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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검찰청 특검 7부 차장검사’라고 여성 속인 20대 백수 구속

중앙일보

입력

[사진 부산 남부경찰서]

[사진 부산 남부경찰서]

대검찰청 차장검사를 사칭해 여성들을 속인 20대 백수가 경찰에 붙잡혔다.

 8일 부산 남부경찰서에 따르면 취업 준비생이던 여성 A(25)씨는 연락처만 알고 지내던 B(28)씨와 최근 연애를 시작했다. B씨는 A씨에게 갑자기 연락해 “수년 전부터 준비하던 검사가 됐다”며 만남을 제안했고 두 사람은 곧 연인이 됐다. B씨가 보여준 신분증에는 ‘대검찰청 특검 7부 차장검사’라는 문구가 적혔다.

 B씨가 보여준 카카오톡 메신저에는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재용이형’으로, 검찰총장은 ‘우리총장님’으로 표기됐다. 또 “응 특검부 조사야. 못 도와주니??” “그래 부담줘서 미안하다” “삼성 그룹 말이 아니다. 삼성만 지킬 수 있게 도와줘” 등 조작된 이 부회장과 나눈 대화 내용도 나왔다. 이어 가짜 검찰총장과는 “김 검사, 지방에서 일한다고 고생이 많구만” “대검찰청 소속임을 잊지 말게. 지방검찰청과 대검찰청 수준 차이 그 차이를 보여주게나^^ 그럼 쉬게”라는 대화를 나눴다.

 A씨 부모가 B씨를 경찰에 신고하면서 사기 행각이 드러났다. 경찰 조사결과 B씨는 검사를 사칭해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5월까지 A씨 등 여성 12명에게 접근해 결혼을 미끼로 교제했다.  B씨는 한 피해 여성의 후배가 형사사건에 연루된 것을 알고 아는 변호사를 소개시켜 주겠다며 80만원을 챙기기도 했다.

 카카오톡 대화는 B씨가 두 개의 휴대전화를 사용하며 본인이 상대 역할을 하며 지어낸 내용이었다. 대검찰청에 특검7부는 존재하지도 않는 부서다. 교제 중에 임신한 A씨가 자신의 신분을 의심하자 주민등록증을 잃어버렸다는 핑계를 대고 관할 구청장 명의의 발급신청 확인서를 위조해 보여주기도 했다. 경찰은 공문서위조 등의 혐의로 B씨를 구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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