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자’ 4K 상영관에서 보세요 (영상 첨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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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M] 내한 기자회견에서 건진 ‘옥자’ 꿀팁

제70회 칸국제영화제 이후 영국 런던, 미국 LA와 뉴욕을 거쳐 마침내 서울로 돌아온 ‘옥자’ 제작진. 6월 14일 광화문 특급호텔에서 열린 ‘옥자’ 내한 기자회견에선 지금껏 공개된 적 없는 고급 정보가 쏟아져 나왔다. ‘옥자’ 관람 전 이것만큼은 필수체크다.

◆4K 상영관에서 관람할 것=‘옥자’가 극장 개봉과 동시에 넷플릭스에 온라인 스트리밍되는 데 반발한 국내 대형 멀티플렉스 체인들은 이 영화의 상영을 보이콧하고 있는 상황. 이에, 국내 배급사 NEW는 서울 대한극장●서울극장 등 전국 100여 개 단관 극장 개봉을 협의하고 있다. “‘옥자’가 온라인 스트리밍 영화와 극장 상영에 대한 룰이 정리되는 신호탄이 되면 좋겠다”는 봉준호 감독은 “넷플릭스와 더불어 큰 화면에서도 작은 규모여도 길게 관객들을 만나고 싶다”고 했다. ‘옥자’는 “디지털 버전 70mm 카메라라 할 만큼 압도적인 화소수를 지닌 알렉사65”로 촬영한 작품. 봉준호 감독에 따르면 “알렉사65는 대자연을 찍으면, 햇빛 아래 날아다니는 날벌레까지 포착해 스크린 너머 공간에 실제로 들어가 있는 느낌을 주는 카메라”다. 제88회 아카데미 시상식 감독상과 촬영상을 받은 영화 ‘레버넌트:죽음에서 돌아온 자’(2016,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감독)도 일부 장면을 이 카메라로 촬영했다. 봉 감독은 “이 카메라의 위력을 온전히 느끼기 위해서는 부산 영화의 전당, 경기도 파주 명필름 아트센터, 서울 KU 시네마테크 등 4K 상영관에서 봐 달라”고 권했다.

'옥자' 예고편에서 옥자와 수퍼돼지 미자가 서로 눈을 맞추는 장면 [넷플릭스]

◆영화 속 도살장 장면은 실제의 20~30배 순화 버전=도살장 장면이 충격적이라는 이들에 대한 봉준호 감독의 답변. 2015년 ‘옥자’ 시나리오를 쓰며 최두호 프로듀서와 하루 5000마리 이상의 소를 도살하는 미국 콜로라도의 거대 축산공장을 방문한 봉 감독. “100m 밖에서부터 풍기던 피와 배설물과 뼈가 녹는, 말로 형언할 수 없는 냄새가 뉴욕에 돌아와서도 떨쳐지지 않았다”는 그는 한동안 고기에 입도 못 댔다. 지금도 “옥자가 생각나 돼지고기만큼은 먹지 않는다”고.

'옥자'는 주인공 미자와 수퍼돼지 옥자, 자본주의를 상징하는 다국적 기업 CEO 등 주요 캐릭터가 모두 여성이다 [넷플릭스]

◆옥자와 미자가 여성이어야 했던 까닭은=‘플란다스의 개’(2000) ‘괴물’(2006) 등 ‘봉준호 영화’에선 늘 혹독한 세상을 헤쳐 나가는 소녀들이 등장한다. “왜인지 모르지만, 나는 여드름 가득한 소년보단 소녀들이 강인할 때 더 아름답게 느껴진다. ‘옥자’에서는 옥자와 미자(안서현)만 아니라, 다국적 기업 CEO(틸다 스윈튼)도 여성이다. 특별히 여성주의적인 관점에서 접근한 게 아닌데도, 자연스럽게 여성 캐릭터들을 중심에 두게 됐다.” 봉준호 감독의 말이다. 틸다 스윈튼은 “자본주의에 맞선 혹독한 여정 속에서 미자는 언제나 진정한 친구이자 가족인 옥자만을 위한 선택을 한다”면서 “이러한 선택들은 미자의 여성성에 깊이 뿌리를 두고 있다. 이는 봉준호 감독이 실제 현실을 반영한 것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실버와 블론드는 브로맨스가 아닌 로맨스 관계=동물 보호 단체 ALF의 터프한 멤버 블론드 역을 맡은 다니엘 헨셜은 블론드가 시위 진압대로부터 목숨 걸고 지켰던 또 다른 멤버 실버(데본 보스틱)와의 ‘브로맨스’를 묻는 질문이 나오자 “둘은 브로맨스보다 훨씬 더 풍부한 감정을 나누는, 우정을 넘어선 사이”라고 짧고 굵게 커밍아웃했다.

'옥자' 내한 기자회견에서 (왼쪽부터) 배우 변희봉, 틸다 스윈튼, 안서현, 스티븐 연, 지안카를로 에스포지토, 다니엘 헨셜, 그리고 봉준호 감독. [넷플릭스]

'옥자' 내한 기자회견에 참석한 봉준호 감독과 틸다 스윈튼 [넷플릭스]

◆‘설국열차’ ‘옥자’ 모두 함께한 틸다 스윈튼에게 봉준호 감독이란=“나의 형제다(My Brother).”(틸다 스윈튼)
◆다음 ‘봉준호 영화’는 100프로 한국어=잇따라 다국적 영화를 만든 데 대해 봉준호 감독은 “‘설국열차’(2013)는 인류의 다양한 생존자들이 한 기차에 탄 이야기고, ‘옥자’는 아시아 깊은 산속 소녀가 뉴욕 맨해튼의 CEO와 맞서는 이야기”라며 “하고 싶은 스토리로 영화를 찍다 보니 다국적으로 흘러간 것뿐”이라고 했다. 송강호와 다시 뭉치는 차기작 ‘기생충’은 “100% 한국어 영화”라고.

나원정 기자 na.wo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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