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충일인 6일 서울 인사동 쌈지길을 찾았다. 쌈지길 건물 지하로 연결되는 계단 옆에는 계곡처럼 물이 흘러내리는 작은 조경 시설이 있다. 물이 작은 단지에 고였다가 흘러내리는 구조다.
작은 새 한 마리가 이 물단지 앞에 날아왔다. 이 새의 이름은 직박구리다. 사람들이 많이 지나다니는 길목이지만 해를 끼치지 않는다는 것을 아는지 사람을 피하지 않았다. 잠시 머무는가 싶더니 갑자기 물 단지에 몸을 담갔다. 머리까지 물에 담근 뒤 온몸을 흔들며 목욕을 했다. 도시 생활에 완전히 적응한 모양이다.
이날 날씨는 흐린 편이어서 그다지 더운 날씨는 아니었다. 그런데도 온몸을 담그며 목욕을 했다. 더위 때문이기보다는 몸에 묻은 무엇인가를 떼어내는 몸짓이다. 도시의 먼지가 붙은 것일까! 신기한 광경에 사람들이 모여들어 사진을 찍었다. 직박구리는 사람들의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여유있게 몸을 추스르고 작은 목욕탕을 떠났다.
사진·글 신인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