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항공우주산업(KAI)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대선 기간 중 한국항공우주산업(이하 KAI)이 위치한 사천·진주 지역을 항공우주산업의 중심지로 육성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항공우주산업의 활성화를 통해 일자리 창출과 안보, 안전 향상 등 현 정부가 직면한 난제를 동시에 해결할 모범답안에 가까운 공약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록히드마틴과 미 고등훈련기 수주 #중동·동남아·남미 등 수출도 활발 #조선업 연구인력 해외 유출도 막아
KAI는 국내 방위산업의 수출 산업화를 견인한 일등공신이다. 기본훈련기 KT-1과 초음속 고등훈련기 T-50를 중동·동남아시아·남미 등 전 세계에 수출하고 있다. 항공기 수출에 힘입어 우리나라 방산수출 품목은 탄약이나 부품류 위주에서 고부가가치 무기체계로 다양화·첨단화됐다.
KAI 임직원 수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국산 항공기 수출 확대와 함께 한국형 전투기(KF-X), 소형무장/민수헬기(LAH/LCH) 등 사업을 본격 추진하는 것이 주된 이유다. 지난 2013년 3100명 규모였던 KAI 임직원은 현재 4100여 명으로 불과 3년 남짓한 기간 동안 30% 이상 증가했다. 연구개발 인력의 비중도 매우 높다. KAI는 전체 임직원 중 40% 규모인 1600여 명의 연구개발 인력을 확보했다. 대표적인 R&D 기업인 삼성전자의 개발인력 비중이 20% 수준임을 고려할 때 항공산업의 고급 일자리 창출 효과를 짐작할 수 있다.
최근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조선업 인력을 대거 흡수하고 있다. 고급 인력의 해외 유출을 막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다. KF-X 등 대형 개발사업 추진에 따라 지난해부터 연중상시 채용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부터 채용한 조선 개발인력만 330여 명에 달한다. KAI는 미국 록히드마틴과 함께 미국 고등훈련기(APT) 사업 수주를 추진 중이다. 최소 350대 18조원 규모다. 미 해군 등의 후속 수출 물량과 제3국 추가수출 물량 등을 고려할 때 약 2000대 규모의 수출이 가능할 전망이다. 올해 말 결정 예정으로 선정 시 대규모의 추가적인 고용창출이 기대된다.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된 KT-1은 세계 동급 항공기 중 최고 수준의 안정성과 비행성능을 자랑한다. 인도네시아·터키·페루·세나갈 등지에 수출돼 국산항공기 수출 시대를 개막한 주역이다. T-50은 차세대 전투기 조종사 양성을 위한 최적의 고등훈련기로 평가된다. 우리 공군의 실전 운용을 통해 우수한 성능과 훈련효과가 검증됐다. 2006년 T-50 개발과 2011년 인도네시아 수출로 세계 12번째 초음속 항공기 개발국에 진입했으며 6번째 초음속 항공기 수출국가가 됐다. 이후 이라크·필리핀·태국 등 연이은 수출 성공으로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다목적헬기인 수리온은 자주국방력 강화와 헬기 독자개발 기술력 확보라는 염원을 담아 추진됐다. 우리 군이 운용하고 있는 헬기는 약 700대 규모로 세계 5위권에 해당하는 군용 헬기 운용국이었지만 그동안 모두 외국산에 의존했다. 수리온 기동헬기는 올해 한미연합 독수리훈련과 연계해 진행된 기동예비전력 전개훈련에 참여하는 등 항공전력의 주역으로 활약 중이다.
해병대의 숙원사업이었던 상륙기동헬기(MUH-1)는 지난해 개발을 완료해 올해부터 배치될 예정이다. 해병대는 수리온 상륙기동헬기를 통해 독자적인 입체 고속 상륙작전 능력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의무후송전용헬기(KUH-1M)도 지난해 개발 완료하고 양산 준비 중이다. 수리온을 임시 개조해 운용 중인 육군 의무후송항공대 ‘메디온(MEDEON)’ 부대는 월 평균 8회 이상 후송임무를 수행하는 등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 수리온은 경찰·소방·산림·해경 등 각 운용기관별 특성에 따라 임무장비가 추가되거나 변경된다. 산불진화나 인명구조 등을 위한 산림헬기와 응급환자의 이송·구급, 화재진화 등을 위한 제주소방헬기도 순조롭게 개발 중이며 올해 말 납품 예정이다.
KAI 관계자는 “수리온 산림·소방헬기는 야간비행조명, 4축 자동비행 조종 장치, 레이더 고도계, 3D 전자지도, 지상충돌경보장치 등 첨단 임무장비들로 야간 및 악천후에서도 임무수행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송덕순 객원기자 song.deokso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