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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에 의사 고시 합격한 청년의 꿈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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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에 의사 고시 합격한 청년의 꿈

일제강점기, *보통학교를 졸업한
소년 정재원은 의학연구소에서
청소와 잔심부름을 하면서도
틈틈이 어려운 의학공부를 했습니다
*지금의 초등학교

몇 년간의 공부 끝에 19세가 되던 해

그는 의사고시에 응시해 자격에
필요한 14과목을 모두 합격했고
당시 전국 최연소로 의사가 됩니다

"애가 죽으면 전 살 수 없어요
꼭 살려주세요, 선생님”

어느날 한 엄마가 아픈 아기를
안고 찾아와 눈물을 쏟았습니다

무엇을 먹여도 토해내고  설사만 하던
아이는 병원 치료에도 끝내 숨졌습니다
원인조차 알아내지 못했죠

그 후로도 같은 증상의 아기 환자들이
사망하는 악순환이 반복됐습니다

알 수 없는 질병 때문에
속절없이 눈을 감는 아이들 앞에
무기력했던 자신이 원망스러웠던 세월

마흔이 된 그는 가족들을 뒤로 하고
영국 유학을 떠납니다

4년간의 유학생활 동안
연구에 매진했지만
영국에서도 이 병은
해결되지 않은 숙제였죠

그렇게 다시 미국에서 유학생활을 했고
마침내 미국 소아과 교재에서 그 병의
정체에 대한 단서를 얻습니다

‘유당불내증’
우유ㆍ모유를 소화 못하지 못해
대장에서 유독물질이 되는 병

지금은 큰 병이 아니지만
당시엔 무수한 아이들을 죽였던
무서운 병이었습니다

그는 이 병을 어떻게 고칠 수 있을지
깊은 고민을 했고 어릴 적 어머니가
만들어준 콩국을 생각합니다

콩은 우유만큼이나 영양소가
풍부하지만 ‘유당불내증’의
원인이 되는 ‘유당’은 없다는 데서
착안을 했죠

실험에 매진한 지 2년 만에
유당 없는 순수 두유
‘베지밀’을 만드는 데 성공했고,

이를 시름시름 죽어가는
아이에게 먹였더니 아이는
기적적으로 살아나게 됩니다

“제발 우리 아이를 고쳐주세요”
이후 그의 병원은 전국에서 소식을 듣고
몰려드는 엄마와 아이들로 가득 차게 됩니다

베지밀의 양은 정해져 있는데
찾는 사람은 많았고  환자들 간에
다툼마저 생기자 고민 끝에
그는 대량생산을 위한 공장을
만듭니다

그렇게 ‘베지밀’은 누구나 쉽게
맛볼 수 있는 음료가 됐죠

"돈보다는 건강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맛보다는 영양을 우선한 기업으로
기억될 수 있도록 노력하자"
- 정재원 회장

가짜식품과 불량식품이
판을 치는 요즘

100세가 되도록 변치 않은
그의 신념이 간절해집니다

기획: 이정봉 기자 mole@joongang.co.kr
제작: 조성진 인턴 cho.seo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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