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단교' 불똥으로 발 묶인 슈틸리케호 '앗 뜨거'

중앙일보

입력 2017.06.06 15:45

지난해 11월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 한국-카타르 경기 모습. [중앙포토]

지난해 11월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 한국-카타르 경기 모습. [중앙포토]

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UAE)·이집트 등 7개국이 카타르와 외교 관계를 끊은 이른바 '카타르 단교' 사태의 불똥이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을 준비 중인 한국 축구대표팀에 옮겨붙었다.
울리 슈틸리케(63·독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4일 카타르 도하에서 홈팀 카타르를 상대로 월드컵 최종예선 A조 8차전을 치른다. 대표팀은 현지 적응을 위해 지난 3일부터 UAE 두바이 인근 라스 알 카이마르에서 전지훈련을 해왔다. 대표팀은 8일 이라크와 평가전을 치르고 이날 저녁 카타르로 건너갈 예정이었다.
최종예선에서는 각 조 1·2위 팀에게 본선에 직행하는데, A조 2위 한국(승점 13, 4승1무2패)은 3위 우즈베키스탄(승점 12)에 바짝 쫓기고 있어 14일 카타르전은 대단히 중요하다. 그래서 준비시간을 넉넉하게 잡고, 카타르와 환경이 비슷한 UAE에서 전지훈련을 한 뒤 카타르로 이동할 계획이었다. 두바이에서 카타르 도하는 비행시간도 1시간 10분에 불과하다.

14일 카타르와 월드컵 최종예선 원정 앞둔 슈틸리케호
UAE 전지 훈련 도중 UAE 두바이~카타르 도하 길 막혀
우회 항공편 모색 "1시간 거리가 대여섯 시간으로..."

슈틸리케 축구대표팀 감독. [사진 대한축구협회]

슈틸리케 축구대표팀 감독. [사진 대한축구협회]

이 모든 계획에 차질이 빚어졌다. UAE와 카타르의 단교로 인해 UAE에서 카타르로 향하는 모든 길이 막힌 것이다. 대표팀이 이용할 예정이던 두바이~도하 간 직항로도 폐쇄됐다. 조준헌 대한축구협회 미디어팀장은 "상황이 유동적이다. 일단 카타르로 가는 날이 10일이라서 며칠간 좀 더 상황을 지켜보겠다"면서도 "만약을 위해 인접 국가를 경유해 카타르에 들어가는 방법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 그럴 경우 카타르와 단교하지 않은 오만이나 쿠웨이트 등을 경유하는 방법이 유력하다. 조 팀장은 "1시간이면 갈 수 있는 거리인데, 짐 찾고 다시 부치고 갈아타는 등 대여섯 시간으로 길어지는 번거로움이 생겼다"고 말했다. 중동원정을 여유 있게 준비하려던 대표팀에겐 돌발변수가 된 셈이다.

지난해 1월 아시아 23세 이하(U-23) 챔피언십이 열린 카타르 도하의 자심 빈 하마드 스타디움. 이 곳에서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한국-카타르 경기가 열린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지난해 1월 아시아 23세 이하(U-23) 챔피언십이 열린 카타르 도하의 자심 빈 하마드 스타디움. 이 곳에서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한국-카타르 경기가 열린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이번 '카타르 단교' 사태는 국제축구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카타르는 단교 상대국 중 UAE·사우디아라비아·바레인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등을 통해 교류해왔다. 현재 진행 중인 8강에는 카타르 프로팀이 한 팀도 없지만, 단교 상황이 길어질 경우 그 여파가 커질 수 밖에 없다. 당장 연말에는 중동 8개국이 참가하는 걸프컵 대회가 카타르에서 열린다. 참가국에는 사우디아라비아·UAE·바레인도 포함돼 있어 단교 문제로 정상 개최 여부까지 불투명해졌다.
국제축구연맹(FIFA)도 촉각을 곤두 세우고 이번 단교 사태를 주시하고 있다. 카타르가 2022년 월드컵 개최국이다 보니 이번 사태가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FIFA는 물론 전 세계 축구계가 우려 섞인 시선으로 보고 있다. FIFA는 일단 "월드컵 준비와 관련해 카타르 측과 정기적으로 접촉하고 있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당분간 추가 의견은 없다"며 말을 아꼈다. 그러나 월드컵 경기장과 주요 인프라 건설에 필요한 자재 수입에 있어 주변국들의 도움을 받아왔던 카타르로선 당장 난관에 부딪힐 수 밖에 없다. 영국 가디언은 "(월드컵 준비에 필요한) 물자 공급 루트였던 항구 및 공해상의 항로 폐쇄는 카타르에게 커다란 장애물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Innovation Lab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