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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식이' 목격자가 '창×'라는 악플에도 고소 못 한 속사정

중앙일보

입력

[사진 픽사베이]

[사진 픽사베이]

치킨 프랜차이즈 '호식이 두마리치킨'의 최호식(63) 전 회장의 성추행 사건 당시 피해 여성을 도왔던 주부 A(28)씨가 악플(악성 댓글)에 시달리다 경찰서를 방문했으나 소장을 접수하지는 못했다. 당시 최 회장과 피해 여성이 호텔로 들어서는 모습을 담은 폐쇄회로(CC)TV가 공개되면서 A씨 일행은 '꽃뱀 사기단'이라는 악플과 비난에 시달려야 했다. 피해 여성의 "도와달라"는 말을 듣고 그를 호텔 밖으로 데리고 나왔다가 자작극을 꾸민 사기범으로 몰린 것이다.

A씨는 이달 23일 A4용지 약 100장 분량의 악플 캡처본을 들고 경기 부천 원미 경찰서를 찾았다. '저 여자들 창×' '4인조 꽃뱀 사기단 아니냐'와 같은 심한 욕설이 적힌 댓글들이었다. 그런데 A씨는 경찰로부터 "고소가 어렵다"는 답을 들었다. 악플러들이 댓글에서 '저 여자들'이라고 표현하는 등 A씨를 특정해서 악플을 쓴 것은 아니어서 고소가 어렵다는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해당 댓글들이 모욕성은 있지만 A씨를 특정하지 않아 고소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며 "A씨의 이름이 들어간 악플 등을 찾아 다시 경찰서를 찾아달라고 안내했다"고 말했다. 명예훼손이나 모욕죄가 성립하려면 특정인에 대한 비난이 불특정 다수에게 전파될 가능성이 있어야 하고, 상대의 사회적 평가를 떨어뜨릴 정도의 경멸적 표현이어야 한다.

한편 최 전 회장은 이달 3일 서울시 강남구 청담동 한 일식집에서 20대 여직원과 식사를 하던 중 부적절한 신체접촉을 하고 호텔로 강제로 끌고 가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최 전 회장을 조만간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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