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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트병으로 만든 옷·운동화 … 패션계도 업사이클링 바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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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업사이클링(Up-cycling)’은 버려지는 제품을 재활용(Recycling)하는 차원을 넘어 새로운 제품을 재탄생시키는 창조 행위다. 1939년 스위스에서 그래픽 디자이너들이 천막을 잘라 가방 브랜드 ‘프라이탁’을 만든 것이 시초로 여겨진다.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업사이클링 제품도 늘어나고 추세다.

해양 플라스틱 폐기물 등 재활용 #아웃도어 브랜드 등 신제품 출시 #기능성 살리고 심미성까지 갖춰 #“제품 구매만으로 환경보호 참여”

국내에서도 업사이클링 바람이 거세다. 특히 6월 환경의 달을 맞아 스포츠 브랜드와 패션 업계에서도 업사이클링 상품들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단순히 폐기물을 가공하는 차원을 넘어 기능성과 심미성까지 두루 갖춘 제품들이어서 시선을 끈다.

네파가 페트병을 재활용해 만든 티셔츠. [사진 네파]

네파가 페트병을 재활용해 만든 티셔츠. [사진 네파]

아웃도어 브랜드 네파는 최근 ‘에코 그래픽 티셔츠’ 2종을 출시했다. 티셔츠를 만드는 사용된 원사는 페트병을 재활용해 만들어진 ‘리젠’이다. 다양한 스타일의 재킷과 바지와 어울리도록 전체적으로 모노톤의 컬러로 구성했고, 심플한 가슴 로고 프린트가 있는 것이 특징이다.

네파 상품본부 이희주 전무는 “네파 에코 그래픽 티셔츠는 친환경 소재를 사용해 소비자들이 제품 구매만으로도 환경보호에 참여하게 할 수 있도록 했다”면서 “아웃도어 브랜드로서의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기 위해 기획된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아웃도어 브랜드인 K2 역시 지난달 세계 최대 규모의 자연 보전기관인 ‘세계자연기금(WWF)’과 함께 ‘WWF 콜렉션’을 출시했다. 옥수수에서 추출한 ‘소로나’와 화학 성분의 비료나 농약을 사용하지 않은 유기농 면인 ‘오가닉 코튼’, 재생된 대나무 펄프로 만들어져 가볍고 통기성이 우수한 ‘뱀부’ 등 친환경 소재를 두루 적용했다.

블랙야크가 최근 출시한 친환경 발수제를 적용한 ‘아이언 팬츠’. [사진 블랙야크]

블랙야크가 최근 출시한 친환경 발수제를 적용한 ‘아이언 팬츠’. [사진 블랙야크]

블랙야크는 지난해 친환경 발수제를 개발하는 ‘야크 그린(YAK GREEN) 친환경 정책 2.0’을 국내 업체 처음으로 공식 선포했다. 아웃도어 제품의 발수 가공 처리에 사용되는 과불화 화합물(PFCs, Perfluorinated Compounds)은 온실 가스의 한 종류다. 이에 따라 블랙야크는 과불화 화합물이 아닌 친환경 발수제를 적용한 엘론드 팬츠를 출시한 데 이어 올해에도 아이언 팬츠를 추가로 출시했다.

아예 2020년부터는 전 제품에 친환경 발수제를 사용하는 ‘친환경 정책 3.0’을 완성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지난 5일 환경의 날을 맞아 이를 다짐하는 ‘야크 그린, 새싹을 채워주세요’ 행사를 개최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강태선 블랙야크 회장은 “이제 친환경 정책은 선택이 아닌 필수이며, 이를 통해 우리는 지속 가능한 성장과 미래 세대와의 상생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디다스가 지난달 출시한 해양 플라스틱 폐기물로 만든 러닝화. [사진 아디다스]

아디다스가 지난달 출시한 해양 플라스틱 폐기물로 만든 러닝화. [사진 아디다스]

스포츠 브랜드 중에서는 아디다스의 친환경 움직임이 눈에 띈다. 아디다스는 지난달 말 해양 플라스틱 폐기물로 만든 러닝화 2종 ‘울트라 부스트 팔리’와 ‘울트라 부스트 언케이즈드 팔리’를 출시했다. 몰디브 해안에서 정화 작업을 통해 수거한 해양 플라스틱 폐기물을 활용한 제품으로 신발 한 켤레당 평균 11개의 플라스틱 병이 재활용된다.

아디다스는 지난 2016년부터 해양환경보호단체 팔리포더오션((Parley for the Oceans)과 손잡고 ‘울트라 부스트’ 러닝화를 제작해 왔다. 지난해엔 국내 100켤레가 한정출시됐지만 하루 만에 완판 됐을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해양 폐기물로 제작됐지만 기능성은 그대로 살렸다. 신발 끈과 발목을 감싸는 부분은 해양 폐기물을 활용하지만, 밑창 부분에는 아디다스의 최신 기술인 ‘부스트 테크놀로지’를 적용해 착화감에서는 일반 제품과 차이가 없다.

가성비를 내세워 제품을 찍어내는 SPA(기획·생산자가 유통·판매까지 하는) 브랜드 역시 이미지 변신을 시도하는 중이다. H&M은 플라스틱을 활용한 리미티드 콜렉션(컨셔스 익스클루시브)를 올 시즌 전면에 내세웠다. 해양 폐기물로 제작한 재활용 폴리에스터 바이오닉을 포함해 유기농 실크와 면 등이 사용됐다. 제품 출시 당시 H&M의 수석 디자이너이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퍼닐라 울파르트는 “ H&M의 모든 활동이 지속가능하길 바라는 염원이 담겨 있다”고 말했다.

장주영 기자 jang.joo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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