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년 6월항쟁 당시 경찰의 최루탄에 맞아 숨진 이한열 열사를 표현한 대형 걸개그림 '한열이를 살려내라'의 최병수 작가가 이 열사의 30주기를 맞아 연세대 이한열 동산에 동상을 세웠다. 걸개그림 작품을 본뜬 동상으로, 이 열사의 몸 곳곳에 별 모양을 넣어 희망의 메시지를 담았다. 동상 아랫부분엔 "한열이를 살려내라!"라는 문구가 담겨있다.
최병수 작가 "이한열 망각하는 순간 잘못된 역사 언제든 되풀이"
최 작가는 30년만에 새로 만들어진 이 작품에 대해 "우리는 모두 이한열 열사에게 피로 빚을 졌다"며 "이 작품의 외침(한열이를 살려내라!)은 이한열로 상징되는 불행한 역사를 잊지 말자는 다짐"이라고 설명했다. 최 작가는 "역사를 잊은 나라에 미래는 없다"며 "우리가 이한열을 망각하는 순간 잘못된 역사는 언제든지 되풀이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30년전 최 작가는 당시 이 열사의 사진을 판화로 만들어 유족과 학생들의 가슴에 부착하면 좋겠다는 생각에 판화를 찍었다. 당시 가로 7.5m, 세로 10m 크기의 대형 걸개그림도 판화로 제작했는데, 이는 현재 국립현대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다.
한편 최 작가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 배은심 여사에게 마음의 빚을 지고 살았다"고 토로했다. "아들이 저렇게 슬픈 모습으로 세상을 떠났으니 어머니께서 이 그림을 볼 때마다 얼마나 가슴이 아플까 생각했다"는 것이다. 판화를 그린 이후 8년이 지나서야 최 작가는 배 열사에게 인사를 건넸고, 배 여사는 "고생하셨네"라는 말은 남겼다고 밝혔다.
박상욱 기자 park.lepremier@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