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왕년 주택강자'의 귀환…동아·쌍용·동부건설 분양 속속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왕년에 잘 나갔던 주택시장의 강자들이 속속 시장에 복귀하고 있다. 동아건설산업과 쌍용건설, 동부건설이 그 주인공이다. 모두 과거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밟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최근 재도약을 꿈꾸며 아파트 분양·수주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동아, 청주·천안 등서 분양 잇따라 #쌍용·동부, 주택사업 적극 나서 #분양·수주 행보 이어갈 듯 #"땅 확보 어려운 건 변수" #규제 강화 시 움츠러들 가능성도 #

지난해 12월 법정관리를 졸업한 동아건설산업은 6년여 만에 분양을 재개했다. 이달 초 새 아파트 브랜드 '라이크 텐'을 출시한 데 이어 충북 청주시 오송읍에서 '오송역 동아 라이크 텐(970가구)' 분양에 뛰어들었다. 다음 달에는 천안시 와촌동에서 1107가구 규모의 주상복합을 선보인다. 장무석 동아건설산업 기획팀장은 "하반기에 1~2개 사업장에서 추가로 분양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1945년 설립된 동아건설산업은 1990년대까지 국내 건설업계의 '골리앗'으로 불렸다. 현재 시공능력평가 순위는 116위(지난해 기준)에 불과하지만, 한때 2위까지 오르며 현대건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동아그룹의 핵심 계열사였지만 외환위기 여파로 파산한 뒤 2008년 프라임개발에 팔렸다.

그러나 재무상황이 다시 나빠져 2014년 8월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지난해 6월 삼라마이다스(SM)그룹에 인수된 뒤 정상화됐다. SM그룹은 우방건설, 티케이케미칼 등 지난 10년 사이 연이은 기업 인수합병(M&A)으로 재계 50위권으로 급성장한 중견기업이다.

지난해 10월 법정관리를 마친 동부건설도 올해 3~4개 아파트를 공급해 기업 정상화의 발판을 다진다는 방침이다. 이달 부산 부산진구 가야동에 '가야 센트레빌' 212가구를 내놓으며 4년 만에 분양사업을 재개했다. 재건축·재개발시장에서도 두각을 드러낸다. 지난 3월 1조4821억원 규모의 부산 감만1구역 재개발사업을 대우건설과 컨소시엄으로 수주했고, 4월 인천 주안7구역 재건축사업을 단독으로 따냈다. 이달 초 경기 의왕시 오전다구역 재개발 사업도 수주했다.

동부건설은 2010년만 해도 시공능력 순위 16위의 동부그룹 계열사였다. 아파트 브랜드 '센트레빌'로 브랜드 인지도도 높았다. 하지만 2012년 이후 주택경기가 침체된 데다, 김포 풍무지구 아파트 분양사업까지 실패하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결국 2015년 1월 법정관리 절차에 들어갔고, 지난해 7월 사모펀드인 키스톤에코프라임에 인수된 뒤 법정관리에서 벗어났다. 현재 시공능력 27위다.

유상철 키스톤에코프라임 대표는 인수 당시 "3년 안에 건설업계 순위 10위권에 진입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남 밀양에서 분양 중인 '밀양 쌍용 예가 더 퍼스트' 견본주택 내부 모습. [사진 쌍용건설]

경남 밀양에서 분양 중인 '밀양 쌍용 예가 더 퍼스트' 견본주택 내부 모습. [사진 쌍용건설]

쌍용건설도 분양 물량을 내놓으며 주택 명가(名家) 재건에 나서고 있다. 2015년 1월 세계적 국부펀드인 두바이투자청에 인수돼 법정관리를 졸업한 이 회사는 경남 밀양시에서 '밀양 쌍용예가 더 퍼스트' 468가구를 분양 중이다. 지난 7일 1순위 청약에서 평균 7.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하반기엔 창원 등에서 분양할 예정이다.

1990년대 중반 6위까지 오른 시공능력 순위가 23위까지 밀린 상태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해외에서 인정받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국내 주택사업에도 힘써 예전의 명성을 되찾겠다"고 말했다.

박합수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모두 오랜 역사를 갖고 있어 브랜드 가치가 높은 편"이라며 "이런 건설사가 분양시장에 귀환한다는 것은 건설업계나 수요자 입장에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당분간 이들 건설사의 약진은 계속될 전망이다. 지방 중심으로 재건축·재개발 사업장을 꾸준히 수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형 건설사와의 수주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데다 아파트를 지을 만한 공공택지도 많지 않아 내년 이후에도 훈풍이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새 정부가 곧 부동산 규제 강화에 나설 예정인 것도 부담이다.

허윤경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정부 규제로 주택 경기가 위축되면 이들 중견 건설사의 수주나 분양 움직임도 움츠러들 수 있다"고 말했다.
황의영 기자 apex@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