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추적]혹사당하는 집배원, 하루 12시간 근무하고 급여는 고작 120만원 뿐

중앙일보

입력 2017.06.17 00:01

16일 경기도 화성 우체국 앞에서 1인시위를 벌이고 는 조합원 [사진 집배노동조합]

16일 경기도 화성 우체국 앞에서 1인시위를 벌이고 는 조합원 [사진 집배노동조합]

“주말도 제도로 못 쉬고 하루 평균 12시간 이상 일하지만 월급은 기본급 120만원뿐입니다. 3~4시간씩 초과근무해 받는 수당을 포함해도 200만원이 채 안 됩니다.”

비정규직 초과수당 받아도 200만 안돼
정규·비정규 동일노동 불구 급여 달라

4500명 충원하면 1인 9시간 근무 가능
우정본부 "19일 공식 입장 밝히겠다"

최승묵 전국 집배 노조 위원장은 16일 오후 중앙일보 기자와 통화에서 “현재 근무 중인 비정규직 집배원의 처우”라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우리야 그나마 정규직이니까 공무원에 준하는 급여를 받지만, 비정규직 집배원 3000명 정도는 최저생계비 수준에 머물러 있다”며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일을 서로 바꿔가며 똑같이 하는데 처우가 다를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집배원들의 처우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4500명 정도의 인력 충원이 필요하다”며 “정규직 비정규직을 떠나 1만6000명의 집배원은 주말 없이 거의 매일 14시간 정도 일을 한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 본인도 하루 1500통(등기우편 등 200통 포함) 택배 50여개를 배달하며 하루 14시간 일하고 있다고 했다. 4500명이 충원되면 1인당 9시간 정도 일할 수 있다고 했다.

최 위원장의 말처럼 집배원들의 노동시간은 매주 13시간을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고용노동부가 지난 5월 실시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집배원들은 하루 평균 1000통의 우편물을 배달하고 매주 13시간이 넘는 연장근무를 하고 있다. 매일 아침 7시에 출근해 오후 8시까지 13시간을 일하고, 토요일에도 격주로 오전 7시부터 오후 4시까지 근무한다. 연차휴가 사용 일수도 연평균 2.7일뿐이다.

노동자연구소가 지난해 7월 조사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집배원들의 일주일 근무시간(초과근무 포함)은 55.9시간으로 2015년 경제활동인구조사에서 밝힌 43.6시간보다 12시간이 더 많다.

도심 지역의 경우 택배 업무를 위탁하고 있지만 비도심 지역은 택배업무도 해야 하기 때문에 노동 강도가 더 센 상황이다.

이처럼 장시간 근무에 고강도 업무에 시달리다보니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집배원 17명이 목숨을 잃었다. 과로사 10명, 배달 중 사고 3명, 자살 4명 등이라고 집배노조는 설명했다.

집배노조원들은 4500명 충원을 촉구하며 매일 각자 일하는 우체국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최 위원장은 “우정사업본부의 산업재해율이 우리나라 산재율보다 배 이상 높다”며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해 근로기준법 위반 사항을 철저하게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정사업본부 관계자는 “집배노조의 입장을 충분히 수렴해 해당 부서에서 의견을 정리 중에 있다. 오는 19일 오전에 인력운용 방안 등의 공식입장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인천=임명수 기자 lim.myoung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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