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서소문 사진관] 직박구리의 과감한(?) 목욕...도시의 먼지를 털어내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현충일인 6일 서울 인사동 쌈지길을 찾았다. 쌈지길 건물 지하로 연결되는 계단 옆에는 계곡처럼 물이 흘러내리는 작은 조경 시설이 있다. 물이 작은 단지에 고였다가 흘러내리는 구조다.

- 음 물이 맑군. 그럼 몸을 담가 볼까? -

- 음 물이 맑군. 그럼 몸을 담가 볼까? -

- 어푸 어푸 역시 머리부터 물에 담가야 목욕하는 맛이 나지. -

- 어푸 어푸 역시 머리부터 물에 담가야 목욕하는 맛이 나지. -

- 몸을 흔들어 주세요. 때가 빠질려면. -

- 몸을 흔들어 주세요. 때가 빠질려면. -

- 어휴 물이 차서 오래 못 있겠네. -

- 어휴 물이 차서 오래 못 있겠네. -

작은 새 한 마리가 이 물단지 앞에 날아왔다. 이 새의 이름은 직박구리다. 사람들이 많이 지나다니는 길목이지만 해를 끼치지 않는다는 것을 아는지 사람을 피하지 않았다. 잠시 머무는가 싶더니 갑자기 물 단지에 몸을 담갔다. 머리까지 물에 담근 뒤 온몸을 흔들며 목욕을 했다. 도시 생활에 완전히 적응한 모양이다.

- 다시 담가 볼 까? -

- 다시 담가 볼 까? -

- 이번에는 머리보다 몸통을 더 닦아야지. -

- 이번에는 머리보다 몸통을 더 닦아야지. -

- 물에 들어오면 물장구 치는 게 재미있단 말야. -

- 물에 들어오면 물장구 치는 게 재미있단 말야. -

- 역시 물장구 치는 것은 언제나 재미있어. -

- 역시 물장구 치는 것은 언제나 재미있어. -

이날 날씨는 흐린 편이어서 그다지 더운 날씨는 아니었다. 그런데도 온몸을 담그며 목욕을 했다. 더위 때문이기보다는 몸에 묻은 무엇인가를 떼어내는 몸짓이다. 도시의 먼지가 붙은 것일까! 신기한 광경에 사람들이 모여들어 사진을 찍었다. 직박구리는 사람들의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여유있게 몸을 추스르고 작은 목욕탕을 떠났다.
 사진·글 신인섭 기자

- 아 개운하다. 이제 집으로 가자. -

- 아 개운하다. 이제 집으로 가자. -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