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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sident Moon” 언급할 트럼프 트윗은?

중앙일보

입력

29~30일 미 워싱턴에서 열릴 문재인 정부의 첫 한·미 정상회담과 관련, 정부가 두 지도자의 공동기자회견 결과만큼이나 긴장하며 기다리는 것이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트위터다.

여과없는 트럼프 트위터, 정상회담 평가 좌우할 수도 #日 아베 방미때는 2박3일동안 7개 '폭풍 트윗' #문 대통령 방미시 이방카-쿠슈너 부부 역할도 주목 #트럼프 손녀, 시 주석 부부 앞에선 중국 민요 불러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정치(Twitter politics)’는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자신의 기분과 생각을 여과 없이 트위터를 통해 전달하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만난 많은 정상들은 트윗을 피해가지 못 했다. 공동성명 등 공식 결과물보다도 그의 트윗 한 줄로 정상회담의 성패가 판가름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 직접 트윗을 한 적은 아직 없다. 이에 정부 당국자들은 문 대통령을 만난 뒤 트럼프 대통령의 첫 트윗이 어떤 내용을 담을 지 주시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외국 정상이 미국을 방문할 때 환영 트윗을 날린다. 여기까지는 ‘필수’지만, 이후는 ‘옵션’이다. 그가 트윗을 하는 회수와 상대국 정상에 대해 쓰는 표현, 호칭 등을 보면 곧 호감도를 가늠할 수 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지난 2월 10~12일 방미해 2박 3일을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보냈다. 길지 않은 방미 기간 동안 트럼프 대통령이 아베 총리에 대해 올린 트윗은 7개나 됐다. 아베 총리가 들고 간 ‘일자리 70만개 창출’ 등에 대한 화답이었다.

첫번째 트윗은 2월11일 아베 총리와 에어포스 원에서 함께 찍은 다정한 사진과 함께 올라왔다. 두번째 트윗도 같은 날 올라왔다. “멜라니아와 나는 팜비치 마라라고에서 아베 총리 부부를 맞이하고 있다. 멋진 부부(wonderful couple)”라는 내용이었다.

지난 2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방미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올린 첫 트윗. [트럼프 대통령 트위터]

지난 2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방미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올린 첫 트윗. [트럼프 대통령 트위터]

12일에는 아베 총리와 함께 골프 라운딩을 하는 사진을 트윗했다. 다음 트윗에서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 프로골퍼 어니 엘스도 함께 했다고 자랑했다. 곧이어 “아베 총리, 일본 대표단과 업무 만찬을 하며 좋은 대화를 나눴다”는 내용의 트윗을 올렸다.

당시 만찬 중 북한이 미사일 도발을 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아베 총리와 함께 긴급 공동성명을 발표했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해당 동영상도 트위터에 올렸다. 그는 “이틀 동안의 생산적인 대화를 한 뒤 아베 총리가 일본으로 돌아가는 길”이라며 ‘트윗 배웅’도 잊지 않았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은 지난 4월 6~7일 미국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에 대해 올린 트윗은 사실상 달랑 한 개였다. 내용이 길어 두 개로 나눠 올렸지만 한 문장이었다. “시 주석 부부를 손님으로 모셔 영광이었다. 우정이 생겼지만 무역에 대해서는 시간만이 말해줄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긴장감이 느껴지는 트윗이었다.

시 주석에 대한 트윗은 정작 그 이후에 본격적으로 이어졌다. 북핵 문제에 협력하라고 압박하는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중국이 돕는다면 좋겠지만, 아니라면 우리는 중국 없이 문제를 풀 것”(4월11일), “중국이 북한 문제에 적절히 대응할 것이라는 데 큰 믿음을 갖고 있다”(4월13일) 등이었다.

트윗 뿐만이 아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미·중 정상회담에서 이뤄진 비공개 대화내용까지 공개했다. 4월 12일 폭스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시 주석과 디저트를 먹던 도중 시리아 공습 소식을 이야기하자 시 주석은 10초 정도 말을 잇지 못하더니 통역을 한 번 더 하라고 지시했다”고 소개했다. 12일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는 “시 주석이 한반도가 실제로는 중국의 일부였다고 했다”고 밝혀 한국까지 발칵 뒤집어놓았다.

외교부 관계자는 “당시 중국이 겉으로는 표시를 안 내고 중국 언론도 보도를 자제했지만, 내부적으로는 당혹감과 불쾌감을 감추지 못했다고 한다. 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뒤 비슷한 상황이 벌어지는 것은 상상조차 하고 싶지 않은 악몽”이라며 “정상회담 뒤에도 상당 기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방카-쿠슈너의 성의 표시는?=이번 문 대통령의 방미 일정 중 트럼프 대통령의 딸인 이방카와 사위 재러드 쿠슈너가 어느 정도 참여할 지도 관심사다. 이방카 부부는 명실공히 백악관 실세로서 주요국 정상의 방미 때마다 모습을 드러냈다.

특히 아베 총리가 미국을 찾았을 때는 세 자녀를 모두 회담이 열리는 마라라고로 데려왔다. 시진핑 주석의 방미 때는 이방카 부부의 딸 아라벨라가 중국 민요 모리화를 불렀다. 이를 들은 시 주석 부부는 환하게 웃으며 박수를 쳤다. 이방카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이런 활동들을 사진과 영상으로 올려 직접 ‘홍보’에 나서기도 했다.

유지혜 기자 wise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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