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나는 경춘선, 우리가 운영하면 흑자 낼 자신 있다”

중앙일보

입력 2017.06.09 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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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수서발 고속열차 SRT가 개통한 지 9일로 꼭 6개월이 됐다. 개통 이후 하루 평균 5만 명가량이 SRT를 이용했고, 이달 말이면 누적 승객수가 1000만 명을 돌파할 전망이다.

수서발 고속철 운영 SR 이승호 사장
운영의 묘 살리면 수익 낼 노선 많아
SR 인건비 비중 8%, 코레일은 38%
독자 발매시스템 곧 갖춰 본격 경쟁

애초 SRT를 KTX(코레일 운영)와 별도로 운영한 것은 경쟁 체제 도입을 통해 철도 서비스를 개선하자는 취지였다. 실제로 SRT 개통 이후 철도 서비스가 좋아지고 있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SRT 운영사인 SR의 이승호(58) 사장을 지난 7일 오후 서울 수서역 인근 SR 본사에서 만났다. 지난해 3월 취임 이후 언론과 한 첫 공식 인터뷰다.

이승호 SR 사장은 7일 “고객을 찾아가서 모셔 오는 서비스를 하겠다”고 말했다. [최정동 기자]

이승호 SR 사장은 7일 “고객을 찾아가서 모셔 오는 서비스를 하겠다”고 말했다. [최정동 기자]

6개월간 운영 실적은 어떤가.
“일평균 승객수가 4만9530명으로 수요 예측 당시의 승객수 5만2656명의 94%가량 된다. 또 정시율은 유럽 기준으로 할 때 99.8%이고 사고는 단 한 건도 없었다.”
SRT 개통 이후 철도산업에서 달라진 점은.
“고속열차 이용객들이 더 싼 가격에 더 나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SRT 요금이 KTX보다 10%가량 저렴하다 보니 KTX도 마일리지제 도입 등 다양한 할인제도를 내놓고 있다. 최근 KTX가 좌석에 전원 콘센트를 설치한 것도 우리를 따라 한 것이다.”
경쟁 효과가 이 정도뿐인가.
“아니다. 본격적인 경쟁은 아직 시작도 못 했다. 경쟁을 위해선 가격과 서비스가 차별화된 다양한 열차 상품을 팔아야 한다. 하지만 지금은 KTX 운영사인 코레일과 발매시스템을 함께 쓰고 있어 제약이 많다. 곧 독자적인 발매시스템을 갖춰 본격적인 경쟁에 나설 계획이다.”
앞으로 어떤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인가.
“주말에는 승객이 거의 꽉 차지만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는 빈 좌석이 많다. 이 빈 좌석을 채우기 위해 고객을 찾아가서 모셔 오는 서비스를 할 계획이다. 예를 들어 아파트 부녀회에서 야유회를 간다고 하면 SR에서 고객용 전용버스를 보내 수서역까지 모셔 오는 식이다. 경기도 하남시나 광주시 등 수도권 동남부 지역과 수서역을 오가는 셔틀버스도 운행할 예정이다.”
개통 초기 문제가 됐던 열차 진동은 해소됐나.
“차량의 바퀴를 깎는 작업 등을 통해 진동 문제를 상당 부분 해결했다.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열차의 유지·보수를 담당하는 코레일과 선로 등을 관리하는 한국철도시설공단, 그리고 열차 제작사인 현대로템과 합동으로 정밀하게 원인을 분석하고 대책을 만들고 있다.”
진동 문제는 코레일 측 책임이 큰 것 아닌가.
“유지·보수를 담당하는 코레일 측에 강력하게 하자 보수를 요구했어야 했다. 하지만 3월에 사장에 취임해 살펴보니 코레일에 대해 소극적으로 대응한 측면이 많았다. 지금은 코레일에 요구할 것은 당당히 요구하고 있다. 최근 수서역에 빗물이 샌 것과 관련해서도 공사를 담당한 한국철도시설공단에 적극적으로 개선을 요구할 계획이다.”
다른 노선을 운영할 계획은 없나.
“SRT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광역급행철도 등 신규 노선을 운행할 의사가 있다. 철도 운영회사를 좀 더 다원화할 필요가 있다. 코레일은 KTX 외에 모든 노선이 적자라고 하는데 운영의 묘를 살릴 경우 수익을 낼 수 있는 노선이 적지 않다. 예를 들어 경춘선을 SR에서 운영한다고 하면 흑자를 낼 자신이 있다.”
SR의 장점은 뭔가.
“SR의 경우 매출액 대비 인건비 비중이 8%로 코레일의 38%에 비해 현저히 낮다. 의사 결정 단계도 코레일의 절반 정도로 간소화됐다. 현장 실무자의 의견을 본사 담당자가 바로 경영진에 보고하기 때문에 의사 결정이 빠르다.”
일자리가 화두인데 인력은 더 채용하나.
“승객이 늘다 보니 일도 많아지고 있다. 기장·역무원 등 현업 분야를 중심으로 40여 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정규직을 늘리는 방안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 예를 들어 역무원 등 SR 정직원을 채용할 때, 용역회사 소속인 SRT 승무원의 경력을 우대하는 식이다.”
일부에서는 벌써부터 SR을 코레일에 통합해야 한다는 소리가 나온다.
“통합하는 순간 우리 철도산업은 끝이다. 효율을 버리고 비효율을 택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승호 사장
1958년 울산. 경북고와 한국외국어대를 나와 85년 행정고시(29회)에 합격했다. 대구시청 교통국 기획관으로 근무하다 2007년 건설교통부(현 국토교통부)로 옮겨왔다. 국토부에서 광역교통기획관, 철도정책관, 교통물류실장 등 교통 관련 요직을 두루 거쳤다.

함종선 기자 jsh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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