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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랬다 저랬다…트럼프 ‘카타르 단교’ 중재 나섰다

중앙일보

입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동 국가들의 카타르 단교 사태 해결을 위해 중재하겠다고 나섰다.

카타르 수도 도하 시민들이 5일(현지시간) 주변 국가의 단교 조치 발표 후 시내의 한 수퍼마켓에서 생필품을 대량으로 구매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카타르 수도 도하 시민들이 5일(현지시간) 주변 국가의 단교 조치 발표 후 시내의 한 수퍼마켓에서 생필품을 대량으로 구매하고 있다. [AP=연합뉴스]

CNN 등 미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셰이크 타밈 카타르 군주와 전화 통화를 하고 “중동 지역의 긴장을 해소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지원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방송은 또 “트럼프의 이러한 전화 통화는 전날 내보낸 트윗과는 대조적인 내용”이라며 “이 상황을 진정시키기 위한 뒤늦은 노력”이라고 전했다.

트럼프는 앞서 5일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국가들이 카타르가 테러 조직을 지원한다는 이유로 단교를 선언하자,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내 중동 방문의 성과”라고 자화자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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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자신이 중동을 방문했을 때 “급진 이데올로기에 자금을 지원할 수 없다”고 말한 것이 중동 국가들이 카타르와 단교하는 계기가 됐다는 뜻이다. 카타르는 테러 조직을 지원한다는 비난을 받고 있을 뿐만 아니라, 사우디아라비아 등과 마찬가지로 수니파 국가임에도 시아파 이란, 아랍권의 ‘주적’인 이스라엘 등과 우호 관계를 맺고 있어 주변 국가들과 갈등을 빚은 지 오래됐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가 사우디아라비아 등의 손을 들어주는 모양새가 되자 큰 논란이 됐다. 중동 갈등을 해결하기는 커녕 긴장을 부채질한다는 비판이 일었다. 그러나 불과 하루 만에, 카타르 국왕과 통화해 “갈등을 중재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카타르와의 군사적 협력 등 여러 문제 때문에 태도를 바꿨다는 해석이 나온다. 카타르 도하 인근에는 미군 1만 명이 주둔해 있는 공군기지가 있다.

트럼프는 카타르 군주와의 통화에서 “중동 지역 내 모든 국가가 협력해 테러 조직에 대한 자금 지원을 중단하고, 극단주의 이데올로기 확산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며 “그러려면 걸프협력회의의 단합, 미국과의 강력한 파트너십이 매우 중요하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날 아랍에미리트(UAE)의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아부다비 왕세자와도 통화를 하고 걸프협력회의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걸프협력회의는 사우디아라비아ㆍ쿠웨이트ㆍ아랍에미리트ㆍ카타르ㆍ오만ㆍ바레인 등 걸프만 연안 6개국으로 구성된 기구로, 경제와 국방 면에서 협력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임주리 기자 ohma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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