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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 이 책] 사이버 스트레스 外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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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사이버 스트레스(만프레드 슈피처 지음, 박병화 옮김, 알마, 436쪽, 2만3000원)=독일의 뇌 과학자가 디지털 시대를 혹독하게 비판한다. 디지털 기기에 의존하는 오늘 우리의 일상은 일종의 질병에 걸린 것과 같다는 경고가 서슬 퍼렇다. 특히 ‘페이스북은 팝콘을 먹는 것과 같다’는 구절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공허하고 빈 칼로리밖에 없다고 해도 욕구를 충족시켜줄 것처럼 믿게 하기 때문이란다. 사이버공간은 시대의 병동이라는 주장에 공감이 간다.

스스로를 달빛 삼다(원철 지음, 휴, 296쪽, 1만4000원)=원철 스님의 산문을 차곡차곡 쌓은 책. 도시와 산을 오가는 수행자로서의 일상과 경전 탐구, 그리고 자연의 이치와 공간에 대한 깊은 사색이 담겨 있다. 법정 스님을 잇는 불교계 문장가답게 문장 한 줄 한 줄이 허투루 넘어가지 않는다. 책을 읽을 때 공기 맑은 숲길을 걷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경치만 좋다고 명산이 되는 것은 아니다’는 문장에 밑줄을 쳤다.

울트라 소셜(장대익 지음, 휴머니스트, 272쪽, 1만5000원)=진화심리학을 대중에 알린 장대익 서울대 자유전공학부 교수의 신작. 이른바 다윈 3부작으로 통하는 『다윈의 정원』 『다윈의 서재』 『다윈의 식탁』에 이어 이번에는 인류의 사회성을 들여다본다. 장대익 교수는 다른 영장류와 구별되는 인간의 강력한 사회성을 ‘초사회성(ultra-sociality)’라 명명하며, 인류만이 누리는 문명이 사회성의 산물이라고 주장한다.

커넥토그래피 혁명(파라그 카나 지음, 고영태 옮김, 사회평론, 624쪽, 2만8000원)=국제관계 전문가가 예측한 미래의 세계 질서. 지금까지 인류의 문명을 결정지은 단위가 민족과 국가였다면 미래에는 영토를 초월한 시장과 자원에 대한 접근성이 최우선 관심사가 될 것이라는 게 지은이의 주장이다. 책을 관통하는 ‘Connectography’라는 개념은 ‘관계(Connect)’와 ‘지리학(Geography)’을 합성한 신조어다. ‘관계와 연결의 지리학’이라 부를 수 있겠다.

가장 완벽한 시작(팀 버케드 지음, 소슬기 옮김, 엠아이디, 388쪽, 1만7000원)=제목만 보면 시집 같다. 그러나 생물학 책이다. 정확히 말하면 ‘알’에 관한 이야기다. 지은이에 따르면 새알이야말로 ‘가장 완벽한 시작’이다. 40년 동안 새를 연구한 지은이가 새가 되기 전의 생명체로 관심사를 옮겼다. 새는 왜 하나같이 타원형일까, 흰자는 왜 있고 노른자는 왜 있을까, 알의 색깔은 왜 다를까…. 지은이가 질문을 던지고 스스로 답을 준다.

현대 유럽의 역사(앨버트 S. 린드먼 지음, 장문석 옮김, 삼천리, 896쪽, 3만9000원)=이제껏 익숙한 유럽사는 소위 ‘영·프·독’의 역사였다. 그러나 이 책은 러시아를 비롯해 동독, 폴란드, 옛 유고슬라비아와 체코슬로바키아까지 유럽사의 지평을 넓힌다. 50년 넘게 대학에서 역사를 가르치고 있는 지은이의 내공이 꾹꾹 쟁여져 있다. 900쪽에 가까운 묵직함을 자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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