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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무분별한 눈운동, 안경 벗으려다 근시 악화·노안 불러요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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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면

시력 회복 운동법 허실

대부분 수정체 초점 조절 훈련 #장기적 효과에 대한 근거 없어 #눈 피로 증가, 망막 박리 주의

한국인은 유난히 근시가 많다. 20~40대 10명 중 6명이 근시다. 소아기 때 한번 떨어진 시력은 회복하기 힘들다. 평생 안경을 끼고 살거나 성인이 된 후 시력교정술을 받는 정도다. 최근 ‘시력 저하를 근본적으로 회복시켜 준다’는

운동법이 화제다. 안구운동이나 눈 체조·마사지 등 다양한 방법이 책과 인터넷을 통해 유통되고 있다. 안경을 벗고 싶은 마음에 무작정

따라 하지만 효과는 미지수다. 오히려 부작용을 낳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다.

시력 회복 운동법이 인기를 끌고 있다. 시력 회복 운동법은 미국·일본 등 일부 학계에서 시작됐다. 안구 훈련을 꾸준히 하면 안경·렌즈·수술 없이 근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근시가 이제 막 시작된 아이를 둔 부모부터 눈의 피로를 호소하는 직장인, 근시·노안에 시달리는 노년층까지 다양한 연령대에서 관심을 갖는다. 이들은 인터넷·서적·방송에서 정보를 얻어 혼자서 따라 하곤 한다. 건양대 의대 김안과병원 사시·소아안과센터 김응수 교수는 “시력 회복 운동법을 문의하는 환자·보호자가 꽤 많다”며 “무작정 따라 하기보다 운동의 효과와 부작용 여부를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근시는 먼 곳은 잘 안 보이고 가까운 곳이 잘 보이는 상태를 말한다. 원래 안구로 들어온 빛은 망막에 정확히 맺혀야 먼 거리와 가까운 거리를 모두 선명하게 볼 수 있다. 근시는 수정체가 두꺼워져 빛의 굴절력이 커진 경우다. 먼 곳을 바라볼 때 물체의 상이 망막의 앞쪽에 맺혀 먼 거리가 잘 보이지 않는다. 근시는 3~4세부터 진행하기 시작해 20세쯤 대부분 멈춘다.

근시 3~4세에 시작, 회복 어려워

시력 회복 운동의 원리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눈 근육 강화(안근설)’와 ‘눈 혈류 개선(혈류설)’이다. 안근은 눈의 6개 근육, 즉 4개의 직근과 2개의 사근을 말한다. 안근이 수정체의 두께를 조절하고 초점을 맞추는 데 쓰인다는 것이다. 시력 저하 원인도 안근이 긴장할 때 발생하는 근육의 불균형에 있다고 본다. 직근과 사근이 균형을 이루는 데 도움이 되는 초점 조절력 회복 훈련을 하면 눈이 정상 기능을 되찾는다는 이론이다.

 혈류설은 혈류가 원활하지 않으면 눈에 산소와 영양이 제대로 전달되지 못해 시력이 떨어진다는 원리를 기초로 한다. 눈 주위를 지나는 모세혈관의 구석구석까지 혈액이 잘 전달되려면 안근과 수정체에 붙어 있는 모양체근을 단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눈을 따뜻하게 유지하고, 눈과 목을 동시에 움직이며, 눈 주위를 자극하는 방식으로 시력을 회복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눈운동 효과에 대한 연구는 과거에 많이 이뤄졌다. 1990년대 한국체육학회지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근시인 초등학교 3~4학년생 42명을 대상으로 10주씩 2회 실시한 눈운동의 효과를 분석한 결과 눈운동을 시행한 실험군(17명)의 시력은 좌안과 우안이 각각 0.06, 0.09 향상된 반면 눈운동을 하지 않은 비교군(25명)은 좌·우안 시력이 모두 약간씩 떨어졌다. 김응수 교수는 “이런 운동법은 대부분 초점 조절력을 훈련하는 것인데, 시력이 일시적으로 좋아질 순 있다”며 “하지만 장기적인 효과에 대한 근거는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무분별하게 따라 할 경우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이다. 눈운동을 하기 위해 수정체의 초점 조절력을 과다하게 사용하면 오히려 피로도가 증가한다. 수정체가 초점을 조절하기 위해 두꺼워졌다 얇아졌다를 반복해 근시 악화 속도가 빨라진다.

