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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제만 많고 해법은 없어"답답해 하는 집권여당 민주당

중앙일보

입력

김이수ㆍ김동연ㆍ강경화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하루 앞둔 6일 여권에서 “가장 힘이 세다는 집권 초인데 야당 눈치 보기 바쁘다”란 자조 섞인 말이 흘러나왔다.
집권여당이 무력감을 내비치는 건 일자리 추경과 정부조직개편안 처리, 인사청문회 등 6월 국회의 굵직한 현안들이 여소야대 정국에 묶여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중 5일 국무회의 의결을 거친 11조2000억원 규모의 일자리 추경의 국회 통과가 가장 시급한 과제다. 정치권에선 '문재인 정부 초기 국정의 순항 여부를 가를 분수령'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당장 문 대통령 본인이 “1원의 예산도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게 할 것”이라며 연일 ’일자리 올인‘의지를 다지고 있다. 또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은 ”일자리 추경은 취약계층을 상대로 하는 예산이다. 무엇보다 타이밍이 중요하다”며 국회를 압박했다.
하지만 야당은 “추경 편성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자유한국당) “공무원 일자리 늘리는 추경은 안 된다”(국민의당)는 이유로 부정적인 자세를 풀지 않고 있다. 추경을 6월 임시국회 내에 처리해야 하는 여당으로선 ‘야당 달래기’ 카드가 절실한 시점이다.

“단 한 명의 낙오자 없이 모든 후보자를 모두 살리기엔 인사청문회의 파고가 너무 높다”는 이야기도 여당 내부에서 나온다. 국민의당이 협조적 태도를 내비치며 일단락되는 듯했던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의 청문보고서 채택은 9일로 연기됐다. 각종 의혹의 타깃이 된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 야당은 7일 청문회를 앞두고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또 7~8일 이틀간 청문회가 열리는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는 샌드위치 신세다.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은 통진당 해산을 유일하게 반대한 ‘이념’을, 국민의당은 5ㆍ18 민주화운동 관련자에게 사형 판결을 내렸던 ‘이력’을 각각 문제 삼고 있다.
여기에 김기정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의 사퇴와 논란을 증폭시킨 ‘보고 누락’ 파문 등 외교안보라인의 혼선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김형준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는 “야권의 협치가 절실한 여소야대 국면에서 ‘개혁 드라이브’로만 밀고 가기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당 내에선 현실적인 해법으로 “야당이 문제삼는 장관 후보자 한 두명을 낙마시키고 다른 문제를 풀자”는 ‘패키지 딜’주장까지 나온다. 하지만 청와대와 당 지도부는 고개를 내젓고 있다. 무엇보다 청와대 내부가 부정적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전혀 성격이 다른 개별 사안을 하나로 묶어 일괄 처리하자는 게 바로 구태 정치”라고 했다. 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도 본지와의 통화에서 “7일 세 후보자 청문회를 보고 판단해도 늦지 않다. 예단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최민우ㆍ추인영 기자
 minw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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