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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한달]①송기인 신부 "인사대상에 왜 그 사람밖에 없었을까…"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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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가 출범한지 9일로 한 달이 됐다. 중앙일보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나 문 대통령 모두 멘토로 여기는 송기인 신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청와대에서 문 대통령과 함께 근무했던 인사들에게 문재인 정부의 한 달에 대해 들어봤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노 전 대통령 서거 8주기 추도식에 참석해 “현직 대통령으로는 이날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참석하는 추도식”이라며 “반드시 성공한 대통령이 돼 다시 찾아뵙겠다”고 말했다.

盧ㆍ文의 ‘정신적 지주’ 송기인 "인수위 없는 정부 아쉬워" #"국민들은 '왜 저 사람밖에 없었을까'라고 생각한다" #"문 대통령은 노 전 대통령에 비해 '경청'하는 리더십"

 ①盧ㆍ文의 ‘정신적 지주’ 송기인 신부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의 ‘정신적 지주’로 불리는 송기인(79) 신부는 ‘문 대통령의 한 달을 평가해달라’는 말에 “인수위가 없이 시작해 아쉬운 점이 있다”고 답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의 '정신적 지주'로 불리는 송기인 신부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의 '정신적 지주'로 불리는 송기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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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아쉬운 부분으로는 ‘인사’를 꼽았다.

송 신부는 2005년 사목(司牧) 일선에서 물러난 뒤 경남 밀양시 삼랑진읍 용전마을에 살고 있다. 그는 부산 민주항쟁기념사업회장, 노무현정부시절 진실과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장 등을 지냈다. 지금도 문 대통령은 물론 부산에 거주하고 있는 그의 모친인 강한옥(90) 여사와도 가깝게 지내고 있다.

다음은 송 신부와의 일문일답.

문재인 대통령이 초기 인사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번 정부에는 인수위원회가 없었다. 준비 기간 없이 짧은 기간에 인사가 이뤄져야만 했는데…. 아직 청와대 주요 부서의 멤버도 완성되지 않아 걱정이다.
인사 과정에 어떤 점이 문제였다고 생각하나.
당초 대통령이 했던 공약이 잘 지켜지도록 할 수 있는 사람을 고르는 것은 중요하다. 그런데 인선 과정에서 미흡한 점이 발견됐다. 청문회를 지켜보면서 ‘국민들 중에서 저 사람밖에 찾을 수 없었나…’라는 아쉬움이 남더라.
인선을 종합적으로 펴가하면 어떤가.
이낙연 국무총리는 괜찮았다고 본다. 조국 민정수석도 잘 골랐다고 생각한다. ‘조국’이라는 이름처럼 그의 행동은 지금까지 그랬고, 앞으로도 그가 말한 이론처럼 할 거라고 믿기 때문이다. 지행합일(知行合一)을 실현할 사람으로 문 대통령이 잘 골랐다고 본다.
2007년 12월 6일 송기인 신부, 노무현 전 대통령, 대통령 비서실장이던 문 대통령(왼쪽부터)이 청와대에서 열린 과거사위원회 위원 간담회장으로 가고 있다. [중앙포토]

2007년 12월 6일 송기인 신부, 노무현 전 대통령, 대통령 비서실장이던 문 대통령(왼쪽부터)이 청와대에서 열린 과거사위원회 위원 간담회장으로 가고 있다. [중앙포토]

가장 아쉬웠던 인선은 누군인가.
강경화 외교장관 후보자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는 흠결이 있어 아쉽다. 청문회 거치는 게 힘드니까 나 같은 사람이 보기에도 안타까운 면이 있다. 그러나 강 후보자는 유능한 여성이다. 그런 면에서는 상당히 잘 골랐다고 본다. 여성 후보 가운데 이런 인물이 드물다. 흠결이 있지만 인선이 되는 것이 적절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문 대통령이 일자리 확대에 초점을 맞춘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데.
지금까지는 괜찮다고 생각한다. 다만 너무 문 대통령이 인기에, 국민의 관심에만 신경 쓰지 말고 자기 계획대로 해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ㆍ사드) 체계 배치 문제로 논란이 일고 있다.
박근혜 정부에서 적법하게 처리했다면 어려운 대로 해나갈 텐데…. 전 정부 사람들이 저질러 놓은 것을 처리하기가 무척 난감한 일 아니겠나. 만약 전 정부가 절차를 뛰어넘고 일 했다면 반드시 바로 잡아야 한다. 이번에 불거져 나온 잡음도 문 대통령이 일을 바르게 하려고 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일이다.
검찰개혁은 어떤가
검찰총장이 지금 공석이지. 좋은 총장이 들어와서 손발을 맞춰야 한다. 공석이면 실제로 검찰 개혁 진행이 어려울 거다. 검찰 인사를 잘하고 있는지 여부는 잘 모르겠다.
문 대통령이 다양한 소통행보를 하고 있다. 이에 대한 평가는 어떤가.
소통은 잘 한다고 생각한다. 국민의 마음을 쓰다듬어 주는 점이…. 최근에 소방관에 관심을 갖고, 현충일에 국가유공자 어르신의 불편한 거동을 부축하는 모습 등이 국민의 마음을 따뜻하게 했다. 지도자가 보여야 할 진심 어린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지난 2004년 고 안상영 시장 빈소가 마련된 부산 영락공원을 찾은 문재인 민정수석,허성관 행자부장관,송기인 신부(右부터)가 조문하고 있다.송봉근 기자

지난 2004년 고 안상영 시장 빈소가 마련된 부산 영락공원을 찾은 문재인 민정수석,허성관 행자부장관,송기인 신부(右부터)가 조문하고 있다.송봉근 기자

문 대통령의 취임 한 달을 반추해볼 때 아쉬웠던 부분이 더 있는가
지금까지는 없었다. 다만 일정이 과한 것 같다. 평소와 다르게 얼굴이 피곤에 젖어 있더라고….

김포그니 기자 pogn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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