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 증언 앞두고 폭풍전야

중앙일보

입력 2017.06.06 15:16

제임스 코미 전 FBI 국장. [AP=연합뉴스]

제임스 코미 전 FBI 국장. [AP=연합뉴스]

트럼프는 결국 '정면승부'를 택했다.

트럼프, 코미의 증언 막는 행정특권 사용않기로
"수사 방해하려했다" 폭탄선언 나오면 탄핵 가능성도

새라 허커비 샌더스 미국 백악관 수석부대변인은 5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8일) 상원 정보위원회가 추진하는 신속하고 철저한 사실관계 조사를 돕기 위해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의 증언과 관련된 행정특권(executive privilege)을 행사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행정특권이란 대통령이 기밀유지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사안에 대해 전·현직 공직자들의 공표와 증언을 막을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정치권에선 트럼프가 러시아 스캔들 수사와 관련해 수사중단 외압 등 자신에게 불리한 증언을 할 것으로 예상되는 코미의 의회 출석을 봉쇄할 것이란 관측이 있었다. 자칫하다간 탄핵으로 몰릴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하지만 트럼프는 정공법을 택할 수 밖에 없었다. 행정특권을 사용할 때의 여론의 역풍이 두렵고, 트럼프 본인이 코미 전 국장과의 대화 내용 일부를 공개한 마당에 코미의 공개 증언을 막는 것 자체가 자기모순이란 지적 때문이라고 CNN이 5일 보도했다.

대신 트럼프는 6일 백악관으로 공화당의 상, 하원 중진의원들을 불러 코미의 의회 증언 이후에 대비한 대책을 논의하기로 했다.

미 언론은 코미의 폭탄선언이 나올 지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뉴욕타임스 등은 "코미 전 국장이 지난 2월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단둘이 만난 자리에서 러시아의 미 대선개입 및 내통 의혹 등 이른바 '러시아 스캔들'에 관한 FBI의 수사중단을 요구받았다"며 "코미는 이를 거절한 뒤 트럼프와의 대화 내용을 '메모'에 적어놓았다"고 보도했다. 이게 사실로 드러나면 대통령 탄핵의 결정적 근거(사법방해)에 해당한다.

마이클 젤딘 전 연방검사는 CNN에 출연, "코미가 '트럼프가 내 수사를 방해하려 했다고 결론내렸다'고 증언하면 이야기는 끝난다. 이는 역사적인 순간"이라며 "하지만 '난 그렇게 느꼈지만 (사실은) 아닐 수도 있다'는 식으로 애매하게 말하면 사태는 장기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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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포스트, CNN 등 트럼프에 비판적인 미 언론들은 "코미가 입을 열 것"이란 기대섞인 분석을 내놓고 있다. 트럼프가 자신에 대해 "관심병 환자"라고 비꼬는 등 인간적 수모를 준 만큼 가만히 넘어가지는 않을 것이란 것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워싱턴 정가에선 "코미는 결국 여러 정치적, 법적 부분을 고려해 발언을 자제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트럼프 대통령의 '러시아 스캔들' 의혹을 수사할 특검에 임명된 로버트 뮬러 전 FBI 국장. [A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의 '러시아 스캔들' 의혹을 수사할 특검에 임명된 로버트 뮬러 전 FBI 국장. [AP=연합뉴스]

특히 코미로선 의회 증언 이후 로버트 뮬러 특검팀의 조사에 다시 응해야 하기 때문에 초반부터 발언 수위를 높이지는 않을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한편 코미 전 국장의 청문회에 하루 앞서 출석하는 로드 로젠스타인 법무부 부장관의 증언도 주목된다. 로젠스타인 부장관은 코미 해임 직후 러시아 스캔들을 수사할 특별검사를 임명한 인물이다. 그가 의회에서 특검 임명 이유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트럼프에게 타격이 될 수 있는 발언을 할 가능성도 있다.

워싱턴=김현기 특파원 luc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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