이 담긴 음성파일과 카카오톡 단체 대화창이었다.

캠프에서 공명선거추진단장을 지낸 이용주 의원이 후에 이씨에게 확인한 바에 따르면 이씨는 본인과 아들, 회사 휴대전화 3대를 이용해 카카오톡상의 프로필을 파슨스 졸업생으로 바꾸고, 준용씨 특혜 채용과 관련된 대화를 나눴다는 것이다. 이렇게 캡처한 대화본을 이준서 전 최고위원에게 제보하고 “추가 인터뷰가 가능하냐”는 요청을 받자 동생에게 부탁해 녹취 파일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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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국민의당은 조작 몰랐나=공명선거추진단이 이 전 최고위원으로부터 제보를 받은 건 발표 전날인 5월 4일이었다. 당시 이 전 최고위원이 지인으로부터 제보를 받았다고 했고, 이씨의 존재에 대해선 몰랐다고 한다. 박주선 비대위원장은 27일 “당시엔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해 언론에 공개했다”고 설명했다.

이용주 의원은 “(당시 신빙성 확인 차) 직접 접촉해 보기 위해 이 전 최고위원에게 파슨스 졸업생의 e메일 주소를 요청했는데, 실제 파슨스 졸업생의 e메일이었기 때문에 믿었다”며 "당 차원에선 조직적 개입은 없었다. 있었다면 내가 의원직을 사퇴하겠다”고 말했다. 김인원 부단장도 본지 통화에서 “최고위원(이준서)이 아는 사람의 제보라고 가져왔고, 카톡 대화 내용도 굉장히 구체적으로 사실관계에 거의 부합했기 때문에 의심하기 어려웠다”고 했다.

③이씨 단독범행 맞나=이용주 의원은 지난 주말 동안 김 부단장과 이 전 최고위원, 이씨를 함께 불러 상황을 파악했다고 한다. 이 의원은 “이 전 최고위원과 이씨가 카카오톡에서 나눈 대화 내용까지 확인했는데, 이 전 최고위원이 조작 사실을 알았다고 보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이씨는 그러나 체포되기 전 일부 당원들에게 ‘모 위원장의 지시로 허위 자료를 만든 일로 남부지검에 참고인 조사를 받게 됐다. 당이 당원을 케어(보호)하지 않는다’는 문자를 보냈다. 이 전 최고위원이 연루됐다는 주장인 셈이다.

한편 검찰은 이씨가 조사 과정에서 “나에게 책임이 있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조재연 서울남부지검 2차장검사는 “이 전 최고위원과의 공모 여부 부분에 대한 조사 내용은 아직 공개할 수 없다”며 이같이 전했다. 검찰은 26일 이 전 최고위원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를 했다. 또 이씨의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파슨스스쿨 출신 직원이 이씨에게 준용씨에 대한 이야기를 한 게 이 사건의 계기가 된 것으로 보고 이 직원을 불러 조사할 계획을 세웠다.

박유미·김나한 기자 yumi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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