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총에 경고했던 국정위, 이번엔 중기중앙회에 “실망”

중앙일보

입력 2017.06.09 02:39

업데이트 2017.06.09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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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대한상의와 국정기획자문위원회의 정책간담회가 8일 서울 대한상의에서 열렸다. 김연명 국정기획위 사회분과위원장,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한정애 의원(앞줄 왼쪽부터) 이 환담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김상선 기자]

대한상의와 국정기획자문위원회의 정책간담회가 8일 서울 대한상의에서 열렸다. 김연명 국정기획위 사회분과위원장,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한정애 의원(앞줄 왼쪽부터) 이 환담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김상선 기자]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등 문재인 정부가 공약으로 추진하고 있는 노동 친화정책을 두고 경제단체와 잇따른 불협화음을 내고 있다. 경영계가 정부의 정책에 우려를 표명하면 정부가 이를 비판하고, 이에 움찔한 경영계가 수세적으로 말을 바꾸는 식이다.

경제단체와 잇따른 불협화음
중소기업계 “최저임금 1만원 급진적”
국정위 “경총과 같은 생각하는 거냐”
박용만 상의회장, 국정위 간담회서
“큰 그림으론 너무 이르다는 생각”
논란 일자 “정부 정책 우려 아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8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격인 국정기획자문위원회의 사회분과위원회와 간담회를 열었다. 문재인 정부와 경영계가 공개적으로 소통한 첫 자리였다.

이 자리에서 오태규 사회분과자문위원이 “(한국)노총에서 우리 국정자문위에 파견 나온 것을 가지고 노동자 편향이라고 (언론에서) 많이 쓰던데 (대선 당시) 문 후보께서 직접 본인이 가서 (정책) 협약을 맺은 곳이 한국노총뿐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상의에서 협약을 맺었으면 회장님을 국정위 특별보좌관으로 모셨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은 “큰 그림으로 보면 조금 너무 이르다는 생각이 든다”며 “구체적으로 무슨 일이 어떻게 될 건가는 이야기하면서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한 방안을 찾아가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해석하기에 따라서는 지난달 25일 경제단체 모임에서 김영배 한국경영자총협회 부회장이 현 정부의 노동정책을 비판한 것이나 경총이 노동정책을 조목조목 반박한 내부 분석자료와 다르지 않다. 그래서 박 회장의 발언에 대해 “대한상의가 정부의 비정규직 정책에 대해 우려를 밝힌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그러자 대한상의는 곧바로 이를 부정하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대한상의는 해명자료에서 “박 회장이 ‘큰 그림으로 보면 조금 너무 이르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한 것은 새 정부의 노동정책에 대한 우려가 아님을 밝힌다”며 “정부 정책에 대해 경제계의 의견을 말하기엔 이른 시기라는 뜻임을 알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회장과 국정기획자문위 간의 대화 이후 간담회는 비공개로 한 시간 동안 진행됐다.

앞서 국정기획자문위는 이날 중소기업중앙회를 방문한 자리에서도 충돌을 빚었다. 중소기업계는 정부의 일자리 정책에 대해 일제히 우려를 표명했다.

박성택 중기중앙회장은 “중소기업계는 근로시간 단축, 최저임금 1만원 인상 등에 대해 크게 우려하고 있다”며 “중소기업 현장의 목소리를 정확히 파악하고 단계적으로 시행해 중소기업의 부담을 최소화해 달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의 공약에 따라 정부는 현재 시급 6470원인 최저임금을 2020년까지 1만원으로 올리는 것을 검토 중이다. 주당 근로시간도 최장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줄인다는 계획이다. 이런 정책이 현실화하면 대기업에 비해 지불 여력이 안 되는 중소기업의 어려움이 예상된다.

김문식 한국주유소협회장은 작심한 듯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원 인상은 노동시장의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급격한 인상”이라고 발언했다. 그러면서 “노·사·정 사회적 합의를 통한 단계적 인상, 상여금·식대 등 각종 수당과 현물 급여를 포함한 최저임금 산입 범위 확대가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박순황 한국금형협동조합 이사장은 근로시간 단축과 관련, “중소기업의 인력난과 준비기간 등을 고려해 300인 미만에 대해선 4단계로 세분화해 시행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휴일근로 중복 할증을 인정하지 않아야 하며, 근로시간 단축 시 노사 합의로 특별연장근로를 상시 허용해 줘야 한다”고 건의했다.

현 정부 정책에 비판이 쏟아지자 오태규 자문위원은 “중소기업계도 경총과 같은 생각을 하는 게 아니냐.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김연명 사회분과위원장은 “노동단체만 방문해 노동계만 챙긴다는 오해는 하지 말아 달라. 스케줄에 따라 노동단체와 경제단체를 방문했다”고 말했다.

간담회에 참석했던 중소기업 관계자는 “ 화기애애함보다 내내 어색한 분위기가 연출됐다”고 전했다.

최준호·장주영 기자 joo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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