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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내셔널]이천 볏섬만두전골, 용인 외지샐러드, 남양주시 털러기묵밥...

중앙일보

입력

경기도 이천시 호법면에 있는 '돌댕이 석촌골'은 이천 지역에서도 알아주는 향토 음식점이다. 예부터 임금에게 진상한 것으로 유명한 이천쌀로 밥을 짓고, 이천에서 생산되는 농산물로 반찬을 만든다.
이 집의 인기 메뉴는 볏섬만두. 풍년을 기원하기 위해 노란색·흰색·초록색 등 오방색으로 만든 만두다. 벼 가마니에 곡식을 가득 넣은 것같아 볏섬만두라 불린다고 한다. 호법면 일대에서 대대로 전해오는 향토 음식이다.

농가맛집인 경기도 이천시의 돌댕이 석천골의 대표 음식인 게걸무시래기밥과 볏섬만두 전골 등 한상차림. 이천지역 특산물인 게걸무청 등을 넣었다. [사진 경기도농업기술원][사진 경기도농업기술원]

농가맛집인 경기도 이천시의 돌댕이 석천골의 대표 음식인 게걸무시래기밥과 볏섬만두 전골 등 한상차림. 이천지역 특산물인 게걸무청 등을 넣었다. [사진 경기도농업기술원][사진 경기도농업기술원]

이천지역 특산물인 게걸무의 이파리를 말려 만든 무청 시래기와 고사리·숙주나물·두부 등이 속재료로 사용된다. 치자와 당근·시금치 등으로 색을 낸 만두피로 모양을 낸 뒤 쪄내면 담백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게걸무는 그냥 먹으면 맛이 맵고 씁쓸하지만 쪽갈비에 넣거나, 시래기밥 등으로 만들면 특유의 향과 맛이 식욕을 돋게 한다.

농촌진흥청이 선정한 '경기도 농가맛집' 따져보니 #전통음식계승ㆍ농민소득위해 농가맛집 선정 #2007년부터 지역에서 음식 맛 좋은 117곳 뽑아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산물로 향토음식 만들어 판매 #전통문화 체험하고 주변에 관광지도 있어 인기

돌댕이 석천골 이복순 (62·여) 대표는 "어머니와 외할머니까지 모두 이천 사람이라 우리집에선 대대로 해먹었던 음식인데 많은 사람들이 볏섬만두나 게걸무를 잘 모르더라"며 "농업기술원에 가서 향토 음식을 공부하다 '이런 음식이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어서 도전했는데 반응이 좋았다"고 말했다.
이 식당의 가장 큰 특징은 모든 식재료가 국내산, 그것도 용인에서 생산됐다는 것이다. 주인 부부가 직접 농사지은 것은 물론 인근 농민이 생산한 농산물도 상에 오른다.

이씨의 식당은 '농가맛집'이다. 농촌진흥청이 향토 음식 전승과 농민들의 소득을 올리기 위해 2007년부터 육성한 농촌식당이다. 농가맛집으로 지정된 식당은 모두 식재료 대부분을 직접 생산하거나 인근에서 조달한다. 농촌진흥청 관계자는 "식당 주인뿐 아니라 마을 경제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현재 전국 117곳이 농가맛집으로 지정돼 있다.

농가맛집으로 지정된 경기도 용인시의 담꽃의 대표음식인 용인외지로 만든 샐러드와 빠치장. 용인외지는 늙은 오이로 만든 반찬이고 빠치장은 메줏가루 등을 넣은 즉석 장이다. 최모란 기자

농가맛집으로 지정된 경기도 용인시의 담꽃의 대표음식인 용인외지로 만든 샐러드와 빠치장. 용인외지는 늙은 오이로 만든 반찬이고 빠치장은 메줏가루 등을 넣은 즉석 장이다. 최모란 기자

