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말 경남 거제시 일운면 지세포리. 인구 2000명인 이곳엔 770세대 규모의 아파트 공사가 한창이었다. 공사장 인근에서 만난 한 주민은 하지만 “분양률이 50%도 채 안 된다더라”며 “최근 1년 새 거제 곳곳에 미분양 아파트가 넘쳐나고 있다”고 말했다.
호황은 거품을 만든다. 거제도 그랬다. 조선업으로 벌어들인 돈이 흘러들며 부동산 광풍이 불었다. 2015년 기준 거제시 전체 세대(10만2317세대)의 절반이 아파트(약 5만7000여 가구)인데, 이런 아파트 4채 중 한 채가 2009년 이후 지어졌다.
새로 들어선 아파트에는 조선업체에서 일하는 유럽·미국 엔지니어 가족이 많이 살았다. 조선업 불황이 시작되자 이들 중 상당수가 본국으로 돌아갔다. 그렇게 부동산 거품이 꺼지며 거제는 현재 몸살을 앓고 있다.
조선업을 통해 대한민국 제조업의 현주소를 짚어 보는 디지털 스페셜 ‘거제, 이대로 추락할까’ 시리즈 2편은 '거품 꺼진 도시'가 19일 공개된다. 1편‘밀려난 사람들(http:www.joongang.co.kr/Digitalspecial/184)’은 지난 15일 보도됐다.
정선언 기자 jung.sune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