 노인이라면 더욱 주의해야 한다. 눈을 많이 쓰면 수정체와 망막 사이에 있는 유리체의 움직임도 많아져 노화현상을 가속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대안암병원 안과 안재문 교수는 “노인 중에 시력 회복 운동을 무턱대고 따라 하는 사람이 있다”며 “그러면 망막 박리 같은 질환을 유발할 수 있어 웬만하면 말리는 편”이라고 말했다.

햇빛 많이 쬐면 근시 진행 늦춰져

또 다른 문제는 대부분의 운동법이 안경을 벗고 생활할 것을 권한다는 점이다. 근시용 안경은 눈으로 들어온 빛의 굴절 오차를 교정한다. 빛이 망막의 올바른 위치에 맺히도록 도와준다. 그러나 시력 회복 운동을 할 때 안경은 걸림돌로 치부된다. 안경이 눈의 자연회복력, 즉 굴절 오차를 스스로 수정하는 능력을 차단한다는 게 그 이유다. 안재문 교수는 “미취학 아동은 경도 난시가 있어도 눈의 기능이 발달하면서 정상이 될 수 있어 무리하게 안경을 권하지 않는다”며 “그러나 이 시기가 지나면 근시가 저절로 없어지긴 힘들다”고 잘라 말했다. 오히려 안경을 쓰지 않을 경우 생활하기 불편한 데다 사고가 날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안과 의사들은 근시 진행을 늦추려면 어렸을 때부터 야외활동을 많이 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조언한다. 적당한 일조량은 비타민D의 합성을 돕고 체내 도파민 물질을 많이 생성시켜 근시 진행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오랫동안 책이나 모니터를 눈에 가까이하면 근시가 잘 생긴다. 근거리 작업은 피하는 게 상책이다. 특히 조명이 어두운 곳에서 작업하면 수정체 조절이 과다하게 일어나 근시가 빨리 진행된다. 실내 조명은 항상 밝게 유지하는 게 좋다.

눈 건강관리를 위한 생활수칙

● 만 4세 이전에 시력 검사

● 실내 온도 18도, 습도 60% 유지

● 책은 35~40㎝, TV는 2.5m 이상 떨어져 보기

● 작업·독서 시 실내 조명 밝게 유지

● 스포츠 등 야외활동 시간은 충분히

 자료: 질병관리본부

헬스 신간

『담배보다 좋은 서른 가지』기인하·윤이화 지음, 국립암센터, 154쪽, 1만1000원
금연 가이드북 『담배보다 좋은 서른 가지』가 발간됐다. 흡연은 암 발생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흡연자는 금연하고 싶어도 담배의 유혹을 이겨내기 쉽지 않다. 금연 전문가인 저자들은 국립암센터의 금연사업 운영 경험을 토대로 금연에 성공하는 노하우를 전수한다. 금연 준비 단계부터 금연 보조제 활용법, 금단 증상 및 스트레스 대처법 등 일상생활에서 활용하기 쉬운 금연 비결을 알려준다.

『우리들의 생명은 누가 관장할까?』박정수 지음, 지누, 327쪽, 1만5000원

갑상샘암 치료법을 소개한 『우리들의 생명은 누가 관장할까?』가 출간됐다. 갑상샘암 분야 국내 최고 권위자인 연세대 의대 박정수 교수의 저서로 30여 년간 진료실에서 만난 환자 이야기와 치료 현장을 생생히 담아냈다. 저자는 갑상샘암에 대한 잘못된 정보를 바로잡고 어려운 의학 정보를 알기 쉽게 전달한다. ‘환자가 행복해야 의사도 행복해진다’는 신념을 지닌 저자가 환자와 어떻게 소통하는지도 엿볼 수 있다.

김선영 기자 kim.suny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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