경기도 용인시 이동면에 있는 한정식 식당 '담꽃'도 농가맛집으로 유명하다.
특히 한창 제철을 맞은 늙은 오이를 활용한 용인 외지샐러드가 눈길을 끈다. 용인 외지는 늙은 오이를 쌀뜨물과 소금으로 절인 용인 지역에서만 내려오는 밑반찬이다. 여기에 양상추 등 다른 야채와 훈제 오리를 넣어서 샐러드처럼 만들었다.
이 집의 또 다른 별미는 빠치장. 이른바 쌈장이다. 고추장과 된장을 섞는 기존 쌈장과 달리 메줏가루와 고춧가루에 표고버섯 등을 넣고 여기에 다시 들기름을 붓고 버무린다. 예전 용인에서 논일하던 어르신들이 여름철에 더위로 입맛이 없을 때 절인 배춧잎에 빠치장을 넣어 싸 먹었다고 한다.
용인지역의 대표적인 향토 음식인 '백암순대'와 제육볶음에 빠치장을 넣어 쌈을 싸 먹으면 금상첨화다.
담촐 김말자(58·여)씨는 "맛도 맛이지만 제철에 생산된 신선한 재료만 사용하기 때문에 손님들의 만족감이 높다"고 말했다.

농가맛집의 운영자는 모두 농민이다. 농촌진흥청은 각 지역 농업기술원·농업기술센터 등과 협의, 농가맛집 지정을 신청한 농민 중에서 손맛이 좋은 이들을 엄선해 인증해줬다. 주 메뉴는 지역 농산물을 활용한 향토 음식이다. 지역에서 대대로 내려온 요리방법을 토대로 각자 자신들이 추가로 연구한 비법을 더했다고 한다.

예컨대 경기도 양평군에 있는 '광이원'은 지역 대표 식재료를 활용한 자연밥상과 20년간 담가온 전통 된장을 사용한 건강 밥상을 선보인다.

경기도 양평군의 농가맛집 광이원의 뽁작장 정식 [사진 농촌진흥청]

경기도 양평군의 농가맛집 광이원의 뽁작장 정식 [사진 농촌진흥청]

강원도 횡성군에 있는 '오음산 산야초밥상'은 인근에서 나는 식자재로 제철 밥상을 만든다.
전라남도 순천시에 있는 '덕동원'은 현지에서 나는 돼지감자·산야초, 순천 특산물인 생선 대갱이로 만든 음식을 고객에게 선보인다.

경기도 양주시 남면에 있는 '매화당'은 두부로 만든 콩스테이크와 맥적구이정식 등 다양한 한식을 판매한다. 특히 벼를 3개월 동안 발효시켜 누룩으로 만든 맹골전통주가 인기다.

경기도 이천시 신둔면의 '안옥화 음식갤러리'는 지친 몸의 기력을 회복할 수 있는 약선탕, 산야초 전골, 뿌리 정식 등을 판다. 약선요리는 코스요리로 차별화시켰고 예약제로 운영된다.

경기도 낭양주시에 위치한 '봉바위'는 직접 만든 장으로 만든 매운탕과 털러기 묵밥이 인기다. '털러기'는 남양주시에서 양념을 적게 넣어 담든 묵은 김치를 부르는 말이라고 한다.

남양주시 봉바위의 털러기 묵밥과 매운탕 [사진 농촌진흥청]

남양주시 봉바위의 털러기 묵밥과 매운탕 [사진 농촌진흥청]

하지만 농가맛집 음식만으로는 많은 손님을 끌어모기에 한계도 있다고 한다. 그래서 상당수 농가맛집들은 자신들의 특기를 내세운 체험 공간도 마련해 운영하고 있다. 농촌체험이나 한옥 체험, 전통 식초와 고추장 만들기 등 전통 식문화 체험도 마련하고 있다. 음식점 주변에는 관광지 등 볼거리도 많아서 식사 후에 산책도 가능하다.

김순재 경기도농업기술원장은 "농가맛집은 지역생산 식재료와 문화를 활용한 공간"이라며 "차별화된 농가맛집 메뉴를 통해 이야기가 있는 농촌 공간을 만들어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천·용인=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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