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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 롱필터 기술로 노후 화력발전소, 영세 공장 먼지 다 잡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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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포스코의 포항·광양제철소에는 1700여 대의 백필터 집진기가 24시간 가동된다. ‘제철소는 미세먼지 발생원’이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 1989년부터 일찌감치 대기환경 관리에 주력하고 있다. 그 역할은 외주 파트너인 에어릭스가 맡았다. 포스코의 두 공장에 200명씩 직원을 파견해 ‘공장 안팎으로 맑은 공기’ 지키기에 주력한다.
경북 포항 에어릭스 본사에서 만난 김군호 대표는 “환경설비 시장의 무게중심이 설비 판매 위주에서 유지·보수 쪽으로 바뀌고 있다”며 “노후한 발전소나 제철소에서 발생하는 초미세먼지도 집진장치를 효율적으로 운영하면 대폭 줄일 수 있다”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삼성전자 글로벌마케팅실(GMO) 브랜드전략그룹장 출신이다. 그는 2013년 취임 후 산업용 집진기에 사물인터넷(IoT)과 빅데이터 분석 기술을 접목하고 있다.
집진기는 일반적으로 여과포를 사용해 불순물을 분리시키는 ‘백필터(bag filter)집진기’와 정전력을 통해 분진을 분리시키는 ‘전기집진기' 두 종류가 있는데 현재 에어릭스는 국내 백필터 집진기 분야에서 점유율 1위다. 1976년 설립된 에어릭스의 기술력은 백필터 집진기에 있다. 수천 개의 부직포 필터에 걸러진 먼지를 따로 제거해 깨끗한 공기만 외부로 내보내는 방식이다. 집진 효율이 높고 안정적인 연속운전이 가능하다. 현대엔지니어링·포스코건설·SK건설·삼성엔지니어링 등 건설사와 한전·포스코에너지·GS E&R 등 발전회사가 주 고객이다. 중국·브라질·콜롬비아에 이어 2015년에는 칠레의 레드드래건 석탄 화력발전소에 납품했다.
김 대표는 “국내에선 제철소, 시멘트 공장 등은 백필터로 교체했는데 화력발전소만 더디다”며 “석탄 화력발전소에 대한 환경규제가 강화되고 있어 발전소 집진기 시장도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정부는 미세먼지 저감 대책에 따라 30년 이상 된 석탄 화력발전소 8곳에 대해 6월 한 달 동안 가동을 중단키로 했다.
김 대표는 중소기업이 밀집한 산업단지의 초미세먼지 심각성을 지적했다. 지난해 환경부와 공동으로 경기도 시화·반월공단 6개 업체, 37개의 환경설비를 조사한 결과 중소기업들의 미세먼지 배출이 전혀 관리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환경시설 투자가 부담스러운 기업들이 설비가 있다고는 하지만 운영하지 않고, 고장이 나도 방치한 상태였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베트남 등 환경설비 투자가 늘고 있는 신흥국엔 대형 설비를 수출하는 데 주력한다. 김 대표는 “장비는 다소 저렴하게 공급하더라도 설계부터 유지·관리·보수를 한꺼번에 맡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포항=조득진 기자 chodj2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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