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정부, 文대통령 '현충일 추념사'에 반발

중앙일보

입력 2017.06.13 14:18

업데이트 2017.06.13 14:21

레 티 투 항 베트남 외교부 대변인[EPA=연합뉴스]

레 티 투 항 베트남 외교부 대변인[EPA=연합뉴스]

베트남 정부가 베트남 전쟁 참전 한국 군인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경의 표명에 반발하고 있다.

13일 외교가 소식통에 따르면 베트남 외교부는 지난 9일 베트남 한국대사관을 통해 문 대통령의 현충일 추념사에 항의했다.

베트남 외교부는 지난 12일에도 자체 홈페이지를 통해 레 티 투 항 대변인 명의로 이와 관련한 입장을 밝혔다.

베트남 정부는 외교부 홈페이지를 통해 "한국 정부가 베트남 국민의 감정을 상하게 하고 양국 우호와 협력 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 언행을 하지 않을 것을 요청한다"고 전했다.

앞서 6일 열린 제62회 현충일 추념식에서 문 대통령은 "베트남 참전용사의 헌신과 희생을 바탕으로 조국경제가 살아났다"며 "폭염과 정글 속에서 역경을 딛고 묵묵히 임무를 수행했고, 그것이 애국"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국의 전쟁터에서 싸우다가 생긴 병과 후유장애는 국가가 함께 책임져야 할 부채"라며 "이제 국가가 제대로 응답할 차례로, 합당하게 보답하고 예우하겠다"고 약속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현충일 추념사와 관련한 베트남 정부 입장[베트남 외교부 홈페이지=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의 현충일 추념사와 관련한 베트남 정부 입장[베트남 외교부 홈페이지=연합뉴스]

이에 항 베트남 대변인은 "베트남은 한국을 포함해 모든 국가와 우호적 관계를 발전시키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베트남 정부는 한국과의 과거사를 공식적으로 문제 삼지 않았다. 그러나 현지 일각에선 베트남전 당시 한국군의 베트남 양민 학살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현지 일부 언론은 베트남전 때 한국군이 약 9000명의 베트남 민간인을 학살했지만, 한국 정부는 이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한 불쾌감과 우려를 표명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한국 측은 한 베트남이 올해 수교 25주년을 맞은 만큼 이 문제가 반한 감정으로 번지지 않도록 외교적 대응에 나섰다.

한국대사관의 한 관계자는 "문 대통령의 발언은 국가의 부름을 받고 싸우다가 희생된 유공자들을 국가 보훈 차원에서 예우하겠다는 것으로, 양국 관계 훼손 의도는 없다는 점을 베트남 정부에 설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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